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와 전국구 – 올바른 수학공부

[교육칼럼] 지역구와 전국구 – 올바른 수학공부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seahsong@gmail.com www.song-academy.com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해서 선출되는 국회의원이고, 전국구는 비례대표와 같이 전국의 정당별 국회의원 지지율에 따라 선출된 국회의원을 말한다. 이 칼럼에서 지역구와 전국구는 정치적 용어가 아닌 좀 더 다른 의미로 쓴 것이다.)

  1. 고교시절 불량배 이야기

깡패와 건달과 양아치는 서로 다른 부류라고 한다. 비교적, ‘깡패’는 돈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패거리들이 폭력을 쓰고, ‘건달’은 비록 가진 것 없이 빈둥거리기는 하지만 오로지 돈을 강탈하기 위해서 폭력을 휘두르기 보다는 가끔 ‘정의(?)와 명예’를 위해서 나서기도 한다. 한편, ‘양아치’는 깡패계에서는 최악의 평판을 받는데, 명예심 같은 것은 애초에 없고, 뒤에서 공격을 한다든지, 실력으로 안되니까 흉기를 든다든지, 어떤 욕구든 채우기 위해서 폭력적 위협이나 행위를 한다. 결국 세 부류 모두 도덕이나 법을 무시하는 비슷한 ‘깡패’로 총괄 지칭해도 큰 차이가 없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나름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때, 현재나 과거가 그랬듯이 이런 ‘양아치’들과 유사한 불량 학생들이 꽤 있었다. 게중에는 몇명의 패거리들이 몰려다니며 정말 예의 없고 무뢰하게 굴거나, 심지어 골목길에서 학생을 위협해서 돈이나 뻇는 족속들이 있었다. 

필자도 그런 불량배들을 간혹 만난적이 있었다. 그런데, 필자를 포함한 학교 친구들은 크게 기죽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필자가 다닌 고등학교는 싸움쪽에서 ‘전국’이 알아주는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량 학생이 많은 학교는 아니지만, 같은 학교 친구들이 싸우거나 위험에 처해있거나, 인근 불량배가 여학생을 희롱하는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용감히 나서는, 나름 ‘정의(?)감’을 발휘할 줄 알았다. 또, 명문대학 진학률도 꽤 높은 편이었으며, 서울 종로에 위치한 역사가 깊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고등학교였다.

그 당시에는, 남산, 신설동, 청량리, 말죽거리 등에 놀러가면, 노는 불량배 (학생)들이 가끔 시비조의 말투로 접근하면서 말을 걸어온다, “어이, 거기 어디서 온 친구들이야? 너 이 동네 OO 형 아냐?” 대충 이렇게 나오는 애들은, 자기들 중에 진짜 ‘주먹’은 없고, 소위 ‘똘만이’들임을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네들이 이 동네 ‘지역구’냐? 우린 ‘전국구’인데….. 몰라? 뭐야 네들은?..…”라고 하면서, 오히려 자신 만만하게 더 거들먹거린다. 이런 경우 대부분, 교복에 붙은 우리 학교 뱃지를 봤는지, 지역구 똘만이들은 멈칫한다. 그리고는, 약간 기가 꺽인 말투로, 우리 학교의 아무개 이름(우리는 모르는 이름)을 대고, 자기가 그 친구의 친구라고 하면서 흐지부지 마무리하며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칼럼은, 교내 수학 시험에서만 잘하는 ‘지역구’ 학생이 아니라, ‘수능시험’과 같은 교외 시험에서도 ‘기죽지 않고’ 잘하는 ‘전국구’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2. 수학공부에서 지역구와 전국구 학생

중고등학교 때, 필자는 모든 과목들 중에 수학을 가장 좋아했고, 꽤 잘 하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수학천재나 수학영재였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전과목 성적이 우수한 그룹에 속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학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수학 덕분에 좋은 직장도 가질 수 있었다. 수학을 잘했지만 고등학교 1, 2 학년때 전과목 평균 성적은 보통 정도였던 필자가, 만약 수학을 잘하지 못했고, 고등학교 2학년말 겨울방학때부터 열심히 입시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원하는 대학진학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중고등학교 때, 반에서 3등안에 드는,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의 진짜 수학실력을 파악하고는, 조금 놀랐다. 필자가 볼 때 솔직히 그들의 수학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떄문이다. 

학급에서 전과목 평균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수학 점수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그들도 당시에 거의 모든 학생들이 갖고 있는 ‘수학정석’과 같은 유명한 참고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참고서에 있는 문제를 더 풀어봤고, 따라서, 문제 풀이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필자는 ‘학교에서’ 수학 점수가 좋은 학생들 중에는 두 부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 부류로는, 교내 시험 때만 성적이 좋고, 일년에 한 두번 치루는 ‘전국실력평가고사’와 같은 외부기관 출제 시험에서는 수학 점수가 많이 떨어지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또 다른 부류는, 교내 시험에서나 외부고사에서나 큰 차이없이 잘 하는 학생들이다.) 

당시,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국영수’ 세과목만 평가하는 대학별 본고사가 있었던 끝무렵이라, ‘전국실력고사’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세과목만 출제되었다. 따라서, 암기 위주 과목이 아닌, 이해 위주 과목에 대한 공부 실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전과목을 평가하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성적 순위와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전과목 평균 성적으로는 학급에서 중간 정도 성적이었던 필자의 경우도 특히, 국영수 외부 실력고사에서는 등수가 훨씬 올라갔다. 수학시험이 어려울 때는, 학급 5등까지 깜짝 상승하기도 했다.

교내에서 출제되는 수학 시험에는, 많은 경우, 교과서나 ‘수학정석’과 같은 참고서 문제가 숫자만 바꿔서 출제되었으나, 외부 기관 출제 시험에서는 (문제 난이도가 결코 더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생소한 문제들이 출제 되었다. 교내에서는 학생들이 그냥 열심히 공부하면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교직업무에 바쁜 선생님 혼자서 새로 문제를 만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에, 외부 시험 전문 기관에서는 여러 출제 선생님들에게 문제를 분담하여 의뢰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문제를 만들거나, 일본 등 우리와 커리큘럼이 비슷한 외국 서적을 참고해서 (생소한) 문제를 출제할 수 있었다.

3. 올바른 ‘전국구’ 수학공부

 교내가 아닌, ‘전국구’ 시험에서 통하는 수학실력을 향상 시키려면, 수학 풀이를 외우거나 기존 일부 참고서에서 정리한 유형의 문제에만 익숙한 것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참고서나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어떻게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참고서에 나오는, 수많은 형태의 문제를 가능한 많이 풀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수학 과목에만 특별히 매진하는 취미를 가진 학생이 아니라면, 수학이외의 다른 과목들도 공부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뿐아니라, 수학적 창의력 향상면에서도 그다지 권유할 만한 수학 공부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수학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1, 2학년때 친한 친구들과 어울리기에 바빠서, 사실 다른 과목은 물론, 수학 공부마저도 소위 ‘공부를 잘하는 학생’만큼 열심히 할 시간이 부족(?)했다. 대신, 수학 공부를 남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했던 것 같다.

필자도 ‘수학의 정석’, 그것도 ‘실력정석’으로 공부를 했다. 하지만, ‘예제’를 공부하고나서, 그 예제의 형태나 패턴과 유사한 ‘유제(類題)’를 비슷한 방법으로 푸는 식의 기계적 연습에는 흥미가 없었다. 대신, 수학정석에 나오는 ‘필수예제’들을, 힌트나 풀이를 참고하지 않고 스스로 해법을 발견하고 푸는 노력을 했으며, 예제에 딸린 비슷한 유제를 풀어보는 대신, 연습문제로 건너뛰어서 예제의 유형과 오히려 달라보이는 ‘기본’ 문제중에 몇개의 문제를 선택하여 우선 연습한 후, 연습문제 뒤쪽에 계속되는 어려운 ‘실력’문제, 특히 ‘난문(難問)’에 도전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본적 개념과 ‘정리(定理)’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수학정석’과 같은 참고서의 예제에 곧바로 도전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참고서로 공부하기 전에, 교과서에 있는 기본 개념과 정리들과 최소 기본 예제 등을 우선 공부했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들을 스스로 풀어보기 위해서, 미리 많은 문제를 통한 예제들의 해법을 경험하기 전에, 최소한이지만, 오히려 핵심적 개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공식을 포함한 정리들의 증명도 필요에 따라 스스로 시도해보는 것도 포함되어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핵심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입시 준비에서 꼭 기억해야할 개념과 정리들, 즉 문제에 적용할 ‘범위’를 분명히 함으로서, 어떤 문제든지 그 범위내에서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문제를 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참고서에 나오는 예제를 스스로 풀지않고 해법을 보고 익힌후, 그것을 통해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잘 풀수 있겠지만, 실제 입시 시험 등 교외에서 출제되는 시험의 생소한 유형의 문제를 풀기에는 의외로 쉬운 문제를 푸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참고서에 있는 좀 더 다양하고 심화(深化)된 문제를 풀어보는 주요 ‘목적’은, 교과서 개념과 정리만 이용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스스로 푸는 수학적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지, 실제 시험에서 내가 푼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만나기를 기대해서가 아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하다 보면, 수학적 능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고, 따라서 생소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다. 사실은, 수능 시험과 같은 실제 입시에 나오는 문제들은 교과서 범위의 개념과 지식으로 풀 수 있게끔 나오기 때문에, 보기에는 생소해서 어려운 문제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학의 정석’과 같은 참고서에 나오는 예제들 보다도 훨씬 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입시 준비: 실전 문제 풀기

수학공부는 수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학적 추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수능시험’은 물론, 미국의 대학입학시험, ‘SAT’ 또는 ‘ACT’를 준비하는 입시생들은 시험에서 최고의 성과를 갖기 위해서 평소 실력에 더해서 약간의 ‘시험 준비’가 필요하다. 약간의 입시 준비란, 실제 출제된 기출 문제들을 꼭 풀어보는 것이다. 또, 입시 시험에서는 시간제약이 있고, 특히 객관식 시험에서는 실수가 없어야 하므로 정해진 시험 시간보다 약간 더 짧은 시간내에 연습을 해야한다.

교과서는 물론, 많은 참고서들이 입시 준비를 어느정도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 기출문제에만 촛점을 맞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기본개념 설명부터 대표적인 유형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매년 실제 출제된 문제를 그대로 배껴서 책을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학경시대회를 대비하고 싶은 학생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수학 경시의 문제에는 패턴(유형)이 비슷한 문제가 반복해서 출제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회를 대비하고자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경우, 문제를 스스로 풀어서 수학적 능력을 향상시켜야지, 선생님이 푸는 것을 보고 비슷한 문제를 연습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스스로 풀 때까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그래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일단 그 문제를 접어두었다가 (무의식이 풀수 있는 시간을 준 후,)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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