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럴 아츠 (Liberal Arts) 교육

<송선생 교육칼럼 33> 리버럴 아츠 (Liberal Arts) 교육

미국 대학, 특히 미국의 사립대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가 아니라면, 리버럴 아츠 (Liberal Arts) 교육에 대해 다소 생소할 것이다. 리버럴 아츠 교육은 미국의 사립 대학 교육에서 특히 강조되는 부분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의 사립 대학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리버럴 아츠 교육’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칼럼을 통해서, Ivy League와 같은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들의 교육이, 주립 대학들과 어떻게 다른지, 또한 이런 대학들이 입학사정에서 학생들의 지적, 인성적 background를 어떤 가치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간접적으로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본 칼럼의 목적대로, 이와 같은 교육이 왜 중요하고, 그것은 어떤 공부인지, 우리 (중고등학생) 자녀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정의

먼저 Liberal Arts의 뜻을 살펴보자. ‘liberal’이라는 뜻에서 짐작하듯이, 자유(free)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굳이 우리나라 대학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최근 개설된 ‘자유 전공 학부’와 유사한 면이 있기도 하고, 순수학문을 위주로 하는 ‘문리과(文理科) 대학’과 유사한 면이 있기도 하다.

Liberal Arts의 어원 또는 용어는 고대 라틴어 ‘Artes Liberales’에서 유래되어, 오래 동안 사용되어온 말이다. 역시, 라틴어 ‘liberales’는 영어의 ‘free’라는 단어이며, ‘Artes Liberales’는 ‘studies for free citizens’ 즉, ‘자유시민을 위한 학문’이다. 그런데, 당시에 ‘자유시민’은 최소한 현대의 중상층에 해당되는 엘리트 신분이므로, servant가 배우는 기능교육과는 달리 Liberal Arts는 엘리트를 위한 교육으로, 문법, 논리, 수사학(rhetoric), 산술, 지리, 음악, 천문 등을 다룬다.

현대에는 Liberal Arts의 주(main) 과목으로, 클래식(고전문학, 사상 및 과학원저 등), 철학, 역사, 어/문학(Language and Literature), 언어학(Linguistics), 수학, 정치학, 심리학, 종교학, 과학, 음악 등을 말한다. 그리고, Liberal Arts는 professional degree major (전문학위), 즉 공학, 경영학, 법학, 의학, 행정학 등과는 달리, 순수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을 다룬다.

미국의 Lieral Arts 대학

 

Liberal Arts 대학은 원래 유럽에서 기원되었지만 쇠퇴하고, 현재는 오히려 미국의 학부 교육에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유럽이나 캐나다 등의 서구사회도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반면, 미국은 여전히 자본주의 기치가 가장 선명하고, 따라서 차별화된 상류층 귀족 교육이 계속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 Harvard 학부(Harvard College)는 Liberal Arts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하버드의 Liberal Arts 교육은 로마의 (라틴어로) ‘Artes Liberales’를 그대로 이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십 몇 년 전, 하버드 대학 수석 졸업생(Valedictorian)이 졸업식에서 라틴어로 연설을 했다. 연설의 요지는, 로마 제국이 멸망 한 후, 로마 귀족들이 게르만 야만족의 유럽지배를 피해서, 바다 건너 영국으로 대거 망명을 했고, 그 전통을 이어 받은 영국의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대학을 그대로 합쳐서 하버드로 옮겨 온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서, 로마의 전통은 하버드에 살아있고, 하버드의 전통은 전세계를 리드(lead)하는 미국의 정신에 녹아있다는 얘기다. (이때 연설한 하버드 졸업생은 한국계 학생이었다.)

하버드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류층 사회를 이끌어 가는 대학(학부)들은 ‘아이비리그(Ivey League)로 알려진 동부의 8개 사립대학 –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콜롬비아, 유펜, 다트머스, 브라운, 코넬- 이다. 이 대학들의 학부 커리큘럼 특징은 ‘Liberal Arts’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공에 관계없이, 졸업할 때까지, 영어는 물론,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역사학, 철학, 예술학, 과학 역사/철학을 상당량 공부해야 한다. 이런 목적은 상류층들이 갖추어야 할 교양 교육이라기 보다는, 비평적(critical)이고 창의적인(creative) 능력을 함양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해서 성공하고, 또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문을 연구하기 위하여, 깊고 넓은 지적background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인성이 요구되는 Medical Doctor나 Lawyer 등 전문가에게도 꼭 필요한 교육이기도 하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Lieral Arts and cience Colleges)

일반적으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라고 하면, Amherst, Williams 등의 미국의 소규모 4년제 학부 중심 대학을 지칭한다. 이런 대학들은 대학원이 없으며, 교수(사실은 강사)들도, 일반 대학 교수와는 달리, 연구보다는 교육(teaching)에 전념한다. 또한, 이런 대학들은 소규모 수업, 토론식, 세미나식, 튜토리얼식 등으로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진정한 사립대학들이다. 물론, 전반적인 교과 과정도 liberal arts에 중점을 두고, 전공도 인문학이나 순수과학 위주로 개설한다.

이런 Liberal Arts 대학 졸업생들은 다른 종합 대학들에 비해서, 대학원 진학률과 박사학위 취득률이 상당히 높다. 뿐만 아니라, 의대, 법대 진학률도 월등히 높아서, 학생들 중에는 의사나 법조인 집안의 전통을 이으려는 자녀들이 특히 많다.

Liberal Arts 교육의 힘은 바로 성공한 리버럴 아츠 칼리지 출신들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부에서 다져온 학문적 background로,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학계는 물론, 정계, 재계, 의료계, 심지어 예술계(특히, 영화계)에, 특히, 리버럴 아츠 출신들이 많다. 리버럴 아츠 (학부) 출신 유명인사 중, 현재 누구나 알만한 몇 명만 예로 들어 보자.

Steve Jobs (Apple, Reed College), Peter Norton (Norton, Reed), Larry Sanger (Wikipedia, Reed), Barack Obama (US President, Occidental), Hillary Clinton (US Secretary, Wellesley), Richard Nixon (US President, Whittier), Meryl Streep (Actress, Vassar) 등.

중고등학교 때부터 필요한 Lieral Arts 교육

 

미국의 명문 사립 대학의 Liberal Arts 프로그램 수준을 교양 과목 이수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와 같은 명문 대학을 입학하여 무난히 공부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에서 liberal arts background를 탄탄히 해야 한다. 사실은 아이비리그나 유명한 리버럴 아츠 대학에서는 이미 자질과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학생들을 뽑는다. 이과 학생이라 할지라도, 단순히 수학이나 과학만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인문학적, 언어적 논리력을 겸비한 학생들을 훨씬 더 선호한다.

한편, 리버럴 아츠를 강조하는 대학들은 실용적인 공대학부나 경영대 학부가 약하거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꼭 미국의 전통적인 인문학 중심의 사립대학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 캐나다 이민자 자녀라면, 캐나다 명문 대학에서 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저렴한 학비로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용적인 전공을 공부하더라도, 장래의 성공과 현재의 대학 공부를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리버럴 아츠의 background를 튼튼히 하는 것은 꼭 필 요하다.

중고등학생들이 리버럴 아츠의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Classic을 공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Classic ‘소설’만 읽으면 이런 background를 갖출 수 있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 소설은 그 중에 일부분이다. 사실은 소설보다 비평에 중심을 둔 공부를 해야 한다. 과학비평, 역사비평, 철학/종교 비 평 등 다양한 non-fiction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수학이나 자연과학 자체를 클래식으로, (예를 들어서, Euclid, Galileo 또는 Copernicus의 원저(the original work)로) 공부해 보는 것도, 학문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2년 2월3일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