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잔”은 잊어라…전문가들이 말하는 진짜 수분 섭취법

“하루 8잔”은 잊어라…전문가들이 말하는 진짜 수분 섭취법

커피·차·과일·채소도 모두 수분 공급원…운동 1시간 이내엔 물만으로도 OK

수분 섭취에 관해서는 “하루 8잔의 물이 중요하다”, “아플 때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셔야 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하루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물을 필요로 할까.

전문가들은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에게는 몸이 스스로 “물을 마셔야 할 때”를 알려준다고 말한다. 런던(온타리오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포츠의학 전문의이자 전 올림픽 조정 선수인 제인 손턴 박사는 “본질적으로 우리는 갈증을 느낄 때 마시면 된다”며 “항상 정확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사람에게는 좋은 지침”이라고 CBC 라디오 프로그램 ‘더 도스(The Dose)’ 진행자 브라이언 골드먼에게 말했다.

손턴은 극심한 더위나 추위, 나이, 운동 시간과 강도 등이 언제,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에도 제대로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따라야 할 간단한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브록대학교 운동학과의 스티븐 청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수분 섭취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루에 물 8잔이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짧은 답은 “아니다”이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하루 8잔 물을 권장하는 지침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은 없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마다 필요한 수분의 양은 나이, 건강 상태, 성별, 신체 활동 수준, 지역 기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물만으로 하루 2리터를 마실 필요가 없다. 과일과 채소, 커피, 차 등 다른 음식과 음료에서도 상당량의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손턴은 “하루에 얼마를 꼭 마셔야 한다는 마법 같은 숫자는 없다”며, 대부분 사람은 갈증을 느낄 때 마시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청 교수는 수분 섭취와 관련된 가장 큰 잘못된 믿음 가운데 하나로 “끊임없이 물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꼽는다. 그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상황에서 갈증은 아주 훌륭한 도구”라며 “일상적으로 충분한 양을 마시기에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영유아는 갈증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노인 역시 갈증 감각이 떨어져 목이 마른 상태를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청 교수는 지적한다.

탈수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손턴에 따르면 초기 탈수 증상은 비교적 가벼워 집중이 잘 안 되거나 두통, 짜증 등으로 나타난다. 소변 색이 진해지거나 어지러움, 피로감은 더 심각한 신호로 볼 수 있다. 장기 기능 부전은 탈수의 가장 극단적인 결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손턴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일상적으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일부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은 탈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토에서 신장 질환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는 임상 영양사 에밀리 캠벨은 수분을 잘 유지하는 것이 체온 조절, 관절 윤활, 감염 예방, 영양소 운반과 장기 기능 유지에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어떤 음료를 마셔야 할까. 캠벨은 일반적으로 물이 몸을 수분 공급하는 데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는 레몬이나 라임 등으로 물에 맛을 더할 수 있지만 “일상적으로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운동을 할 때 손턴은 첫 한 시간 동안은 물만 마시라고 권한다. 그 이후에는 스포츠 음료나 음식으로 전해질을 보충할 것을 제안한다. 손턴은 전해질 보충이란 나트륨, 칼슘, 칼륨, 염화물, 인산,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을 보충하는 것이라며 “전해질은 몸속 수분 균형을 맞추고 세포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바나나는 칼륨 공급원으로, 수박은 칼륨과 마그네슘 공급원으로 운동 중이나 운동 후 섭취하기 좋다고 덧붙인다.

전문가들은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아플 때도 수분 섭취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식욕이 떨어졌을 때는 스포츠 음료를 통해 탄수화물을 함께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 중에는 어느 정도로 수분을 보충해야 할까. 열 스트레스와 체내 반응을 연구해 온 청 교수는 “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순간 곧바로 그만큼의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생각이 탈수에 관한 가장 큰 오해라고 말한다. 그는 “인체는 상당한 수준의 탈수를 견딜 수 있다”며, 마라톤이나 초장거리 경기에서 체중이 줄어든 상태로도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선수들을 예로 든다.

청 교수는 “땀을 흘리기 시작하자마자 ‘15분마다 꼭 마셔야 하고, 땀만 나면 곧바로 물을 들이켜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와 손턴은 일반인이 한 시간 정도 운동하는 상황에서는 대개 심각한 수분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청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서 갈증에 따라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수분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탈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기온 같은 환경 조건과 운동 강도 두 가지를 꼽는다. 예를 들어 추운 에드먼턴에서 같은 속도로 달릴 때도 땀은 나지만, 여름철 덥고 습한 온타리오 남부에서 달릴 때만큼 많이 땀을 흘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땀 배출량, 즉 탈수 속도와 운동 중·운동 후에 필요한 수분 보충량은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운동 중 얼마나 수분이 빠져나가는지 더 정확히 알고 싶다면, 청 교수와 손턴은 운동 전후 체중을 재보라고 권한다. 손턴은 “운동 후 체중이 1kg 줄어 있다면, 그만큼의 수분을 1리터 정도로 보충하면 된다”며, 단 수분 손실량은 기온과 운동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도하게 물을 마시면 몸은 어떻게 될까. 수분 중독 또는 과수화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말한다. 청 교수는 인체가 탈수 상태와 과수화 상태 모두에서 체내 수분 균형을 잘 조절한다며 “신장 기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정상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수분을 쌓아두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과하게 마신 물은 소변으로 배출될 뿐이고, 과수화 상태 자체가 특별한 건강상 이득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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