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살이 ‘새내기’ 10년, 이제는 ‘청춘’

<이민정보1>타국살이 ‘새내기’ 10년, 이제는 ‘청춘’

올해로 캐나다 빅토리아에 발을 디딘지 만 10년의 시간이 되었다. 사람들 속에 묻혀서 무던히도 바쁘게 살아서 이제는 조금은 여유있는 삶을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그리도 사람 좋아하고 하던 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음에도 조촐하지만 가족이라는 커다란 명제를 두고 갑작스럽게 25년간 한국은행, 한국통신, 데이콤을 거쳐 마지막 한국 고객서비스 아웃소싱 분야의 선구적인 회사에서의 치열한 직장생활과 그 세월속에 인연이 되었던 사람들과 사랑하던 가족과의 짧은 작별을 하고 이곳의 미지의 세계에 뛰어 들어 그동안의 익숙한 것들과의 정리가 지금까지도 내겐 하나의 생채기 처럼 남아 있다.

그리고 모처럼 나에게 허락되었던 자유시간들이 있어도 너무 오랫동안 바쁘게 인생을 일구며 살아온 흔적들로 인해 아름다운 빅토리아에 정착을 해서도 한번도 그걸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준비되지 않은 채, 2007년 7월에 이민자의 대열에 들어섰을 때는 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더욱 크게 다가왔었다. 평생 일을 해야 한다는 새벽에 태어난 소띠의 운명인지, 나는 일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하고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고 하듯이, 난 이민자가 되자마자 Camosun College에서English Course를 들으며 2007년 하반기 당시 학교에서 각 나라에서 오랜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1년간 70% 학비 보조, 취업 관련 정보제공과 아울러 도움을 주는Work Experience Class가 있어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취업준비를 하던 중, 나는 아주 운이 좋게 2주간의 현장실습과 마지막 날에는 Job offer를 받아 2008년 5월부터 Success Immigration Services 라는전세계를 무대로 일을 하는 이민 컨설팅 회사에서 완전 신입사원으로 일을하게 되었다.

당시 한국 고객이라곤BC 주의 한 College에서 식음료 관련(조리학과)을 나와 빅토리아내의 한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두명 밖에는 없었는데, 그 분들이 첫 인연이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이제는 우리 고객들중의 30-40%가 넘는 한국인 고객을 비롯, 필리핀, 네팔, 타이, 인도네시아, 인디아, 일본,영국, 호주, 독일, 이태리, 미국,나이제리아 등 다양한 고객층들로 인해 일하는 가운데 삶의 희노애락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하다.

한국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있었서 조금은 수월할 것 같았던 나의 빅토리아의 직장생활은 언어장벽의 답답함과 캐나다 이민법의 수시 변동과, 이민을 간절히 원하면서 현장에서 생전 해보지 않은 일을 가족들을 위해 고달프게 일하는 분들과, 그들을 지원해주는 Employer들간의 안타까운 인간관계의 모순을 안타깝게 지켜보기도 해야하고, 또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에 있는 고객들의 저마다 애타는 스토리들로 절박함 느껴지는 이민관련 일은 매일같이 긴장의 과정과 결과를 겪으며 세월여류(歲月如流)를 통감하면서 지금에 와 있게 되었다.

한국에 있을 때,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직원들과 리더들을 독려하면서 한국의 고객서비스 분야를 진정한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주도하곤 했었던 내가 막상, 이곳에서 이민 관련 일을 하면서는, ‘까칠하다.’ ‘쌀쌀 맞다’는 말을 간혹 듣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민 관련일을 하면서 때론 고객들의 상황에 솔직하고 엄격하게 하다보니 이런 말들을 듣기에 그렇게 오해하신분들이 있다면 이자리를 빌어 사과를 드리고 싶다.

이민이란 것은 인생의 가장 큰 Turning Point 의 문제로 처음에 만나서 LMIA(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 과정을 통해 워크퍼밋을 받고, 그 후, 주정부 이민(PNP)이나 CEC(Canadian Experience Class)를 통해 PR로 이어져 최종 통보를 받기 까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고객들의 안전한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간단한 서류 같지만 그 속에 있는 내용들을 세밀하게 지켜야 하는 사항들이 있어 모든 서류를 정부기관에 보낼때는 제법 꼼꼼하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몇번이고 반복해서 검토하고 나서야 최종 발송을 하거나 시스템에 등록하곤 한다. 그래서 다양한 성격의 고객들 대상으로 일을 하다보면 고객들 성격대로 그냥 놔두다간 시간적으로, 내용적으로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어서 나도 모르게 서류에 관한 한 엄격하게 말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참 편하고 착한 고객들이 대부분인 필리핀 고객들은 아무리 본인 서류를 검토해서 수정해 달라고 해도 그냥 대충 넘길 때가 많아 몇 십번이고 완전하게 마무리 될 때까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와 연관된 필리핀 고객들은 BC 주에서는 빅토리아를 비롯, Duncan, Nanaimo, Tofino와 Whistler Kelowna와 Blue River 까지 있고, Alberta 주의 10여개가 넘는 호텔 등에 배치되어 있어 서류가 오고가는 것은 주로 Email로 하다보니 때론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어 서류를 완료할때까지는 긴장을 풀 수가 없는 일인데도 대충 그저 밝기만 하면 나도 모르게 더 엄격하고 시간을 지키라고 잔소리를 하게되기도 한다. LMIA과정부터 이민자가 되기까지 짧게는 1년 6개월에서, 때론 3-4년까지의 과정을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정이 들어 함께 웃고, 울고, 격려하다보면 내가 하는 일에서 인생공부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삶도 배우게 된다.

지금까지의 6년 7개월의 업무를 통하여 처음에 캐나다에 낮설게 와서 자신의 처지를 늘 불안해 했던 사람들이 이젠 이민자들이 되어 캐나다 전역에 정착해서, 새로운 가족도 생기고 이런 저런 모양으로 일취월장 발전해 나가며 소식 전해오거나 때론 생각지 못한 것들까지 베풀어 주는 고마운 고객들이 많이 있어, 때론 거칠고 힘든 고객을 만나 아주 고달픈 시간들이 있어도, 살면서 시련을 주는 사람들과 환경이 있기에 시나브로 저마다의 그릇의 모양새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사라고 헛헛이 느끼며 그저 일에 집중하곤 한다.

어느새 50 중년이 훌쩍 넘어 남들은 쉬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지만, 난 캐나다 생활 10년은 타국살이 새내기로 살았기 때문에 이젠 비로소 타국살이 청춘으로 들어가 조금 더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하고, 내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소중한 고객들의 삶의 전환점에서 한사람의 미력한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이미 단단하게 자리매김 되어있는 많은 이민자들이 새내기 이민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들에게 아주 작은 마음의 배려와, 새내기 이민 도전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길로 가도록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해주고, 또한 이민자의 과정을 겪는 분들도 자신들을 지원해주는 분들과의 원할한 소통으로 처음의 감사함이 오랜 인연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사람사는 정! 이 오롯한 빅토리아의 삶이 되어가길 소망해본다.

글/사진: 백선자
(Success Immigration Services 오피스 매니저,
이메일: sjbaek@success-immigratio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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