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비 너무 싸다면 일단 의심하라”

“렌트비 너무 싸다면 일단 의심하라”

빅토리아 등 임대주택난 이용 사기 기승

교민 이 모 씨는 최근 셋집을 찾던 중 하마터면 요즘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렌트 사기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 현재 밴쿠버에 살고 있는 이 씨가 본지에 알려온 바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조카가 자녀들을 데리고 빅토리아에 유학을 오게 돼 크레익스리스트(craigslist)를 통해 렌트할 집을 찾던 중 아이들의 학교와도 가까운 고든헤드 지역의 3베드룸 단독주택이 월 1,450달러에 나온 것으로 보고 눈이 번쩍 띄었다.

집 내용에 비해 가격이 너무 싸서 의아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집주인은 직장 때문에 2~3년간 미국 뉴햄프셔주로 이사를 해서 집을 잘 관리해줄 사람에게 싼 값에 렌트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가 이메일을 보내자 주인은 렌트 신청서를 보내왔으며 일단 작성해 보내면 진행이 된다고 말했다. 일단 집을 먼저 보고 싶었으나 주인은 해외에 있어 집을 보여줄 수 없으며 렌트를 원하면 온라인으로 디파짓을 송금해야 한다고 말했다. 놓치기 아까운 집인 것 같아 신청서를 보내려다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본지에 문의해 왔다. 이 씨가 받은 신청서의 여러 질문 중에는 세입자의 생년월일과 직업, 연수입, 체킹 계좌가 있는지, 당장 낼 수 있는 보증금이 얼마인지 등 개인 정보를 빼내기 위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었다.

본지가 확인해 본 결과 이 집은 매물로 나왔다가 이 일이 있기 수일 전 이미 매매가 완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전화를 해 집을 본 뒤 계약금을 현금으로 직접 건네고 싶다고 말했더니 이메일로만 송금할 수 있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이 포스팅은 다음 날 삭제됐다.

이 씨가 당할뻔한 사기는 전형적인 렌트사기의 한 종류다. 지난 달 27일 빅토리아뉴스는 광역 빅토리아 지역의 심각한 임대주택난을 이용한 주택렌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평균 보다 렌트비가 너무 낮은 주택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오크베이 주민은 자신이 살고 있는 콘도 빌딩의 2베드룸 콘도를 1,100달러에 렌트한다는 광고가 크레익스리스트에 올라온 것을 봤다. 확인 결과 이 콘도 역시 최근에 팔린 곳으로, 당시의 부동산 리스팅 사진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 이 집은 렌트로 내놓은 적이 없었고 집 내부도 현재는 수리가 끝나 사기꾼이 올린 사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태였다. 이 주민은 해당 사이트에 이를 알렸으나 응답장이 없자 경찰에 신고했다.

오크베이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 사이트에 주로 인기 있는 주택지의 가짜 렌트 광고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허위 광고들은 대개 평균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세입자들을 유혹하는 것과 동시에 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결정하도록 유도한다.

경찰은 사기범들이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해 은행정보, 직업, 수입 등을 신청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며 임대주가 이를 요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세입자들이 현금 디파짓이나 송금 등의 거래 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또 이 씨의 사례에서 처럼, 집을 비운 동안 집을 관리해 주는 대가로 렌트비를 할인해 준다던가 집을 보여줄 수 는 없지만 만족하지 않으면 100% 환불해 준다는 약속도 흔한 수법이다. 외국에 있다는 둥 핑계를 대면서 직접 만나지 않고 이메일이나 텍스트로만 거래하려는 경우 의심해 봐야 한다. 이웃에게 집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참고로,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광역빅토리아의 2베트룸 평균 렌트비는 1,288달러였다. 주택임대전문 사이트 패드매퍼(Padmapper)에 따르면, 빅토리아 지역 콘도의 평균 렌트비는 4월 현재 1베드룸 $1,305, 2베드룸 $1,370, 3베드룸 $2,070 이다.

한편 사기방지센터(antifraudcentre)는 집 렌트 시 다음 사항에 특히 유념하라고 당부했다.

-렌트할 집 주소를 찾아보고, 직접 집을 보고 확인할 것

-반드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조건을 꼼꼼히 체크할 것

-낯선 사람에게 돈을 보내지 말 것

-만약 개인적인 신상정보를 제공해 ID도용이 우려된다면 Equifax 또는 Transunion으로 연락해 도움을 받을 것

-직관을 믿을 것. 의심스러운 거래는 역시 사기일 기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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