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입시와 지덕체 (智德體)

[교육칼럼] 명문대 입시와 지덕체 (智德體)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옛 우리나라에서는, 서당을 비롯한 교육기관에서, 천자문(千字文)을 통한 문자학습으로 시작해서, 동몽선습(童蒙先習), 명심보감(明心寶鑑), 소학(小學)을 중심으로 현재의 초중등 교육을 마친 후, 일부 서당의 고급과정이나 태학(太學)에서,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시경(詩經) 서경(書經) 주역(周易) 등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배웠다. 

대략 중국의 주(周)나라시대부터, 초등·중등 교육기관인 소학(小學)에서, 약 5세에서 14세의 아이들이 주로  덕성교육 – 예절(禮)과 음악(樂), 체육교육 – 활쏘기(射)와 말 타기( 御), 그리고 지혜교육 – 글(書)과 수학(數) 등 6가지 과목(六藝)을 통해 ‘지덕체(智德體)’를 함양했다.
소학에서 지덕체의 개인 소양과 수신(修身)교육을 마쳐야만, 고등 교육기관 (현재의 대학)인 태학(太學)에서 대학, 논어, 맹자 등 사서삼경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경영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고구려의 태학(太學), 고려의 국자감(國子監), 조선시대 성균관(成均館)도 주나라의 태학에 해당된다.)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학이 원하는 입학생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준의 핵심은 ‘지.덕.체’이다. 즉, 대학에서 ‘지.덕.체’를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서 동일하다. 그러나, 전인교육, 즉 ‘지.덕.체’ 함양에 힘을 쓰는 대신,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공부만 죽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다. 사실, 명문대학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 학생들이 덕성(德性)이나 체(體力)이 뛰어나다고 인정받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시’라는 단어를 ‘지.덕.체’ 를 포함한 고매한 교육철학과 연관시키기 힘들고, 대신 학부모나 학생들이 생각하는 ‘입시’는 학업성적이나 각종 음악콩쿨, 스포츠 경기 수상경력등 보여줄 수 있는 성과에만 집착하는 등, 지극히 세속적이고 부정적인 면만을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입시준비’를 올바른 ‘교육’과 철저히 분리하는 편견을 가지게 되면, 그 자녀(학생)는 잘못된 입시준비를 하고 있고, 잘못된 교육을 받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따라서, 너무 늦기전에, 대학입시와 지.덕.체 교육의 공통분모를 찾고 동일한 방향으로 제대로 실천해야만,  결국 올바른 배움과 교육을 동시에 이룰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학 입학 조건이 어떻게 ‘지덕체’를 평가하는지 간략히 알아보자. 다시 말하지만,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들은, 학업능력 뿐만아니라, 예체능에도 열정을 갖고 즐길 수 있는 학생, 즉 지.덕.체 모두를 갖춘 ‘Well-rounded’ 학생을 원하다. 

아이비리그와 같은 미국 명문대학 입학사정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factor) 즉, 1st Priority를 인성(Character/Personality)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인성은 여러모로 평가되는데, 대표적인 예가 Application Essay를 통한 ‘성품’ 평가이다. 그래서인지, 꽤 많은 합격자들이 본인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뛰어난 면이 없는 것 같은데, 에세이 한편 잘 써서 들어갔다는 말을 한다. (수년전에 한국가수 타블로가 본인은 에세이 한편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다고 말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타블로의 스탠퍼드 대학 입학자체를 의심했다.)  최근, 한국의 명문대 수시전형에서도 미국의 명문대학 입시요건과 상당히 유사하게 학업 및 학업외 활동을 심층 평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의 입학요건과 정보에 대해서는 수회에 걸쳐서 대학별로 논의할 예정이다.)

스포츠를 비롯한 예체능 활동도 미국 명문대학 입학사정의 중요한 평가요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단한 성과와 재능을 보여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건강한 정신과 체력을 갖추고, 적어도 예체능 분야를 즐길 수 있는 정서적인 면이 있는 학생을 원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예를 들어서, 대학의 운동선수로 지원한다면, 일반적인 전형과 다른 입학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경우, 지원하는 대학의 팀 코치와 우선 상담해야하고, 일정한 학업성적이 되는 조건으로, 코치가 학생의 입학을 결정한다.

대학은 학문을 정진하는 곳이므로, 당연히 입학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학업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개인소양 함양을 목적으로하는 초,중,고등학교 교육목적을 넘어서, 대학의 학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학문의 기본지식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비리그 등 인기있는 명문 대학이 아닌, 주립대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 입장에서는 지.덕.체를 모두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싶겠지만, 여건상 어느 정도 이상의 학업능력을 갖춘 학생을 정원으로 채우기에도 쉽지 않기에, 지(智)를 제외한 덕체(德體)까지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육의 개인적인 목표 – 지덕체 함양

We are not rich by what we possess but by what we can do without. – Immanuel Kant

‘교육’이란 인간이 추구하는 개인의 행복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개인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교육은 바로 인간의 목적, 즉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활동이다. 

명문대학들은, 고등학교 교육까지 잘 받았고, 대학에서도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고, 졸업 후 사회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큰 학생을 원한다. 따라서, 어떤 대학도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지.덕.체의 기본이 모두 갖춰진 학생을 원한다. 

한국 대학의 교직원들도 학생과 ‘교육’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교육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다방면에서 교육을 잘 받은 훌륭한 학생들을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서울대를 비롯한 한국의 명문대학의 수시 입시 전형을 살펴보면, 미국 명문대와 다를 바가 거의 없다. 교육당국의 특별한 규제가 없고, 훌륭한 지원자들이 충분하다면, 공부만 잘하는 학생만 입학시키려고 일부러 의도하는 대학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억지로 안가기

“Oxford is very pretty, but I don’t like to be dead.” ― T.S. Eliot

지.덕.체를 잘 갖춘 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미국 명문대학 입시지원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정말 훌륭한 학생들이 어쩌면 겉치장만 요란한 학생들에게 묻혀버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입시지원자가 너무 많다보니 불합격한 학생들중에는 합격한 학생들 이상으로 훌륭한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보면, 하버드, 예일, 스탠퍼드, 콜럼비아 등 인기가 높은 대학들은 지원자 중 5~6%만 합격할 수 있으니, 실력이 충분하더라도 상당한 운도 따라야 합격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학생들 중에는 대학에서 평가하는 입학사정 요건이나 절차가 자기 취향에 맞지 않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사립명문대학 보다는 주립대학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 대학들간에도 각각 원하는 학생들의 타입이 조금씩 다르다. 대학의 문화와 학생들의 성향도 다르다. 명문 대학들간에도, 학업 능력을 타대학들보다 좀 더 중시하거나, 학업외 과외활동이나 Application Essay에 대한 평가도 다르다. 

따라서, 학생의 실력이 모든 면에서 월등하게 뛰어나도, 하버드나 예일와 같이 몇몇 특정대학만 고집하거나 바라 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게 맞는 대학들을 찾고, 대학마다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내가 선호하는 대학 후보군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대학이 나를 뽑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대학을 골라서 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대학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향지원’을 하라는 식은 좋은 조언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아이비리그 대학만큼 또는 더 많은 장점이 있는 대학들이 미국, 캐나다, 한국 등 세계 도처에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서 그런 대학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그래서, 하버드에 갈 실력은 충분하지만, 일부러 하버드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또한, 입시를 앞둔 학생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위한 글을 쓰려고 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대학입시 준비는 단순히 시험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유아기때 부터 연령대에 맞춰서 지.덕.체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되는데 ‘억지로 하버드대학에 안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선 하버드에 갈 실력과 역량이 되어야하고, 두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가고 싶은 명문 대학을 ‘보란듯이’ 선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실패하면, 그때는 할 수 없이 하버드에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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