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관세 소포 제도 종료, 캐나다 소규모 사업 직격탄
트럼프 행정명령 발효, 디 미니미스 제도 폐지
8월 29일부터 캐나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미국으로 소형 소포를 무관세로 보낼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서명한 행정명령이 발효되면서, 거의 100년 가까이 유지돼 온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제’ 제도가 종료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800달러 이하의 상품에 대해 추가 비용 없이 반입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원산지에 따라 최대 200달러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해 온 캐나다 소규모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캐나다 사업자들, ‘미국 시장 접기’ 결정도
밴쿠버에 기반을 둔 의류 브랜드 ‘프리 라벨(Free Label)’의 제스 스턴버그 대표는 “현재 미국으로의 모든 배송을 중단했다”며 “위험과 불확실성이 너무 커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턴버그 대표는 캐나다 내 매출이 최근 줄어든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올해 들어 전체의 45%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사업 존속 자체가 위태로워졌다”며 “앞으로는 캐나다와 다른 해외 고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산품 애용 운동’ 덕에 버티는 기업도
반면 온타리오주 세인트캐서린스에 본사를 둔 원주민 여성 창업 화장품 기업 ‘치크본 뷰티(Cheekbone Beauty)’는 추가 비용을 떠안기로 했다. 창업자 젠 하퍼는 “비용이 25~30%가량 늘어나지만 당장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감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갈등과 미국의 캐나다 합병 위협 발언 이후 ‘캐나다 제품 사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자국 내 주문이 급증해 이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날의 검’ 된 제도 변화
무관세 소포 제도는 중소기업들에 양날의 검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캐나다 의류연맹의 밥 커크 전무는 “이 제도 덕분에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손쉽게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원산지 규정을 명확히 숙지하고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미자유무역협정(CUSMA)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경우 무관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비용과 행정 부담이 소규모 사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
배송업계도 혼란
배송업체들도 각기 다른 대응에 나섰다. 페덱스(FedEx)는 미국행 배송을 계속 받겠다고 밝혔고, 캐나다포스트는 제3자와 협력해 미국 세관에 관세를 대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치트챗츠(Chit Chats)는 ‘관세 선납’이 없는 미국행 배송을 받지 않기로 했고, 이베이와 에츠시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캐나다포스트의 미국행 배송 라벨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혁신과 성장의 제약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커크 전무는 “혁신과 성장은 업계의 생명줄인데, 이번 조치로 그 가능성이 일부 차단됐다”며 “신생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캐나다의 많은 영세 사업자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향후 양국 간 통상 마찰이 어떤 방식으로 풀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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