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엔진(Check Engine) 불이 들어온 날

체크 엔진(Check Engine) 불이 들어온 날

박상현 <정원사, 빅토리아문학회 회장 >

며칠째 팔꿈치가 시큰하고 어깨가 쑤시는가 싶더니
체크 엔진 불이 들어왔다

개스킷(Gasket)을 갈아야 하나 점화 플러그를 바꿔야 하나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젖까지 부은 모양인데, 때마침
자동차 딜러가 전화를 해왔다

‘구입하신 차 점검한지 너무 오래됐어요’

그래서 온 몸이 말이 아니었나 보다 그래도
시치미 뚝 떼고 별 탈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 둘러댔다


리프트 타고 올라가 대장 내시경 하는 것도
본 네트 까뒤집고 X-ray 찍어 대는 것도

싫다 쓸 만큼 썼으니 낡을 만큼 낡았겠지

새까매진 엔진오일 빼내 듯 피를 뽑는 일도

관속에 누워 염불하듯 자기공명(磁氣共鳴) 하는 일도
겁난다 엔진을 통째로 바꾸라 할까 봐


한 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닌 데 퍼지기야 하겠어
조심조심 타다 보면 저절로 꺼지겠지

아스피린 한 알 삼키고 이불 속으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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