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유콘에서 실종된 미군 수송기… 44명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실종 가족들의 끝없는 기다림
1950년 1월 26일, 미 공군의 병력 수송기가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출발해 몬태나로 향했다. 기내에는 44명이 타고 있었으며, 혹한 속에서 제한된 일조 시간 속에 비행이 시작되었다.
더글러스 C-54 스카이마스터 #2469편의 승무원들은 예정된 항로를 따라 30분마다 위치를 보고해야 했다. 유콘 지역에 진입했을 때, 승무원들은 작은 전초기지인 스내그(Snag)에 무전을 보내 날개에 얼음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무전이 마지막이었다. 스카이마스터는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현재까지도 기체나 탑승자에 대한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십 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스카이마스터 실종 사건은 44명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여전히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건 직후 미 공군은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1950년 겨울 동안 전 세계 신문들은 스카이마스터와 탑승객들, 그리고 절박한 구조 작업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당시 유콘 지역은 폭설이 내렸고, 기온은 급격히 떨어졌다. 미군과 캐나다 공군은 항공기를 이용해 실종된 비행기의 예상 경로를 따라 격자 패턴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 탐색 요원들은 얼어붙은 창문을 통해 눈을 부릅뜨고 기체를 찾았지만, 기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은 혼란스러웠고, 그 과정에서 수색기 네 대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몇 주 후, 미군은 모든 수색기를 유콘에서 철수시키고, 알래스카만에서 실종된 또 다른 폭격기를 찾는 데 집중했다. 해당 폭격기에는 핵탄두가 탑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스카이마스터에 탑승했던 44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사망 진단서를 받았고, 미 공군은 다시는 유콘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지 않았다.
대형 항공기가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을까?
더글러스 C-54 스카이마스터는 네 개의 엔진을 갖춘 항공기로, 날개 길이만 30미터, 꼬리 날개의 높이도 8미터에 달하는 대형 수송기였다. 유콘의 광대한 황야라고 해도, 이처럼 큰 비행기가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기체가 호수에 빠졌을 가능성, 계곡 바닥에 묻혔을 가능성, 혹은 항로를 벗어나 산악 지대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아직까지도 단 하나의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유콘 지역에는 약 500여 건의 항공기 사고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며, 모든 사고 현장은 확인과 기록이 이루어진 상태다. 하지만 스카이마스터만큼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실종자의 가족들, 7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다큐멘터리 Skymaster Down은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콘에서는 여전히 이 항공기를 찾으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탐사팀은 매년 여름마다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단 하나의 단서라도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실종 당시 항공기에서 무전 통신을 담당했던 승무원의 딸인 주디 잭슨(Judy Jackson)은 “우리 가족에게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까지 세대에 걸쳐 이 실종 사건을 곱씹으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만약 가족 중 누군가가 실종된 상태로 남아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상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하는 것은 가족들에게 커다란 고통이자 숙제가 된다.
스카이마스터 실종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장엄하면서도 위험한 유콘의 자연환경 속에서, 그날 벌어진 일에 대한 단서는 여전히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실종자의 가족들과 탐사자들은 여전히 답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스카이마스터의 실종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시간 속에 묻힌 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하나의 거대한 수수께끼다.
사진-(스카이마스터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