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심각한 건강 문제로 주목…전문가들 “더 많은 연구 필요”

어지럼증, 심각한 건강 문제로 주목…전문가들 “더 많은 연구 필요”

CBC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어지럼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심각한 건강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지럼증 환자에 대한 인식과 연구, 그리고 치료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캐나다 비영리 단체 ‘밸런스 앤 디지니스 캐나다(Balance & Dizziness Canada)’는 캐나다인 600만 명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어지럼증을 경험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단체는 어지럼증의 상당수가 전정기관(vestibular system)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삶의 균형 흔들다

조이스 핀스커는 2001년 크리스마스 무렵 처음으로 심각한 어지럼증을 겪었다. 그는 냉장고 아래쪽에서 물건을 꺼내려 허리를 숙이는 순간 극심한 어지럼증에 휩싸였다. 그는 “걷지도 못할 정도였고 약 1분 후 증상이 가라앉았지만 충격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며칠 뒤 같은 증상이 반복되자 그는 의사를 찾아가 전정기관 질환 진단을 받았다.

전정기관은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주요 부분은 내이에 위치한다. 밴쿠버에서 전정 청각사로 활동 중인 에리카 자이아는 “내이의 감각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원인은 귀 혈액순환 문제, 머리 외상, 감염,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하다.

자이아는 어지럼증이 환자의 업무 능률, 사회적 관계, 여행, 인지 능력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환자들이 갑자기 지적 능력을 잃은 듯한 좌절을 겪는다”며 “똑똑하고 성취가 높던 여성 환자들이 울면서 ‘생각이 안 된다, 지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무시되는 증상, 환자들 이중고 호소

하지만 전문가와 환자 모두 어지럼증이 흔히 가볍게 여겨진다고 지적한다. 핀스커는 “증상을 처음부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의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이아는 많은 환자들이 “겉으로 멀쩡해 보여 주변과 의료진에게 증상이 무시된다”며 고통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토론토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존 루트카 역시 “심혈관 질환처럼 심각해 보이지 않아 환자 스스로도 증상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토론토 종합병원에서 메니에르병과 전정기능 장애 환자를 진료하는 ‘현기증 클리닉’을 운영하며, 이곳에서는 신경이과, 신경학, 정신의학, 물리치료 등 다학제적 접근으로 환자를 진단한다. 루트카는 “환자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전정기관, 복잡한 이해 필요

전정기관은 눈에 보이지 않고 크기가 작아 연구와 이해가 더딘 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면서 진단과 치료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자이아는 “전정기관은 원래 몸속에서 조용히 작동하는 시스템이어서 건강할 때는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 정부 차원의 포괄적 전정검사, 진단, 치료 및 재활 센터 설립과 함께 연방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진의 전문성을 높이고 연구를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들에게 희망이 된 치료 경험

온타리오주 티민스에 사는 태미 스펜서는 루트카 진료 후 클리닉 물리치료사 셰일린 설웨이를 만나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균형 훈련과 안구 운동을 배우며 증상 개선을 경험했다.

스펜서는 “작년에는 늘 술에 취한 듯 깊은 꿈속에 있는 기분이었다”며 “다시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웨이를 만나면서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희망이 됐다. 그녀 덕분에 회복을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아직 46살이고 예전처럼 삶을 살고 싶다. 다만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어지럼증이 단순 증상이 아니라 개인의 삶 전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건강 문제임을 보여주며, 더 많은 연구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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