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 교육칼럼 90> 미국 대학과 캐나다 대학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에 유학 온 학생 부모와 상담한 적이 있다. “우리 애를 미국 대학에 보내려고 했는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서, 캐나다 대학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캐나다와 미국 대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캐나다 유학생과 부모들은 캐나다 대학이 미국 대학보다 입학하기가 쉽다고 잘 못 생각하기 쉽상이다. 왜냐하면, 미국 대학을 입학하기 위해서는 SAT I, SAT II, Extra Activity, Application Essay, AP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평범한 미국 대학을 들어가는 것보다, 캐나다 대학을 입학하는 것이 더 어렵다. (필자가 봐온 경험에 따르면, 졸업도 캐나다 대학이 미국 대학보다 어려운 것 같다.)
미국 대학이 캐나다 대학과 다른 점

미국의 대학 시스템이 캐나다 대학과 다른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사립대학 시스템이다. 캐나다에도 BC주의 Trinity Western이나 Quest와 같은 4년제 사립대학이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캐나다 대학들은 공립 대학들이다.
반면에, 미국에는 Harvard, Yale, MIT등 Top 10 대학들은 모두 사립 대학이며, 30위권 상위 대학들도 사립대학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만한 미국의 대학 시스템중에 하나가, Liberal Art Colleges인데, 대학원이 없는 4년제 학부 중심 대학들로, 그 중에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못지 않은 명성과 내실을 자랑하는 명문 사립대학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Obama 현 대통령의 경우 Occidental College (44th ranking in Liberal Arts, LA 소재)에서 3년을 공부한 후에, Columbia University를 졸업했으며, Hillary 전 국무장관은 Wellesley College (4th ranking in Lib. Arts, MA소재)를 졸업했다.

중산층 이상의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Ivy League나, Liberal Arts에서 좀 더 내실있는 대학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하여, 사립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도 크다는 점이 캐나다의 사정과 다르다.
캐나다 대학과 미국 대학 입시에 대한 오해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미국 대학 입학이 더 힘든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건 편견일 수 있다. 입시 지원 절차가 약간 더 귀챦다는 것이지,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시간투자는 결국 같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SAT I이라는 시험을 친다. 시험 내용은 영어 독해, 작문, 그리고 10학년 정도 레벨의 기본 수학이다. 하지만, 이 정도 준비는 BC주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면 다 해야하는 거다. 고교 10학년 영어, 수학, 과학, 11학년 사회, 12학년 영어 주정부 시험은 대학입시를 위한 첫 번째 졸업요건이며, 특히 12학년 주정부 영어 시험은 대학 입학여부에 결정적인 평가 요소가 되며, 시험의 난이도 또한 만만치가 않다.
물론, 미국 대학을 가려해도, 고교 졸업은 필수 요건이므로, SAT I이란 추가 시험을 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SAT I의 문제 난이도가 상당히 여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대학을 지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SAT I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도 아니다. 또한, 캐나다 대학과 레벨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높은, 주립 대학들이 아주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것도 결코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해 보면, 일단 시험을 치기 위한 기본 준비를 하는 것에는 큰 시간투자가 꼭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실력과 노력이 요구된다.)
물론, 아이비리그나 Top 리버럴 아츠 합격자들의 평균 SAT 점수는 Top 1~2% 내의 고득점인 것이 사실이지만, 예를들어서, Washington 주 최고의 주립대학, University of Washington(26th in world university ranking)의 SAT ‘평균’ 점수는 1800 (Top 25%) 정도인 반면, Top 25%의 내신 성적으로 BC주 명문, UBC(32nd in world univ. ranking)를 입학하기는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미국 대학에서 수학(修學)의 잇점
아이비리그급 사립대학이나 UC Berkeley 등의 세계적인 명문 주립대학이 아니더라도, 캐나다 유학하는 고등학생이 미국 대학을 지원하는 데는 많은 잇점이 있다.
첫째, 캐나다 대학보다 더 높은 명성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가 용이하다. 이유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대로다.
둘째, 미국에는 약 2000개의 대학이 있으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기가 쉽다.
셋째, 미국 대학을 다니다 한국 대학을 편입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 필자가 아는 학생들 중에는 미국 대학을 다니다 한국 대학으로 편입하는 사례를 많이 본다. 이는, 한국의 대학들이, 미국 대학에 대한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나다 대학을 다니다 한국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이 꼭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대학에 잘 알려지지 않은 캐나다 대학이라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편입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넷째, 미국 대학의 졸업이 캐나다 대학보다 약간 더 쉬운 경향이 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캐나다 대학보다 단점인 이유
물론, 캐나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좋은 점도 많다. 예를 들어서, 유학생들의 경우, 미국 대학을 졸업하면 곧 바로 한국으로 귀국을 해야하지만, 캐나다 대학을 졸업할 경우 2~3년 동안 캐나다에서 머물면서 취업을 시도할 수 있다. 더군다나 캐나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캠퍼스 밖에서도, 주당 20시간 일을 할 수 있고, 외국인 학생들도 (코업 학생 비자로) 코업(co-op, 또는 유급인턴)하기가 어렵지 않다. 이런 점들은 캐나다 대학 유학생들에 비해서, 미국 대학 유학생들에게는 큰 단점이다.
이외에도, 캐나다 유학에 비해서, 미국의 불안전한 치안 문제와 높은 학비는 미국 유학의 단점이다. (그런데, 미국 중남부의 주립대학 중에는 오히려 학비가 싼 경우도 많다.)
캐나다 대학 준비도 미국 대학 준비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미국 대학을 입학하기 위해서는 두 개 정도의 SAT II (Subject tests)를 쳐야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사실은 이런 시험은 주로 Top 20위권 이내의 대학들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에 해당되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AP (Advanced Placement) 과목이 요구되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것은 사실이 아니다. AP 과목을 공부하는 이유는 캐나다나 미국 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 공부를 잘하기 위한 것이지, 대학 입학의 필수 요건은 아니다. (오히려, AP Calculus는 캐나다 동부의 몇 대학에서는 필수임)
또한, SAT 영어 공부가 미국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캐나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영어 과목이 외의 영어 공부가 필요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캐나다 대학이나 미국 대학 모두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에 걸맞는 고급 아카데믹 영어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SAT 정도 수준의 독해(reading)와 작문 표현(written expressions)에 대한 지식과 능력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끝으로,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미국 고등학교가 아닌, 캐나다 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하는 것이 불리한 점은 거의 없다. 오히려 캐나다의 경우 유학생들을 위한 공립 고등학교 시스템이 잘되어 있고, 안전, 비자, 교육의 quality 등에서도 훌륭하기 때문에 캐나다 대학은 물론, 미국 대학 진학 준비에서도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단,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경우, 미국 사립대학에서 재정지원이 가능하고, 거주지역의 주립 대학 학비의 경우는 다른 주 또는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서 훨씬 더 저렴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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