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수분 매개 동물의 5분의 1, 멸종 위기 직면… 생태계 안정성 경고등
기후 변화·서식지 파괴·농약 노출 등 이유
나비, 벌, 나방 등 북미 지역의 주요 수분자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주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북미 지역의 자연 수분을 돕는 생물 중 5분의 1 이상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서는 총 759종의 수분 생물을 조사한 결과, 10% 이상이 멸종 위험군에 속해 있었고, 미국에서는 1,579종 중 22.5%가 어떤 형태로든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북미 전역의 수분자와 그 보존 상태에 대해 가장 포괄적인 조사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뉴브런즈윅 색빌(Sackville)에 있는 대서양 캐나다 보전자료센터(Atlantic Canada Conservation Data Centre) 소속 생물학자인 존 클림코(John Klymko)는 “이번 연구는 북미 수분 생물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조사”라고 설명했다.
벌, 나비, 나방만이 아니다… 박쥐·벌새도 포함
꽃가루를 전달하는 생물은 일반적으로 벌, 나비, 나방 등이 잘 알려져 있지만, 클림코는 벌새나 박쥐 같은 척추동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많은 식물들은 번식을 위해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자연 수분자는 북미에서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식량을 생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곤충 중에서는 벌의 멸종 위험이 가장 높았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조사된 벌 472종 중 무려 34.7%가 멸종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중 10종의 벌, 11종의 나비, 2종의 나방은 ‘극도로 위태로운 상태’로 분류됐다.
꽃파리(flower fly)와 딱정벌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꽃가루를 매개하는 박쥐 3종 모두는 멸종 위험군에 속했다. 벌새 17종도 개체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위험군으로 분류되진 않았다.
클림코는 “다양한 종류의 수분 매개 동물이 존재해야 다양한 식물이 제대로 수분을 받을 수 있다”며, “특정 수분자는 특정 식물만 수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사라지면 해당 식물도 위협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꿀벌 닮은 파리들… 아름다운 속임수”
클림코는 이번 논문에서 꽃파리의 멸종 위험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꽃파리는 상당수 종이 벌이나 말벌을 닮은 형태로 진화했다”며, “꽃 위에서 활동하는 만큼 포식자들을 속이기 위해 침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외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형도 화려하고 매우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캐나다가 평균적으로는 미국보다 멸종 위험이 낮은 이유로, 많은 종이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대서양 연안부터 유콘까지 이어지는 북방 수림대(boreal forest)에 걸쳐 서식하는 종은 자연적으로 멸종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클림코는 “남부 온타리오, 프레리,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오카나간 계곡 등 일부 지역은 희귀 서식지에 의존하는 종이 많아 멸종 위험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 지역은 벌·나비 등 수분 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동시에 인간 활동의 압력도 심한 곳이다.
인간 활동과 기후 변화, 주요 위협 요인
이번 연구는 수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협 요인으로 서식지 파괴, 농약 노출, 기후 변화, 질병 등을 지목했다.
클림코는 “기후 변화로 인해 꽃가루 전달자들이 꽃이 피기 전에 깨어나는 등 생태 주기가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농약은 주로 농업 지역에서 사용되지만, 바람을 타고 자연 생태계까지 확산돼 곤충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도시 개발과 같은 서식지 손실이 종 다양성 감소의 큰 원인이라며 경고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평가된 종 중 5분의 1 이상이 멸종 위험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클림코는 “이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통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