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콘도 시장 침체… “은퇴 대비 수단으로는 위험”
임대료 9개월 연속 하락, 투자 매력 떨어져
2022년 초만 해도 캐나다 콘도 시장은 끝없이 상승할 것처럼 보였다. 여유 자금을 가진 고령층에게는 은퇴 대비용으로 현명한 투자 수단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전문가들은 콘도 시장의 급락으로 인해 이 부동산이 더 이상 안전한 ‘노후 자산’이 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토론토의 콘도 아파트 중 약 38.9%가 투자용이었으며, 밴쿠버에서는 약 34.2%가 투자용으로 집계됐다. 콘도는 진입 장벽이 낮아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았고, 임대 수익을 통한 단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점점 콘도 투자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레저가 Rates.ca 의뢰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과거 콘도가 좋은 투자처였지만 지금은 매력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콘도를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고, 아예 어떤 이유로든 콘도를 사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57%에 달했다.
토론토는 한때 북미에서 가장 뜨거운 콘도 시장으로 꼽혔지만, 현재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어버네이션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 토론토 및 해밀턴 지역의 콘도 거래량은 전년 대비 69% 급감했고, 재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기 고점에 콘도를 구매했거나 당시 분양 계약을 체결한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 가치가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금융사 블룸 파이낸스의 벤 매케이브 대표는 “한때 은퇴자들에게 콘도는 확실한 재정적 안전망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공급 증가, 관리비 상승, 가치 상승 불확실성으로 인해 훨씬 더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제이슨 에반스 재정설계사는 “집과 같은 도시 내에 콘도를 투자하면 특정 시장에 대한 노출이 두 배가 된다”며 “임대 수익 외에는 자산에 접근할 수 없고, 원금은 매각할 때까지 묶여 있어 유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캐나다 전역의 임대료는 7월 기준 9개월 연속 하락하며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모기지 전문가 페넬로프 그레이엄은 “금리가 급등하면서 임대 사업자들이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고, 소규모 임대인들이 보유 유닛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콘도의 주거 조건도 은퇴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대 토론토 콘도의 평균 면적은 947제곱피트였지만 2016년 이후 지어진 콘도의 평균 면적은 640제곱피트로 줄었다. 밴쿠버도 같은 기간 912제곱피트에서 790제곱피트로 감소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자운의 리샤드 라미즈 대표는 “투자자를 겨냥한 시장 구조 탓에 노년층의 수요와는 맞지 않는다”며 “시니어들은 줄어든 집으로 이사하더라도 마당과 정원, 손님을 맞을 공간을 원하지만 콘도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로열르페이지 중개인 숀 지겔스타인 역시 “대부분의 고령층은 여전히 가능한 한 기존 주택에서 거주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있어 콘도 대신 더 유연한 방법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RRSP, TFSA 같은 세제 혜택 계좌, REITs,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고려한 균형 포트폴리오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에반스는 “은퇴가 가까울수록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자산 배분형 ETF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RRSP는 여전히 좋은 선택지이며, 특히 경력 후반부에는 소득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세금 공제 효과도 크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명확하다. 한때 은퇴 대비 ‘안전 자산’으로 불리던 콘도는 더 이상 확실한 선택이 아니며, 투자 다변화와 유연성을 갖춘 금융 상품이 훨씬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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