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미완성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유럽 10배 즐기기 4> 스페인 Barcelona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독특한 현대 건축물로 꼽히는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는 너무나도 유명한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미완성 역작인 이 성당 말고도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의 분신들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카탈루냐의 주도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상당 부분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가우디에게 빚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맛본 가장 큰 즐거움은 이 천재 건축가의 또 다른 독특한 건축물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가우디는 타라고나 레우스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건축교육을 받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설계를 맡은 후부터 40년 이상, 그의 생애 대부분을 이 성당 짓는 일에 헌신하며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74세에 전차에 치어 홀로 쓸쓸하게 사망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외로운 삶이었을 지 모르나 자신이 남긴 분신들을 찾아 세계의 여행자들이 이 도시로 모여들고 있으니, 건축가로서는 누구보다도 행복할 삶을 살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130년째 건축중…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원래 다른 건축가가 처음 설계해 1882년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가우디가 책임을 맡게 된 것은 그 다음 해부터로, 당시 31세의 젊은 건축가 가우디는 원래의 신고딕 스타일을 모던 스타일로 디자인을 크게 변화시켰다.

가우디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시로 설계를 변경하는 바람에 1926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탑 하나와 파사드(facade, 출입구 정면부)하나, 지하실 등 그 일부만을 완성할 수 있었다.

가우디 사후 예산부족과 시민전쟁으로 중단됐다가 1950년대 중반 다시 공사가 시작돼 지금까지 모두 2개의 파사드와 8개 탑이 완성됐으며, 모든 공사가 완성되면 탑은 모두 18개로 늘어나게 된다. 당시에는 성당이 완성되는 데 앞으로 100여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기간이 훨씬 앞당겨져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재 건축가의 유쾌한 상상력…구엘 파크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구엘파크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구엘파크

가우디의 세계를 보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가우디 공원’이라 할 수 있는 구엘 파크(Parc Guell). 이곳은 가우디의 무궁무진한 건축 세계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흥미로운 공원으로, 가우디의 다른 건축물들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구엘 파크는 원래 카탈루냐의 저명한 사업가로 가우디의 친구이자 후원자이기도 했던 Eusebi Guell이 영국의 가든시티 운동의 영향을 받아 42에이커의 넓은 대지를 구입해 전원마을로 개발하려던 곳.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공기 좋고 전망 좋은 언덕에 60채의 고급 주택과 부대시설들을 건축해 분양하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자 바르셀로나시가 이땅을 매입한 뒤 일반에 활짝 개방했다.

공원 안에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듯한 집을 지나 오렌지와 블루, 옐로우 등 형형색색의 세라믹 타일로 알록달록 예쁘게 모자이크 장식된 뱀 처럼 구불구불한 벤치, 벽과 기둥 등 곳곳에 장식된 가우디의 기발한 작품들이 가득하다.

당시 완성된 두 채의 주택 중 하나로, 가우디가 1926년 사망할 때가지 살았던 집은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2 ~ 3층에 있는 박물관에는 가우디의 드로잉, 직접 디자인하고 사용했던 가구와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가우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꼭 한번 들러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예술작품?… 가우디 아파트

동화 속 집 처럼 예쁜 아파트 카사 바뜨요(가운데)
동화 속 집 처럼 예쁜 아파트 카사 바뜨요(가운데)

한편 바르셀로나 시내에는 가우디가 디자인한 아파트 건물 여러 동이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바다의 하얀 물보라와 검은 해조를 모티브로 삼은 카사밀라(Casa Mila)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장 유명한 집이고, 동화속의 집처럼 알록달록 예쁜 카사 바뜨요(Casa Batllo)는 각기 다른 건축가들이 1898년~1900년 사이에 현대양식의 서로 다른 스타일로 건축된 다른 두 집과 나란히 서있다.

개성이 강한 세 건축물들이 경쟁하듯 들어선 이 곳을 ‘Mancana de la Discordia’라 부른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온 이 말은 ‘Apple of Discord(분쟁의 사과)’라는 뜻으로, 가장 아름다운 세 여신들 사이의 불화가 시작되고 결국 트로이전쟁의 발단이 됐던 바로 그 황금사과에서 비롯된 말이다. 각기 아름다움을 뽐내며 서있는 세 건축물들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

이사벨 리

빅토리아투데이 2013년 6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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