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ia’s Kimchi

Alicia’s Kimchi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4>

엘리샤 리 <수필가, 화가/빅토리아문학회 회원>

내가 몸 담고 있는 은혜장로교회에서는 1월 첫 주일 떡국을 먹는다. 이 행사를 위해 나는 약 3 주전에 김치를 한 박스 담근다. 김치를 담궈 이틀 실온에 두었다가 김치 냉장고에 들어가서 15일 정도되면 입에 딱 맞는 아주 근사한 맛이 난다.

전 교인의 입에서 “김치, 김치, 와, 와” 김치 좀 더 먹을 수 있나요? 하면서 부엌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혹 남은 김치가 있으면 한쪽 집에 가져 가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지 부엌에 들어와 내 눈치를 살핀다. 그럴 때면 나는 아무도 몰래 그 성도에게 김치 한 포기 싸서 준다. 그 성도는 배시시 웃으며 “우리 아들이 권사님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요”라며 고마워한다.

작년 10월 중순에 과거 서브웨이에서 일하던 필리핀 여직원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내게 김치 만드는 법을 배워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그러마 해 놓고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막상 고국으로 돌아 갈 날이 임박해오니 그녀는 무조건 배추와 마늘 등을 사가지고 우리 집에 쳐들어왔다.

이럴 때는 나도 두 손 들 수 밖에 도리가 없다. 포기 김치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막김치를 담그면서 대충 레서피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필리핀으로 돌아간 지 3 주 후에 이렇게 김치를 만들어 벌써 출시 하지 않은가? 나는 너무나 놀라기도 했고 그녀의 열정에 박수를 쳐 주게 됐다.

그 후 소식은 한번에 이 작은 통 30개 정도 만드는데 하루에 다 팔린다고 한다. 고춧가루를 잘 구할 수 없는 것이 그녀의 고민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일도 하고 돈도 번다며 너무 좋아한다.

바이타민 샵에서 일 할 때 점심때 한번씩 들고 가는 내 김치 맛을 본 직원들이 샵에서 팔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에 한때 내 김치를 납품해 보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매니저 말이 상품화 시키려면 커머셜 부엌이 있어야 음식 판매 기준에 부합 하단다. 맛 만 있다고 내다 팔 수 없는 이곳 실정을 내가 왜 모르겠나? 지금은 일단은 접고 나와 내 이웃들이 즐겨 먹고 있지만 때가 되면 아주 쌈빡한 디자인으로 좋은 김치를 출시해 볼 생각이다.

많은 분들이 이미 내 김치의 맛을 알고 있듯이 내 김치의 특징은 과일이 양념의 절반을 차지 하기 때문에 설탕이나 기타의 당분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고급 젓갈을 쓰는 이유로 타 김치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김치 국물을 마시면 톡 쏘는 사이다 맛이 나기 때문에 국수나 냉면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

돈을 번다는 개념도 있겠지만 내가 죽고 나면 내 김치는 이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니 ‘엘리샤표 김치!’의 출시 날을 기대해 본다.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