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종이 빨대 퇴출 행정 명령

트럼프, 이번엔 종이 빨대 퇴출 행정 명령

글로벌 규제 흐름에 역행… 미국, 플라스틱 빨대 사용 복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촉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철회하고, 소비자와 정부 기관이 플라스틱 빨대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우리는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간다”며 “종이 빨대는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상어가 바다에서 헤엄치며 먹이를 씹어 삼킬 때, 플라스틱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정명령은 연방 정부가 종이 빨대 구매를 중단하고, 연방 건물 내 종이 빨대 제공을 금지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또한, 45일 이내에 종이 빨대 사용을 종료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식량 공급을 오염시키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환경 보호 정책을 추진해 왔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량 제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조약을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과 동시에 파리기후협약에서 다시 탈퇴하는 등 환경 규제 완화를 단행했다. 이번 행정명령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2032년까지 연방 토지 내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려던 정책을 무효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주로 석유화학 산업에서 생산되며, 쇼핑백, 병, 기타 일회용 제품으로 사용된다.

캐나다 정부는 플라스틱 제품을 ‘유해 물질’로 지정하고, 플라스틱 쇼핑백, 식기류, 음식 포장재, 젓는 막대, 빨대 등의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산업계의 반발로 인해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2023년 연방 법원은 해당 조치가 “비합리적이고 위헌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연방 정부는 항소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추가적인 규제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2020년 8,100만 톤이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2040년까지 1억 1,9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플라스틱 오염을 규제하기 위한 글로벌 조약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주요 플라스틱 생산국들은 생산량 제한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해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환경 싱크탱크 ‘커먼 이니셔티브(Common Initiative)’의 알렉산다르 랑코비치(Aleksandar Rankovic) 소장은 미국이 협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새 행정부가 석유 및 가스 산업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미국이 러시아 및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들과 연대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