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의 미국 방문 32% 급감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 32% 급감

관세·국경통과 불신·환율 부담 겹쳐

2025년 3월,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 후 귀국 횟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에 따르면, 미국에서 차량으로 귀국한 캐나다인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2% 감소했으며,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항공편 귀국자 수 역시 전년 대비 13.5%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캐나다에 대한 병합 발언 등 정치적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언급하거나, 경멸적이거나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캐나다인의 반감을 사고 있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보험회사 ‘트래블 시큐어(Travel Secure Inc.)’의 대표 마틴 파이어스톤(Martin Firestone)은 “많은 캐나다인이 분노와 반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사 ‘플라이트 센터 트래블 그룹 캐나다’의 대변인 암라 두라코빅(Amra Durakovic)도 “방문자 수 감소는 현재의 분위기와 캐나다인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에서 캐나다인 및 외국인이 일주일 이상 구금되거나 절차센터로 보내졌다는 보도도 이어지며, 미국 방문을 주저하는 분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인 재스민 무니(Jasmine Mooney)를 포함해 독일인 관광객 두 명과 웨일스 출신 배낭여행객 한 명이 장기간 구금됐다는 사례가 보도됐다.

파이어스톤은 “이제는 스노우버드(겨울철에 미국 남부로 장기 체류하는 캐나다인) 여행객들도 외국인처럼 취급받게 됐다”며, 미국에서 30일 이상 머무는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한 신규 등록 규정이 4월 11일부터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주 자국민에게 미국 여행 시 국경 수색이나 입국 거부 시 구금 가능성 등에 유의하라는 새로운 여행 권고를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뉴욕주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 마이크 니에즈고다(Mike Niezgoda)는 “달라진 것은 없다”며 “문서만 갖추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통화 가치가 떨어진 점도 국경 통과 감소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내 포트 에리(Fort Erie)에 사는 친구들은 ‘지금은 환율이 너무 나빠서 쇼핑몰도 못 가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캐나다 달러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약 70센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12월에도 비슷한 환율이었지만 당시에는 자동차로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이 전년 대비 7% 증가한 바 있다. 이는 관세 문제에 대한 우려가 아직 본격화되기 전이었다.

미국인의 캐나다 방문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3월 미국에서 차량으로 캐나다를 찾은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 감소했으며, 이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편 캐나다인의 해외 여행지는 미국 외 국가로 다변화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캐나다로 귀국한 사람 수는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