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EV 보조금 폐지…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캐나다 EV 보조금 폐지…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캐나다의 전기차(EV) 보조금이 점차 사라지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보조금 축소가 단기적으로 EV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시장과 자동차 제조업체가 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한 소비자 영향

퀘벡주 셰르브룩에 거주하는 샤나 버니어(Shanna Bernier)는 가족을 위해 연비가 뛰어난 차량을 찾던 중 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했다. 그녀는 “정부 보조금 덕분에 전기차가 가족 예산 내에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EV 구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버니어는 연방 및 주정부 보조금을 통해 65,000달러짜리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를 10,000달러 할인받아 구입했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 기회였다.

연방정부는 올해 1월, 예상보다 높은 수요로 인해 당초 3월 종료 예정이었던 ‘무공해차 보조금(Incentives for Zero-Emission Vehicles)’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기차 구매 시 최대 5,000달러를 지원해왔다.

일부 주와 준주는 여전히 자체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퀘벡주는 지난해 12월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했다. 다른 주들은 2,500달러에서 5,000달러 사이의 보조금을 제공하지만, 지원금 예산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의 보조금 예산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불분명하며, 매니토바주는 2026년 3월 또는 예산 소진 시까지 보조금을 유지할 계획이다.

EV 시장에 미칠 영향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에 따르면, EV 판매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보조금 폐지가 단기적으로 EV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V 시장 성장 분석가인 리즈 악타르(Riz Akhtar)는 “정부 인센티브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도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결국 시장은 자체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는 2016년 도입된 EV 보조금이 전기차 판매를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202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조금 종료가 발표되자 소비자들은 12월 이전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대대적인 구매 행렬을 보였다. 이후 EV 판매는 급감했다.

EV 가격 조정 가능성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EV 보조금 축소에 따라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폴스타(Polestar)는 신차 가격을 최대 25~30% 인하했으며, 일부 딜러들도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2024년 EV 판매 비율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7% 수준으로 하락했다.

호주에서는 연방정부 차원의 EV 보조금이 제공되지 않으며, 각 주정부가 개별적으로 지원금을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23년과 2024년 EV 판매 비율은 각각 7%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악타르는 중국산 전기차 접근성이 EV 보급에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중국산 전기차가 쉽게 유통되며, 가격이 북미산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캐나다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EV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이 다르다. 또한, 북미 소비자들은 더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캐나다 자동차 업계의 대응

B.C. 리치먼드의 애플우드 닛산(Applewood Nissan) 딜러십 총괄 매니저인 리온 첼리아딘(Leon Cheliadin)은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변화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EV 가격 책정 시 보조금을 고려해 왔으며,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닛산과 제너럴 모터스(GM)는 EV 가격 할인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첼리아딘은 “소비자들은 자동차 가격이 보다 합리적이길 원하며, 더 나은 금리와 지원 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자동차제조업협회(CVMA) 회장 브라이언 킹스턴(Brian Kingston)은 “EV 가격을 인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방정부는 2026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의 20%를 무공해차로 구성할 것을 의무화했으며, 2035년까지는 100%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킹스턴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비자 인센티브가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V 보조금 축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킹스턴은 2025년 1분기 EV 판매량 감소 가능성을 예상했다. “보조금이 영구적으로 유지될 필요는 없지만, 초기 전기차 시장이 자리 잡는 동안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EV 보급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보조금 폐지가 시장에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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