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콘도 시장 침체….원인은 ‘4중 악재’

밴쿠버 콘도 시장 침체….원인은 ‘4중 악재’

고금리·이민 감소·외국인 규제등

수년간의 고공행진을 이어온 메트로밴쿠버 콘도 시장이 최근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매가 감소하고 신규 분양이 지연되며 일부 개발 프로젝트는 아예 취소되거나 임대용으로 전환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 침체가 네 가지 주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금리 인상과 임대 수익 둔화

도시개발연구소(UDI) 앤 맥멀린 대표는 “업계는 현재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단순히 건설업계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공급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첫 번째 요인은 급등한 금리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웠던 모기지 금리는 현재 크게 상승해, 주택 구매자들의 대출 부담이 커졌고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콘도 보유 비용, 즉 모기지 상환, 재산세, 관리비 등 총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2025년 밴쿠버시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는 재산세가 3.9%, 공공요금은 18.2% 인상될 예정으로, 가계의 연간 부담이 수백 달러씩 늘어나게 된다.

반면 콘도 가격과 임대료는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B.C.부동산협회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B.C. 전체 주택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2% 하락한 95만9,058달러이며, 주택 거래량도 13.5% 감소했다. 밴쿠버 지역 2베드룸 평균 임대료는 2024년 3,440달러에서 2025년에는 3,170달러로 떨어졌다.

이처럼 수익은 정체되거나 감소한 반면, 소유 및 건설 비용이 상승하면서 개발업체들은 사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자본 및 이민 감소

두 번째 요인은 외국인 투자 감소다.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비거주자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 금지법’은 최근 2년 더 연장돼 2027년 1월 1일까지 효력이 지속된다. 이 법은 외국계 기업과 비거주 개인이 캐나다 어디에서든 주택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외국인 소유권이 캐나다인들의 주택 구매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신규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밴쿠버주택건설협회는 “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재의 일괄적인 금지 조치는 분양 사전판매 기준 충족과 건설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으며, 호주처럼 신규 주택에 한정해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거나 일정 조건 하에 되팔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방식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수요 둔화의 또 다른 원인은 인구 증가세의 둔화다. 2025년 봄 기준 B.C. 인구는 약 570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2,357명 순감소했다. 이는 연방정부의 새로운 이민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2025~2027년 이민 수준 계획에 따라, 정부는 영주권자뿐 아니라 임시 체류자(국제 유학생,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해서도 상한선을 도입했다. 2026년 말까지 임시 체류자가 전체 인구의 5%를 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향후에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콘도 시장의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높은 이자율, 임대 수익 둔화, 외국인 투자 감소, 인구 성장 둔화라는 네 가지 복합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메트로밴쿠버 콘도 시장은 극심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정책적 유연성과 금융환경 개선 없이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