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해안 최고의 해양생태공원

서부해안 최고의 해양생태공원

<밴쿠버섬 10배 즐기기 66> 포트 렌프루 Botanical Beach 

여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자녀들의 새 학년도 개학이 2주 후로 성큼 다가왔다. ‘방학이 끝나기 전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곳 어디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호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하기에 딱 좋은 곳, 포트 렌프루의 Botanical Beach Provincial Park을 소개한다. 멀지 않아 당일치기도 가능하고, 원하는 사람은 부근의 롯지에 묵거나 포트 렌프루 해변 캠핑장에 텐트를 칠 수도 있다.

참고로 이곳을 방문할 때 꼭 챙겨야 할 사항은 사전에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Low Tide)시각을 확인하고 그보다 한두 시간쯤 전에 도착해야 전 구간을 안전하게 충분히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일대의 연간 강수량이 3,883mm로 많고, 비 내리는 날이 195일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해 현지 날씨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 또한 필수다.

출발 전 Tide와 날씨 확인 필수

보태니컬 비치 주립공원은 ‘캐나다 서부해안의 보석’이라 불리는 Port Renfrew 남서쪽 해안 3.5km 거리에 있는 해양생태공원이다. 총 면적은 371헥타르, 251헥타르의 숲과 120헥타르의 해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빅토리아에서의 거리는 약 110km, 차로 2시간쯤 걸린다. 14번 국도를 타고 Sooke와 Jordan River를 거쳐 Port Renfrew에 닿은 뒤 포장도로를 따라 왼편으로 3km쯤 더 가면 오른쪽에 Juan De Fuca Trailhead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비 무료)

주차장에서 트레일을 따라 울창한 숲길을 10분 가량 걸어내려 가면 보태니 베이(Botany Bay)와 만나게 된다. 여기서 물 빠진 뒤 모습을 드러낸 화강암(Granite)과 사암(Sandstone 또는 Greywacke)으로 구성된 편편한 바위 위를 걸어 보태니컬 비치까지 천천히 이동하면 진귀한 해양생물들과 조수가 만들어낸 크고 작은 조수 웅덩이(Tidal Pool)들이 방문자들을 반긴다.

이 공원은 일대에 조수가 만들어낸 여러 모양의 물 웅덩이들이 많고,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물들이 풍부한데다 지형이 독특해 캐나다 서부해안 최고의 해양생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수 웅덩이들은 바위 속에서 원형 기둥을 쑥 뽑아낸 듯 둥근 모양으로 파여 있어 자연현상이 암반 위에 어떻게 이런 모양의 웅덩이를 만들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100종이 넘는 해양생물 서식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와 만나는 곳에는 홍합(Blue Mussel Shell), 흰거북손(White Gooseneck Barnacle), 미역 등이 밭을 이루고 있고, 물웅덩이 안에 붙어있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불가사리(Star Fish)와 해삼(Sea Cucumber), 성게(Sea Urchin), 말미잘(Sea Anemone) 등은 마치 빛나는 보석상자 안을 들여다보는 듯 눈부시다.

또 깊게 패인 사암 속에는 작은 공을 들어낸 듯 반원모양의 야구공 크기 포켓들이 수 없이 많고, 그 안에는 보랏빛 성게들이 빼곡히 들어 박혀 서식하고 있다. 해양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조수로 인해 사암의 약한 부분이 파인 곳에 성게들이 들어가 살면서 점차 그 모양을 원형으로 키워가고 마침내 둥근 모양의 포켓이 형성된다고 한다.

보태니 베이 앞바다에서는 또한 회색고래(Grey Whale)들이 멕시코만에서 알라스카로 이동하는 봄철에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이들이 떼지어 이동하는 장관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고, 8~5월에는 해안에 서식하는 물개(California & Northern Harbour Seal)들을 만날 수도 있다.

해양생물 연구 장소로 인기 높아

이 같은 이유로 일찍이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해양생물학자 조세핀 틸든 박사 일행은 1901년 이곳에 대학 해양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보태니컬 비치가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시기가 바로 이 때부터다.

그 후 미네소타대학은 물론 세계 각국의 해양생물학자들과 학생들이 빅토리아에서 증기선을 타고 포트 렌프루까지 이동해 이 연구소를 찾곤 했으나, 미국 영토 밖에 있는 연구소에는 더 이상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쪽으로 대학 방침이 바뀌면서 개소 5년 만인 1906년 연구소는 문을 닫고 만다.
그러나 지금도 야외학습을 목적으로 이 곳을 찾는 학생그룹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지고 있고, UBC와 UVic의 연구진들도 해양생태계 연구장소로 이 공원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대는 1989년 2월 BC주 정부에 의해 클래스A 주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포트 렌프루는 트레커들의 천국

보태니컬 비치 인근 마을 포트 렌프루는 작은 어촌 겸 로깅 마을이다. 일대는 캐나다에서 가장 키가 큰 더글라스 퍼와 시다, 스프루스 원시림이 많기로 유명하고, Juan de Fuca Marine Trail 과 Pacific Rim National Park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포트 렌프루에서 시작되는 The West Coast Trail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John Muir Trail, 스페인의 Camino de Santiago(순례자의 길)와 더불어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울퉁불퉁한 나무(Canada’s Gnarliest Tree)’가 있는 Avatar Grove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방문지이며, 세계 최고 높이의 더글라스 퍼인 Red Creek Fir(지름 4.2m, 높이 73.8m)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또한 커다란 파도가 밀려드는 포트 렌프루 앞바다는 서핑과 스톰 워칭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고, 연어 등 어류가 풍부해 세계 여러 나라의 스포츠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보태니 베이에서 보태니컬 비치를 잇는 3km 순환 트레일은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하이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태니컬 비치에서 동쪽 차이나 비치 (China Beach)까지 이어지는 47km의 Juan de Fuca Marine Trail의 일부 구간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주의사항 및 팁

이끼 긴 바위가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이에 적당한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올 수 있으므로 어린이들이 물 가까이 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 지역은 해양생물 보호구역이므로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사진을 찍는 것 외에 어떤 동식물, 바위 등의 이동, 파괴, 수집, 채취, 방해 등이 금지된다. 공원 내 캠핑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 일대에는 흑곰과 쿠거가 드물지 않게 출몰하므로 어린이들이 따로 떨어지지 않도록 챙기고, 반려동물은 집에 두고 가는 것이 좋다. 쓰레기 수거장이 따로 없어 자기 쓰레기는 반드시 자기가 수거해야 한다.

참고로 포트 렌프루에는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Pacheedaht 캠프그라운드를 비롯해 Port Renfrew Marina & RV Park, 주정부가 운영하는 Fairy Lake의 캠프그라운드 등 세 곳이 있다. 가격은 Pacheedaht의 경우 텐트 당 하루 20~25달러. 또 General Store와 카페, 식당, 피쉬 마켓 등이 있으나 휴대전화 사용은 불가능 하다.(Pacheedaht 캠핑장은 사무실에서 기기당 2달러를 내면 WiFi 연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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