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주민 93%가 반대하는 ‘서머타임’… 주정부는 미국 눈치만
이비 BC총리 “미국이 먼저 바꿔야 우리도…”
일광절약시간(DST: Daylight Saving Time), 일명 서머타임이 지난 10일 새벽 2시를 기해 적용된 가운데, 주민 대다수가 서머타임 영구화(현재 조정된 시간을 더 이상 바꾸지 않고 영구적으로 적용하는 것)를 바라고 있지만 주정부는 미국 눈치만 보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DST는 낮 시간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에너지도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캐나다는 2007년부터 미국과 보조를 맞춰 3월부터 11월까지 일광절약시간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의견이 많아 BC 주정부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9년 10월 일광절약시간을 영구적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BC주와 시간대가 같은 미 서부 3개 주 (워싱턴 주, 오리건 주, 캘리포니아 주)의 도입이 늦어지면서 BC 주 정부는 미 의회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데이비드 이비 총리는 전임 존 호건(John Horgan)과 마찬가지로 BC주의 경제가 미국 이웃 국가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워싱턴 주, 오리건주, 캘리포니아 주가 먼저 영구화를 도입한 후에만 변경 사항이 제정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2022년 3월 미국 상원은 2023년부터 일광절약시간을 영구적으로 적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법안은 표결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다.
현재 초당적인 12명의 미국 상원의원으로 구성된 그룹은 지난 9일 일광절약시간을 영구적으로 만들고 1년에 두 번 시계 변경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새로운 입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에드 마키(Ed Markey)와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가 이끄는 상원의원들은 10일 오전 2시 일광절약시간제 재개를 앞두고 법안을 다시 제출했다.
마키 의원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년에 두 번씩 시간을 바꾸는 구식 의식은 단지 불편함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에너지 소비 및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법안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마이크 패든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우리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대신 주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일방적으로 표준 시간을 유지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상황은 미국 3개 주, 미 의회, BC 주정부 모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서로 미루고 있는 셈이다.
BC와 북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콘 준주는 주민 대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이미 지난 2020년 일광절약시간제를 영구화 한 바 있다.
한편 10일 시작된 일광절약시간 적용으로 빅토리아와 한국 간의 시간 차도 17시간에서 16시간으로 단축됐다. 캐나다의 일광절약시간은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시작돼 11월 첫 일요일에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