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휴식과 힐링의 장소 제공하고 싶어요”

“편안한 휴식과 힐링의 장소 제공하고 싶어요”

<달리는 사람들>  에어비앤비 오픈한 남궁동-김종순 씨 부부

요즘 에어비엔비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숙박업계의 또 다른 강자로 등장했다. 한인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알고 보면 에어비엔비는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에어비엔비는 기존의 숙박업체들과는 달리 자신의 집을 다른 여행자들과 공유한다는 컨셉으로 지난 2008년 8월 처음 시작돼 이제 전 세계 190여개국으로 퍼져나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이 회사 웹사이트에는 거의 140만개 숙박 리스트가 올라와 있다. 이것은 지난해 2월 회사가 밝힌 60만개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참고로, ‘Airbnb’라는 이름은 공기를 넣어 사용하다가 접어 보관하는 침대인 ‘airbed’와 ‘breakfast’가 결합된 것이다.

빅토리아에도 콜우드 지역에 한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엔비가 있어 찾아가 봤다.

에스콰이몰트 라군이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남궁동, 김종순 부부의 집이 그곳. 집안에 들어서면 먼저 거실에서 커다란 창을 통해 푸르른 바다와 라군, 마운트 베이커의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싱글, 더블, 트리플룸 등 10개의 침실을 갖추었고 대부분의 방에서 아름다운 바다와 다운타운 전망을 볼 수 있다. 거실 구석구석 마다 한국에서 가져온 전통 무늬가 그려진 가구와 민속공예품들을 전시해 집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남궁 씨 부부가 빅토리아에 오게 된 것은 아이들 때문이다. 두 아들이 1년간 빅토리아에 유학와 공부하다가 아예 가족들이 이민을 오게 된 케이스. 2007년 빅토리아에 온 이들은 도시 곳곳을 샅샅이 돌아본 후 조용하고 전망이 좋은 이 곳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만 해도 주변에 집이 전혀 없는 숲이었다고 한다.

홈스테이 운영을 계획하고 왔던 이들은 2년을 기다린 끝에 BC주정부 인증 라이선스를 받아 유학생들을 위한 홈스테이를 시작했고 나중에는 민박도 병행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인 유학생들이 많지 않은 지역에 살다 보니 시련도 겪었다는 이들은 약 7년간 홈스테이와 민박을 운영했던 노하우를 살려서 에어비엔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약 4개월 전 에어비엔비와 호텔 예약 사이트 booking.com에 등록한 뒤로 꾸준히 손님들을 맞고 있다. 세계 각지로부터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캐나다나 미국은 물론 주로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여행자들이 가장 많고, 러시아나 동남아시아등 다른 나라 사람들도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김종순 씨는 “한국인들은 주로 가족 단위로 여행하는 반면, 유럽 등 서구지역 여행자들은 혼자 여행하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자연환경을 만끽하면서 조용하게 지내다가 가는 분들이 많다”며 정서의 차이를 느낀다고 말한다.

식사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종종 가족들의 식사시간에 투숙 손님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는 따뜻한 정을 나누기도 한다. 한국음식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외국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고 한국에 대해 더욱 큰 호감을 안고 돌아간다고.

최근 에어비앤비 등 사이트를 통해 숙소를 빌려준 뒤 집이 난장판이 된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이 집은 주로 조용하게 쉬고 가는 여행자들이 찾다 보니 다행히 아직은 말썽 부리는 손님은 없다고 한다. 다만 가장 첫 손님이었던 미국인 부부가 와서 자신들이 없는 사이에 샤워도 하고 세탁기 사용 후 그냥 가버린 일이 있어 그 다음 부터는 꼭 숙박비를 먼저 받고 있다고.

에어비앤비 사이트 리뷰를 보면, 이 집을 이용한 여행자들의 점수는 별 5개 만점에 4.5점으로 매우 높다. 특히 아름다운 전망과 주인의 친절함에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서브웨이와 스시 레스토랑에서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등 누구 보다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남궁 씨는 또 온돌공사 기술자이기도 해서 겨울철에 한국식의 따끈따끈한 온돌바닥을 원하는 교민들이 있다면 상담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여행자들이 우리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힐링하고 가기를 바라며 손님들에게 여행하는 동안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집이 손님들에게 평화로운 쉼터가 되기를 바라는 이 부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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