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년 새학기

<송선생 교육칼럼 122>새학년 새학기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여름방학책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방학동안 해야할 모든 일들을 리스트에 적고, 자칫 나태해 질 수 있는 하루의 시간을 아껴쓰고자 동그란 원형 일과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여름방학이 시작된지 일 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거의 계획했던 일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결국, 개학을 이틀 앞두고, 밀린 방학숙제와 일기를 하루만에 해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 방학숙제만 잘 넘기면, 다음 여름방학에는 미루지 않고 제때 하겠다고 반성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방학숙제책과 일기장에 매일 날씨를 적어야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 결국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초등학교 시절 늦여름 날은 늘 이렇게 씁쓸한 회환의 계절이 되곤 했다.

하지만, 새 학년 새 학기의 시작은 달라져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그 ‘시작’은 짧은 시간이지만, 결과의 ‘반’을 결정할 만큼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작을 잘 하지 못하면, 방학이 끝나던 늦여름 날의 씁쓸함보다 훨씬 더 심한 괴로움을 갖게 된다.

작심삼일과 용두사미

방학이 시작될 때 처럼, 새 학년이 되었을 때도 색다른 각오로 도전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마음먹은 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서, 새 참고서를 사서, 완전히 독파하려고, 처음 몇 페이지는 줄을 긋고, 중요 표시를 하면서 책이 지저분해지지만, 몇 페이지를 못 넘기고 책은 깨끗한 채로 남겨지기 일수다. 또, 하루에 일정한 분량의 단어를 외우기로 작정하지만, 며칠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작심삼일(作心三日, Good for only three days)’ 즉, 결심하고 계획하지만 실행할 의지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용두사미(龍頭蛇尾, A flash in the pan)’ 형도 많다. 처음 시작때는 왕성하게 시작하지만, 결국 부진하게 끝나는 경우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데, 기승전결을 잔뜩 기대하는 관객에게 처음 시작하자마자 사건의 최절정이 될만한 장면을 보여준 이후로는, 영화가 지루하고 맥빠지는 이야기로 흐르다가 그냥 끝나버리는, 최악의 Anticlimax scenario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과 같다. 좀 더 실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처음 학기가 시작되서 첫 단원은 열심히 하다가 두 세번째 단원에 가서는 어려워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문제는 작심삼일이나 의지박약(意志薄弱)의 경우와는 달리 잘못된 계획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학업의 특성상, 대부분 과목이, 처음 시작되는 내용 즉 도입부분은 비교적 쉽게 출발하지만, 살이 붙고, 응용이 되고, 복합적인 내용으로 바뀌면서 점점 어려워지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학업계획을 세운 경우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 To add insult to injury)으로, 일부 교사나 교수들은 처음 쉬운 부분에서는 천천히 진도를 나가다가, 나중에는 급행 열차처럼 지나가고, 심지어는 마지막 단원에 가서는 시간이 없다보니 숙제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처음부터 어렵게 하면, 일찍 감치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이 생길까봐 처음에는 기초를 튼튼히 해주고 흥미도 유발시키려고 하는 의도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던 학생으로서는 교사를 믿고 쉬운 도입부분만 열심히 했다가 막상 중요한 부분에서는 시간에 쫒겨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경우이다.

작심삼일과 용두사미를 해결하는 방법

‘작심삼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친구는 사흘(3일)마다 계획을 세우면 되지 않냐고 농담을 한다. 농담이 아닌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작심’하고 계획하는 것보다, ‘의지’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며 계획을 실행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몇 일 동안만이라도 의지를 불태우며,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수시로 다시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특별히 의지가 강한 사람들도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는 일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인 자기목표가 견고해야 한다. 또 그 목표는 자기가 진실로 원하는 바이거나, 적어도 목표를 성취했을 때 자기가 원하는 보상이 따른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용두사미’를 해결하는 방법도, 사흘마다 계획을 세우면 된다는 아이디어와 비슷한 발상으로 하면 된다. 즉, 용두사미의 반대, 사두용미(蛇頭龍尾)가 되게하면 된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게 끝에는 창대하게… ‘ 실제로, 모든 일은 처음 부분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시간과 노력을 배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단숨에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을 읽을 때, 우선 전체 줄거리를 대충 봐두고, 앞 도입 부분과 중간, 끝 부분이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 어느정도 생각한 후,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훨씬 지겹지도 않고 앞에 부분 이상으로 중간과 뒤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더 커진다. 또는, 심지어 책의 목차에서 가장 어렵거나 중요한 부분을 불완전하지만 40~50%만이라도 먼저 공부해 보고, 다시 처음부터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예로, BC주 고등학교 12학년 수학의 경우, 각 Chapter 마다 다른 주제를 갖고 있지만, 학기 중간 쯤 되면, 상당히 바쁠 것이므로, 비교적 쉬운 처음 부분(chapter 1. Transformation)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진도의 중간에 해당되는 삼각함수를 함께 공부해 두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아니면, 학기말에 바쁠 것이라고 예상되면, 가장 마지막 Chapter인 순열조합(Combinatorics)를 미리 공부해 두면, 왠지 느긋한 마음으로 수학진도를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물리의 경우도, 처음 시작하는 Kinematics처럼 단순한 부분에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를 시작하다가, 조금 더 복잡해지는 Momentum 부터는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쉬운 부분은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중요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식으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좋다.
역사 공부의 경우야 말로, 처음 공부할 때부터 세세한 것을 모두 외우고 말겠다는 대단한 각오(?)는 대표적인 용두사미의 잘못된 방법이다. 올바른 역사 공부방법은 처음에는 전체의 흐름을 우선 두 서너번 주욱 읽으면서 역사의 흐름을 우선 살펴본 다음, 다시 처음부터 세세한 사건과 문화, 정치 등의 주요 사항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정리하고 기억하도록 해야한다. 다시 말해서, 나무 하나하나의 감상에만 치우쳐서 숲을 보지 못하면 제대로 역사 공부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새로운 학년이 시작될 때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해둘 것

1) 적어도 10학년 학생들이라면, 대학 입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의외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선 모든 과목을 열심히 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 학과와 대학을 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고등학교에 이과와 문과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학생 각자가 커리큘럼(course selection)을 짤때 개인의 목표에 따라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모든 과목을 다 열심히 하면 좋겠지만, 한 학년 동안에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은 최대 8개 과목인데, 각 대학별, 전공별로 평가하는 4~5개 주요 과목 이외에도, 졸업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이수해야할, 선택과목과 예체능 및 기술 과목을 들으려면 생각보다 여유가 많지 않다. 더군다나,대학입시에서 요구되는 과목은 아니더라도,대학에 진학하려는 고등학생들에게 강력하게 권해지는AP (Advanced placement) 과목들까지 공부하려면 10학년 또는 11학년 때 이 과목, 저 과목을 배회하면서 목적없이 공부하지 말고 대학에서 전공할 분야를 감안해서 수강 계획을 세워야 한다.

2) 미국의 명문 대학에서 공부할 생각이 있는 학생들은, 각종 미국대학 입학시험 일정을 챙겨봐야 한다. ACT, SAT Reasoning Tests, SAT Subject Tests 등의 시험 날짜는 물론, 등록 가능기간, 시험에 나오는 내용과 범위, 시험 준비 기간, 모의고사 연습 방법과 시기 등을 꼭 계획해두고 책상앞에 붙여놔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시험들에 대해서 학교에서 공지하거나 리마인드 시켜주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또 AP 시험은 일년에 한 번 밖에 없으므로, 그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AP 과목 진도를 마치고 실전 문제 연습까지 감안한 계획을 짜야한다.

3)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각종 수학 경시대회의 시행일, 등록일 등을 미리 알아두고 준비해야 한다. 다른과목에 비해서 유독 수학 과목을 잘해야되는 이유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영어(국어)와 수학은 거의 모든 종류의 학문과 연관이 있고,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포기해야할 학문, 전공, 직업이 너무 많고, 근래에는 자연과학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의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기도 힘들다. 반면, 수학을 잘 할 수록, 다른 사람들이 도전하기 힘든 분야의 공부와 직업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4) 체력관리는 공부 이상으로 중요하다. 또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정하고 꾸준히 이행한다. 특히, 주말에는 봉사활동과 취미활동도 틈틈히 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를 잘 해야 한다. 단, 학업에 지장을 줄 만큼 지나치게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예체능 활동이나 과외활동은 특수한 목적이 아니라면 고등학교 10학년 이상 학생들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에 과도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는, 학업은 물론, 체력관리와 정상적인 정서활동을 모두 망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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