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책 독서

[교육칼럼] 수학책 독서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1. 수학의 본질 = 문학의 아름다음, 철학적 사고, 종교적 믿음

수학이 실용적인 필요로 태생되었다 하더라도, 수학의 본질은 인간의 무한한 이성적 상상력에 있다. 예를 들어서, 무한대(無限大)와 무한소(無限小), 영(0, 零), 추상적 다차원 공간 등에 대한 수학적 관점은 산수와 수학 전반에 걸친 기본 설정이며, 세상에는 실제하지 않지만 수학에서는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중학교 1학년 기하에 나오는 ‘점(點), 선(線), 면(面)’의 정의만 보더라도 수학은 매우 흥미롭다.  크기가 없고 위치만 있는 ‘점’이 무한개가 모여서 길이를 가지는 ‘선’을 이루고, ‘선’은 폭이 없다면서도 모여서 면적이 있는 ‘면’을 이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런 정확한 ‘정의’없이는 수학의 진리는 한치도 발전할 수 없게 된다.

수학의 무한대와 무한소의 수개념은 크기가 없는 ‘점 (무한소)’이 무한대로 모여서 길이가 있는 ‘선’이되고 또 면적이 되는 기하학적 논리와도 통한다. 즉, 0(無限小) 곱하기 ∞ (無限大)는 어떤 유한한 값이 될 수 있다.   

무한과 같은 추상적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과학은 어떠한가? 예를 들어서, 현대과학은 우주의 크기가 약 137억광년 (빛이 137억년 결려야 도달 수 있는 거리) 또는 950억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확실히 확인하고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주밖으로 나가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우주밖에는 우주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래서, 우주는 크기는 있는데 끝이 없다고(유한하지만 경계는 없다)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기도 한다. 또, 현대 물리학에서 주장하는 우주의 기원을 중성자별의 대폭팔, 빅뱅(Big Bang)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 중성자 별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을 우주라고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생명의 기원을 무생물에게 번개가 전기적 자극을 주면서 생명체로 변행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과학적 가설들은 얼핏 세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이 관찰과 경험만이 진리라고 믿는 논리로는 사실상 입증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수학은 어차피 문학, 철학, 종교에 더 가까운 분류의 인문학의 한 종류이다. 따라서, 수학은 소설과 같은 무한한 상상력을 동반하는 흥미를 느낄 수도 있고, 철학과 같은 고뇌의 성찰을 수학 이야기 독서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다. 특히, 고등학교나 대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계산위주의 응용수학(기본 대수, 미적분, 기하, 확률 및 통계)을 수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수학 이야기 독서를 통해서 수학의 새로운 면을 느낄 수 있다, 또, 수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들도 수학의 본질을 깨닫지도 이해하지 못한채, 전공수학 즉, 추상 대수학, 함수론, 위상수학, 집합론과 수학기초론 등을 공부하지만, 수학이라는 산과 숲의 모습을 수학 이야기 독서를 통해서 볼 수 있다.    

2.수학 도서의 종류

수학 교과서 (수학 교과과정의 참고서 포함)를 제외한 수학 관련 도서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수학 이야기 책: 일상, 실생활, 간단한 과학적 기술적 활용을 예로 들면서, 수학의 지식과 개념, 그리고 실제 활용을 가시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서로, 대부분 유초등생과 중학생을 위한 책들이 많다. 유초등 수학 교과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말 문제나 기하의 응용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에게는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일상의 문제를 수학적 논리로 풀어가는 능력을 학습하고, 음수나 분수 등의 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서,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수학 도서들, 수학이 수군수군 (Kjartan Poskitt 저),  수학 귀신 (Hans) , 수학 영재들 지구를 지켜라 (김성수), 피타고라스 구출적전 (김성수) 등의 책들이 여기에 속한다.

수학자 전기: 전기 문학 형식의 책들로, 주로 수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중고등, 대학생 및 일반인들이 읽으면 매우 흥미 진진한 소설과 같은 도서들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수학자 전기는 많지 않은데, 이유는 일단, 수학의 발견과 진보는 인류에게 엄청난 기여를 헤왔지만, 발명가, 과학자, 군인, 정치가, 스포츠 스타처럼 대중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이해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자들의 전기는 철학자, 문학자, 예술인들의 전기처럼, 수학자가 겪는 고뇌와 정신세계에 대한 중장편 소설형식으로, 어린이보다는 중학생이상 청소년이나 성인이 읽기에 더 적합하다. 대부분의 수학자 전기는 그들의 인생만이 아니고 그들이 발견한 수학적 이론과 의미, 해석도 어느정도 소개 함으로 수학공부에 흥미와 열정을 가지게  한다. 예를 들어서, 힐버트 (Constance Reid), Beautiful mind (Sylvia Nasar), 수학자 피보나치 (Keith Devlin) 등의 수학자 전기 책들이 있다.

수학의 역사 (수학사): 수학사에 관련된 도서들은 중고등학생들, 비전공자, 전공자가 모두 읽을 수 있다. 수학사 내용은 수학의 이론적 배경은 물론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수학 이론의 활용 등 수학 전반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심지어 수학 전공자들이 공부하는 수학사 교과서도 중고등학생들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수학과정과 연관된 수학사 도서들도 출간되므로 청소년들이 현재 배우고 있는 수학을 더욱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수학사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고등학교 정규과목에 포함해 준다면, 수학에 흥미와 열정이 있는 미래의 수학 또는 관련 전공자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수학사 아는 척하기 (Ziauddin Sardar) , 수학사 강의 (Ian Stewart) 등이 비전공자와 일반인들이 읽을 만한 수학사 추천 도서이다.

수리 철학과 수학기초론: 수학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철학적 의미를 공부할 수 있는 책들이다. 난이도가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중고등학생이 읽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내용일 수 있지만, 여러번 반복 정독을 시도하면서 도전해볼 수도 있다. 다만, 수리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식론, 형이상학, 플라톤 주의 등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철학 수학기초론은 수학의 분야들 중 수리논리학과 공리적 집합론모형 이론증명 이론 및 계산 가능성 이론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수학의 기초론은 수학적 명제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것이며, 이는 수리철학의 중심 과제이기도 하다. 추천도서로는 수학철학의 기초 (Bertrand Russell), 수학철학 (Stephan Korner) 등이 있지만, 이러한 도서들은 분야 자체가 쉽지 않기에 난이도가 높은 책들이다.

추상적 수학 이론의 배경에 관한 책: 대부분 이런 도서들은 고난이도 현대 수학을 다루고 있다. 추상 대수학, 편미분 방정식, 측도론, 위상수학 – 위상기하, 위상 대수, 위상 미분, 카타스토로피 이론 등과 같은 현대 수학 이론의 의미, 배경, 해석을 수학적 기호와 함께 가능한 일반 언어로 설명하고자한 책들이다. 물론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현대 수학을 소개하자는데 의도가 있는 책들이지만, 오히려 교과서에 파묻혀 미처 산과 숲의 아름다움을 느낄 새 없었던 수학 전공자들이 전공수학의 의미를 더 깊이있게 느낄 수 있는 도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책들을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수학적 이론을 정확히 학습하고 연습하는 것은 아니고, 비전공자나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이런 도서들의 목적이므로 일반인은 물론, 수학에 많은 흥미와 관심고 미래에 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고교생들이 읽는 다면, 계산 위주의 중고등학교 수학을 넘어 전공 수학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미래에 공부할 내용을 거시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예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김용운의 토폴로지 입문과 집합론과 수학 등이 비전공 대중들도 읽을 수 있게 저술된 책이라고 하지만, 비전공자가 읽기에는 역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3.수학 독서의 필요성과 오해

수학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교과서를 공부하고 문제를 풀어보는 방법이 가장 좋다. 교과서를 공부하지 않고, 위에서 소개한 수학 관련 도서를 읽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수학 능력이 향상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수학 독서를 통해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더해지고, 수학이라는 숲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개념이 머리에 잡힐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분수와 정수 등의 산수 개념부터, 전공자들 조차 이해하기 힘든 추상 수학의 범위까지 다양한 수학 관련 도서들이 많이 출간되어 왔다. 따라서, 이러한 수학 독서의 목적과 필요성 또한 다양하다. 즉, 수학 독서를 통해서, 1) 교과서 수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2) 수학의 본질과 의미를 파악하여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으며, 3) 교과서에서 배운 각각의 내용을 전체적인 개념 속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기억할 수 있으며, 4) 수학을 왜 공부하는 지, 수학이 무엇인지, 수학이 왜 재미있고 아름다운지, 수학이 얼마나 유용하고 필요한지 알 수 있으며, 5) 수학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하여 수학 공부를 할 떄 엄청난 열정을 가질 수 있어서, 1)~5) 등의 이유로 수학 독서는 결국 수학을 매우 잘하는 학생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수학 독서를 통해서 직접 교과서를 공부한 것을 절대 대신할 수는 없다. ‘수학 공부의 왕도’는 수학적 개념(정의, 정리, 성질을 포함)을 교과서에서 공부하고 교과서의 예제와 연습문제로 배운 내용을 더 명확히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어려운 문제에도 직접 도전하는 것이다. 수학 공부는 결국 푸는 것이지 읽는 것이 아니다.         

4.수학 독서 방법

수학 독서가 다른 소설이나 역사서 독서등과 다른 것은 수학관련 도서 내용이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초중학교 학생들 읽을 만한 과학관련 도서들도 일부를 제외하면 과학의 발명과 발견의 ‘결과와 이용’에 관한 것이 많지만, 수학 관련도서는 대부분 수학 자체의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책의 내용이 독자에게 흥미가 있는 분야인지, 난이도 어떤지 파악하고 책을 선택해야 한다.  

수학 독서는 읽으면서 계속 수학적 사고를 해야하거나, 수학적 의미를 고찰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독’을 해야하고 책과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면서 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 아니라면, 책에서 개략적으로 소개되는모든 수학적 정리나 성질, 의미등을 완벽히 이해할 수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장 이해하기 힘들어도 이런 수학적 성질이나 의미 등을 가능한 기억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있다.) 

수학 도서 중에는 난이도 높아서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다른 과학 도서에서 소개되는 발명이나 발견의 결과만 이해하면 되는 것과는 달리, 원리와 의미를 어느 정도는 (가능한 많이) 이해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즉, 수학 독서는 다른 독서보다는 독서 교사의 지도나 도움이 있으면 훨씬 더 좋다. 따라서, 수학교사가 교과서 수학의 커리큘럼과 별도로 수학 도서를 추천해주고 전체 내용이나 특정한 부분을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 과정 또는 수학 과목에 ‘수학사’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포함시키면, 중고등학생들의 수학 교육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수학 독서 토론 동아리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독서를 해 보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중학생 이상이 읽어야 할 수학 독서는 대부분 수학 이론의 원리와 배경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수준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을 단계적으로 배우거나 풀어보지 않고, 글로 이론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욱 힘들다. 따라서,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나 심지어 전체 내용을 오해하는 경우, 여러명이 함께 읽고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알게되고, 다시 한번 책을 읽어 봄으로서 수학 독서의 효과를 상당히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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