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더 일찍·더 적게… 캐나다 소비 심리 급변

연말 쇼핑, 더 일찍·더 적게… 캐나다 소비 심리 급변

응답자 61% “관세 때문에 쇼핑 계획 바꿨다”

생활비 상승과 무역분쟁, 관세 인상, 고용시장 악화 등이 연말 소비 행태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몬트리올은행(BMO)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캐나다인이 연말 지출을 줄이거나,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이미 쇼핑을 앞당겨 끝냈다고 답했다. BMO의 살 과티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관세 인상,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 재확대 등으로 캐나다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9월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관세 우려로 연말 쇼핑 계획을 조정했다는 응답자는 61%였으며, 41%는 선물과 다양한 연말 소비 항목에서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25%는 가격 상승을 피하기 위해 더 일찍 쇼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미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로열은행(RBC) 역시 신용카드 데이터를 근거로 소비 감소를 보고했다. PwC 캐나다의 또 다른 보고서는 지난여름 소비자 80%가 올해 연말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지난해보다 평균 10% 적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4% 올랐다. 실업률은 약 7% 수준이며, 젊은 연령층은 14% 이상으로 더 나쁜 상황을 겪고 있다. 과티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으로 경제가 약해지면서 실업률이 오르고, 소비자 신뢰와 소득 증가가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매업체는 쇼핑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매장 내 진열 방식을 조정해 장식, 장난감 등 비필수품보다 식료품·의류 같은 필수품 공간을 확대했다. BMO 조사에서 46%는 세일이나 할인 때문에 원래 계획보다 더 많이 소비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로열티 프로그램 등의 소비자 도구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올바르게 사용할 때만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BMO 조사 응답자의 36%는 연말 지출을 위해 장기 저축을 희생한다고 답했고, Willful의 10월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6%가 일상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저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BMO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소비자들은 연말 쇼핑 항목별로 다양한 부분에서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장식 지출을 줄인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으며, 여행 43%, 외식 42%, 장난감과 게임 40%, 주류 38%, 의류와 손님 접대 비용 각각 36% 순이었다. 전체 연말 예산은 평균 2310달러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조사에서의 1991달러보다 증가했다. 올해 선물 지출을 더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5%였으며, 여행 지출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응답자들은 연말 여행에 평균 545달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1801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는 식료품과 음식에 평균 517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물가와 경제·고용 불안 속에서 캐나다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은 ‘무엇을 사느냐’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BMO 조사에서는 37%가 관세 영향을 받는 제품을 피하고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이후 생겨난 ‘캐나다산 구매’ 움직임은 올해 연말 최대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가격 요인뿐 아니라 감정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프소스가 글로벌뉴스 의뢰로 9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미국산 상품·서비스·여행 등을 의도적으로 피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캐나다인의 10명 중 6명이 “미국을 예전처럼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캐나다는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발언 이후 강화된 여론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관세로 인한 지갑 부담뿐 아니라 소비자 정서도 미국산 제품 기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미국 여행을 떠나는 캐나다인의 수가 지속 감소하는 통계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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