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 당한 맥도널드 초대 연방총리 동상

팽 당한 맥도널드 초대 연방총리 동상

기숙학교 설계 이유 철거 후 논란, 헬프스 시장 사과

빅토리아 시청 건물 앞에 있던 존 A 맥도널드 경의 동상이 철거된 후 많은 후유증이 일고 있다.

빅토리아 시의회는 원주민 커뮤니티와의 화해를 위해 기숙학교의 원조 설계자로 알려져 있는 캐나다 연방 초대총리 맥도널드 경(재임기간 1867~1873, 1878~1891)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11일 이를 곧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동상 철거 이후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증폭되면서 마침내는 리사 헬프스 시장이 사과하는 등 뒷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송히스족과 에스콰이몰트족 등 원주민 사회는 동상 철거를 적극 지지하면서 이를 환영했다. 송히스족의 론 샘 추장은 “맥도널드 경 동상 철거는 (역사) 진전의 가시적인 상징”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여정이 함께 진척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헬프스 시장은 “시청 앞에 있던 동상은 원주민 커뮤니티와 시청 간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벽이었다”고 규정하고 “동상을 이전하지 않은 채 믿음과 존경심으로 원주민들을 시청으로 초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해는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야지 마음에 담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맥도널드 총리 지지그룹인 맥도널드 소사이어티와 동상 제작자인 돈 던 씨는 시의회의 결정이 졸속인데다 비밀리에 서둘러 진행됐다며 이를 비난했다. 조각가 댄 씨는 “시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잘라 말하고 “동상철거 작업이 단 10일 만에 서둘러 비밀리에 완료됐다”고 맹비난했다.

반대그룹의 비난이 일자 헬프스 시장은 29일 자신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를 통해 “화해 액션에 동참을 원하는 빅토리아 주민들의 열망이 이처럼 강할 줄 몰랐다”며 “중요한 결정에 일부 주민들이 제외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헬프스 시장은 “화해란 곧 원주민들의 리더십을 따르는 것이자 대화를 의미한다. 복잡한 문제이니만큼 실수도 있을 수 있지만 길을 찾아 함께 이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커뮤니티와 보다 광범위한 대화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은 “존 맥도널드 소사이어티와 조각가 존 댄 씨를 초청해 만나기로 했으며, 이들과의 대화는 화해를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초대 연방총리를 지낸 맥도널드 경은 두 차례에 걸쳐 총 19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캐나다 흑역사의 하나로 기록되어 있는 원주민 기숙학교를 설계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청 앞에 세워진 그의 동상은 시청을 드나드는 원주민족들에게 기피와 원망의 상징물로 인식되어 왔다. 시의회는 ‘진실과 화해의 날’ 국경일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연방정부와 뜻을 같이하면서 이번에 그의 동상을 철거했다.

논란 속에 철거된 맥도널드 총리의 동상은 아직 새로운 설치 장소를 결정하지 못한 채 창고 속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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