틸리쿰(Tilikum)을 추모하며

<문학회 시> 틸리쿰(Tilikum)을 추모하며

그에게는 꿈이 있었지
푸르고 깊은 세상을 부유하며
낮에는 빛나는 태양을 향해 포효로써 감사를 하고
밤이면 고요한 달빛을 따라 함께 흐르고 싶은

어느날 햇빛을 받아서 비단처럼 반짝이는 물길을 따라
유유히 헤엄치던 그는 포획되었지
아이슬랜드 어디쯤에서
그때 그는 겨우 두살이었지 아마…

일 년 후에
생존을 위한 기본권이
사람과 동물에게 평등하게 부여되는 듯한 나라
캐나다의 서해안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에 팔렸지

태양이 물위에서 춤추는 동안은
그에게 많은 갈채와 사랑을 주었지만
달빛의 온화한 푸르름은 안식이 못되었지
밤이면 작은 탱크에 홀로 남아서 모두에게 잊혀졌으니.

1992 년 그는 드디어 올랜도에 있다는 ‘시월드’로 옮겨졌지.
열 한 살의 오르카 틸리쿰은
푸르고 깊은 나라로 되돌아가는 줄…
잠시 기쁨으로 몸짓도 매우 힘찼었지.

그랬을까?
그는 다시 숨겨진 뒤편 그늘 아래
좁은 콘트리트 탱크안에 살면서
평생동안 주인에게 돈과 정자를 기부해야 했지

그래도 자신의 꿈을 고통으로써 지키며
엄마를 그리워하고
차거운 북극해를 그리워 했지만
그의 꿈은 날마다 해마다 곰팡이의 숙주가 되었지.

그러다
어느 날 깨닫게 되었지 자유를 얻는 길은 오직…

아, 아름다운 틸리쿰!

*틸리쿰 ORCA (1981-2017.1.06)
빅토리아에 있었던 ‘시랜드’에서 한 번의 인명사고를 낸 후 ‘시월드’에서 두 번의
인명사고를 냈으며, 그로 말미암아 ‘고래쇼’를 위해 인간이 그들에게 자행했던
잔혹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음.

이승원
빅토리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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