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에서 캐나다 첫 인간 조류독감 의심 사례…10대 청소년 감염 조사 중
B.C. 보건 당국은 캐나다 내에서 처음으로 인간 조류 인플루엔자(H5N1) 감염 의심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11월 9일 발표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프레이저 밸리 지역에 거주하는 10대 청소년이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현재 B.C. 어린이 병원에서 진단을 확인하는 중이다.
보건부는 해당 청소년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감염된 동물이나 오염된 환경과의 접촉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새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이지만, 가끔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C. 주 보건 책임자인 보니 헨리 박사는 이번 사례가 캐나다 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인간 감염 의심 사례로 보인다며, 현재 철저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헨리 박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철저한 역학 조사와 감염 예방 조치 진행 중
보건 당국은 현재 해당 청소년과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해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된 추가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전염병 전문가인 토론토 종합병원의 아이작 보고치 박사는 이번 사건을 “임상적으로 인간에게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라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는 유행병 또는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로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C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캐나다 보건부에 따르면 인간에게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염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감염 시 증상이 가벼운 것에서 심각한 폐렴, 장기 부전,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997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900건의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절반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건부는 이러한 치사율이 경미한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거나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과대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치 박사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또 다른 위험 요소로 이 바이러스가 유전자 재편성, 즉 유전자 교환을 통해 전염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미 최소 44건의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심각한 과소평가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전염병은 국경을 넘나들며, 캐나다와 다른 국가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B.C. 내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경계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 내에서 인간 A(H5N1)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단 한 건으로, 2014년 초 중국 여행 후 감염된 한 캐나다인이 사망한 바 있다.
올해 10월 초 이후로 H5N1 바이러스는 B.C. 전역에서 다양한 동물에게서 발견되었다. 특히 22개의 가금류 농장에서 발병 사례가 확인되었으며, 야생 조류와 여우, 스컹크와 같은 작은 포유류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이번 주 초,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 당국은 캠벨 리버의 동물 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캐나다 식품 검사국(CFIA)은 11월 10일 현재 B.C. 내 23개 장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이 진행 중이며, 대부분이 상업용 가금류 농장이라고 발표했다. B.C.에서는 약 640만 마리의 조류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B.C. 가금류 협회의 대변인인 숀 홀은 야생 조류가 가금류 농장이나 소규모 농장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가을철에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기에 농장주들이 가금류를 실내로 옮기고, 안전 예방 조치를 강화할 것을 권장했다. “방문객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예약을 통해 농장에 출입할 수 있으며, 농장주들은 개인 보호 장비(PPE)를 착용해 전파를 방지하고 있다”고 홀은 설명했다.
B.C. 보건 당국은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된 상황에서, 주민들이 병든 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애완동물이 감염된 야생 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병든 조류나 포유류를 발견하면 주 보건 당국에 신고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