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타임, 유아 언어 발달에 악영향 줄 수 있어
“2~5세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제한”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이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로 인해 방해받는 현상을 과학자들은 ‘테크노퍼런스(technoference)’라 부른다.
캐나다 CBC 방송은 15일(현지시간), 유아기 아이들의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이 부모와의 정상적인 상호작용을 방해해 사회적 및 인지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지(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유아가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성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배우고 말하는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주와 영국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2개월에서 36개월 사이의 자녀를 둔 호주 가정 220곳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한 차례씩 가정을 방문해 전자기기 사용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가정 방문 이후 2주 이내에 각 가정이 하루 평균 16시간 동안의 자녀의 음성 환경을 ‘언어환경분석(LENA)’ 기술을 이용해 녹음하도록 했다. 이 기술은 일명 ‘대화 만보기’로 불리며, 자동으로 기기 사용 시간과 아이의 발화 횟수, 부모와의 상호작용, 주변 성인의 단어 사용 빈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가장 큰 영향은 아이가 36개월일 때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이 연령대의 하루 1시간이라는 스크린 타임을 초과할 경우, 단 1분을 초과하더라도 아이 주변에서 사용되는 성인의 단어 수가 평균 6.6개 감소했고, 아이의 발화가 4.9회 줄었으며, 부모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도 1.1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는 생애 초기 몇 년 동안 언어를 온전히 습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성인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언어 환경이 풍부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언어 발달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발달 및 IQ, 두뇌 발달 면에서 더 유리하다. 또한 아이들은 언어뿐 아니라 몸짓, 표정 등 비언어적 소통방식도 함께 배우게 된다.
전자기기는 아이들의 주의를 잘 사로잡지만 실제 사람과의 대면 소통만큼 질 좋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캐나다 소아과학회는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가족과의 화상 통화를 제외하고는 스크린 사용을 금지하고, 2세부터 5세 사이 아동의 경우에도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과도한 스크린 타임은 비만,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 등 문제를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어린 나이부터 이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