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 그리고 기회(Opportunity)

[교육칼럼]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 그리고 기회(Opportunity)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창궐하자 곧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는 물론 남태평양의 섬들까지 환자가 속출했다. 이 전염병은 기세가 수그러들 때까지, 약 2년 동안,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억명을 감염시켰고 약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전염병은 지금으로 부터 약 100년전 ‘1918년 스페인 독감(Flu, Influenza)’으로, 근대적인 방역체계 이후 최초의 공식적인 팬데믹(Pandemic)이었다. 100년 당시에도, 미국의 몇몇 주의 방역 대책으로, 직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극장이나 영화관과 같은 장소를 폐쇄하는 등, 현재의 COVID 19 (2019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1918년 팬데믹이후에도 1968년 홍콩독감 팬데믹, 2009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있었다. 가장 최근 2009년 팬데믹에서는 약 7천만 명에서 1억 4천만 명 정도가 감염되었고, 약 15만 명에서 5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2020-08-30, COVID 19 현황: 약 감염 2530만, 사망 85만)

국제 교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몇 백년전에도, 이처럼 무서운 점염병들이 전세계를 여러번 덮쳤다. 치사율이 30%에 달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었던 천연두(Smallpox)는15세기에 창궐하여,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면서부터 감염자가 줄어들었고, 1979년이 되어서야 박멸이 되었다. 이전에도, 14세기 전후 유럽 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Black Death, Plague)은1700년대까지 전 유럽을 휩쓴, 정말 무시무시하고 악명 높은 전염병이었다.

COVID 19 – 침체의 시기인가, 극복의 시대인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는 온 세상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며,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현재의 코로나 시기가 역사상 특별한 시대도 아닌 것 같다. ‘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의 역사는 인류의 문명사 (1947, Arnold J. Toynbee)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인류는 문명을 이루기 훨씬 전, 선사(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 자연의 재해와 역병이라는 큰 도전에 끝임없이 직면해 왔다. 하지만,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늘 그랬듯이 용감하게 응대하였고 결국은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

하지만, 모든 집단이 거대한 자연의 재난으로부터 승리하고 생존해 온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집단들이 굴복하고, 패배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심지어 멸종되기도 했다. 이는 응전할 용기가 없었거나, 스스로 포기했거나,  도전에 맞섰지만 준비와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비드 19 시대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사회적 거리를 두고 칩거하면서 감염의 확률을 최대한 낮춰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으면서 최선의 예방을 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 종사자나 의학 전문가가 아니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자제와 침체의 시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 신체적 활동이 제한되고 사회전반이 침체되더라도, 역사의 시간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침체기 속에서, 그리고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해서, 기회(Opportunity)를 준비해야  한다.

기회(opportunity)   

“The word ‘crisis’ is composed of two characters, one representing danger and the other, opportunity” 케네디 대통령은,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두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1959년과 1960년 두 번의 연설에 걸쳐서 말했다. 위 문장을 간단히 표시해보자. 위기 (crisis) = 위(危, danger) + 기(機, opportunity). 

그런데, UPenn의 Victor Mair 교수에 따르면, 위기란 한자풀이가 잘 못 해석되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중국어에서, ‘기 (機, 机)’는 기회(opportunity)의 의미가 아니라, 막 시작되는 때 (incipient moment), 또는 변화의 시점 (crucial point)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매우 교훈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명언이다. Crisis 즉, 위기는 문자대로 ‘Crucial Point’이고, 그 순간은 전혀 내가 예상하거나 계획하지 않았지만, 변화와 혼돈(disorder, chaos) 가운데, chance를 opportunity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에는 chance와 opportunity가 있다. 그런데, 영어에서Chance는 ‘뜻하지 않은 우연한 기회(시간)’인데 반해서, Opportunity는 ‘준비되고 계획된 기회’로 분명히 다른 의미이다.) 

공자(孔子)는’성공은 사전 준비에 의존하고, 준비없이는 필패한다’고 했다.  준비된 기회, 즉 Opportunity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말씀이다.

코로나 시대는 세계에 닥친 위기이고 자연의 도전이다. 우리자녀들에게도 위기와 침체의 시기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즉, Opportunity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COVID 19의 심각한 학력저하 위기

COVID 19 Pandemic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정상적인 수업을 하지 못하면서, 불과 몇개월 동안에, 학생들의 학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부모나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류층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중류층 이하 아이들의 학력 격차 또한 심해지고 있다.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뛰어난 상위권 학생의 성적 변화는 거의 없는 반면에 학교에서 지도해야만 공부 습관이나 성적이 유지되는 중위권 학생의 경우 대부분 하위권으로 처지며 학력 수준이 하락했다.
등교일수가 적을수록 맞벌이 가정이나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두드러져 2학기에는 등교일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많다.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하는 학력 격차를 줄이는 게 공교육의 역할이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쉽사리 등교를 늘리지 못하니 학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기초학력 저하도 심각해 2학기에도 제대로 등교하지 못하면 올해 배운 내용을 내년에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교사들의 자조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가히 ‘코로나 유급’ 수준이다. 시험문제를 아무리 쉽게 내도 아예 풀 엄두를 내지 못한다니 2020년 세대는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듯하다.’ (천지일보(http://www.newscj.com), 최선생의 교단일기 2020-08-04)

빅토리아에서도 코로나의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여론조사기관 Leger에 따르면 개학 후 학교에 보내겠냐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BC주 학부모 중, 40퍼센트만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BC주). 대신, 많은 학부모들이 홈스쿨링으로 바꾸고, 심지어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은 가정교사를 집에 상주시키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자녀들이 코로나 시대의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캐나다에서도 연령층에 따라, 사칙연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코로나 새대 중학생, 분수 계산이 힘든 고등학생, 단순한 대수도 이해하지  못하고 간단한 방정식도 풀지 못하는 대학생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런데도,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상황이 내 자녀에게만, 또는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 심지어 일부 부모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자녀들을, ‘그래, 이럴 때 실컷 해봐라’라는 식으로 방치하는 부모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녀들을 ‘코로나 유급 세대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그 시기에 비슷한 또래들이 다 그랬다고 자위할 지도 모르지만, 장래에 자녀들의 경쟁사회에서는 그러한 excuse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회에 나오면서 점점 나이가 다른 세대와 경쟁하게 되고, 사회는 제대로 교육받은 세대에게 맡기면 그 뿐이다. 현재의 잃어버린 시간을 산 학생들은 잃어버린 세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코로나 저학력 세대에서 Opportunity로 전환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위기의 시간 속에, ‘준비되고 계획된 opportunity’로 만들면, 기대이상의 기회, 즉 ‘golden chance’가 올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남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실력을 갖추면, 명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와, 더 좋은 직장에 채용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활짝 열려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자에게는, 거대한 성곽의 닫혀버린 철문처럼, 사회는 차갑게 외면할 것이다.

COVID 19 직전까지 미국의 명문대 입학 경쟁률은 계속 높아져왔다. 최근 2020학년 스탠퍼드 대학의 합격률은 4.7%, 하바드 대학은 5%로, 운동선수나 Legacy (동문 부모 등)의 특혜 입학과, 게다가 인종별 가산점을 감안하면, 실제 (특히, 아시아 학생의) 합격률은 더욱 낮아지고, 따라서, 합격권대에 있는 학생들 중에 누가 더 우수한가를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COVID 19 시대를 겪으면서 세계화는 주춤하고, 세계질서의 판도는 한동안 지역화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유학의 열기도 주춤하고, 각 나라의 수재들은 그 나라의 명문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을 더 고려하고, 각국의 명문대학들도 자기 나라 학생들을 더 선호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전술(前述)한 바와 같이, 현재의 중고등 학생들의 평균 학력저하와,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가 감소할 것이다. 결국, 명문대학을 준비하는 우수한 유학생들 수가 줄어들 것이지만, 반면에,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침체와 좌절의 시기일수록,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묵묵히 나갈 수 있는 학생들이 말로, 세대를 넘어서 어떠한 사회적 도전 앞에서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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