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휴대폰 요금 세계 최고, 왜?

캐나다 휴대폰 요금 세계 최고, 왜?

정부의 과보호로 외국 경쟁업체 시장진입 불가”

캐나다에 갓 입국한 외국인들이 맨처음 받는 충격 중 하나가 휴대폰 요금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점이다. 밴쿠버선은 18일 캐나다 휴대폰 요금이 G7국가는 물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휴대폰 요금이 비싸다는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오타와대학의 마이클 가이스트 교수가 최근 G7국가들의 요금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 휴대폰 요금은 모든 항목에서 7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방송통신위원회(CRTC)가 지난해 노디시티(Nordicity)에 의뢰해 G8국가들의 휴대전화 요금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캐나다는 모든 항목에서 가장 비싸거나 두번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값이 싼 저가플랜(entry level)의 경우 캐나다 가입자들은 월 평균 41.08를 부담하고 있어, 17달러 수준인 독일의 2.5배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월 27달러만 내면 300분 통화, 무제한 텍스트에 300MB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고, 프랑스도 23달러에 유럽전역과 미국, 프랑스령 식민지까지 무제한 통화와 텍스트가 가능하다.

지난 1월 유럽의 통신분석기관 테피시언트(Tefficient)가 낸 보고서에도 캐나다는 세계 32개 경제선진국 중 데이터 요금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보고서는 “캐나다와 같이 국토가 넓고 겨울이 긴 핀랜드의 경우 캐나다 소비자들보다 너 낮은 요금에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며 “핀랜드인 반 정도가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방통위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의 46%가 2015년 중 데이터 용량을 초과 사용, 추가요금을 지불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통사들 언제라도 요금인상 가능”

그러면 캐나다 휴대폰 요금이 이처럼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가이스트 분석가는 캐나다 이통사들이 요금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그들이 (올리고 싶을 때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 마디로 요약한 바 있다. 이들이 공개적으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쟁사가 요금을 올리면 다른 회사들도 곧바로 따라 올리는 이른바 배짱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 요금을 낮춰가면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려는 다른 업종들의 경쟁논리가 이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일 뿐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요금인상이 가능한 또다른 이유는 이들이 상당부분 정부의 보호 아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가 주요 이동통신사의 외국인 소유를 금하고 있어 경쟁적인 가격을 앞세운 외국 이동통신사들의 캐나다 시장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한 상황이라는 것.

이 같은 정부 보호 하에 있기 때문일까? 캐나다 이통사들의 수익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 메릴 린치의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 이통사들의 수익률은 조사 대상 23개국 중 가장 높았고, 2015년 오픈미디어의 분석에 의하면 캐나다의 이통산업 수익률은 46.2%로 포르투갈의 47%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낮은 영구의 24%에 비하면 거의 2배 수준.

이에 대해 ‘토론토대학(UT) 월리드 헤자시 교수는 ‘이통 3사가 국제적 경쟁으로부터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서비스가 저열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비싼 휴대폰 요금이 정부의 과보호 때문이라는 논리는 사스캐치원과 마니토바, 퀘벡주 등 3개지역의 휴대폰 요금이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낮다는 점이 뒷받침한다. 캐나다경쟁국(Competiion Bureau) 분석에 따르면 토론토에서 105달러 벨사 플랜이 위니펙에서는 60달러에 불과하다는 것.

경쟁국은 “가격 차는 서비스의 질이나 수요의 크기, 인구로는 설명이 안 된다”며 “문제는 그 지역에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느냐의 여부”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사스캐치원에는 SaskTel, 퀘벡에는 Videotron, 마니토바에는 MTS라는 지역 통신사들이 보다 경쟁적인 가격에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MTS는 지난해 5월 벨사에 39억 달러에 벨사에 인수된 바 있다. 인수 후 수주만에 로저스는 그들의 마니토바 플랜을 5달러씩 기습인상했다고 밴쿠버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도 할 말이 있다. 넓은 국토면적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는 것. 캐나다이통사협회(CWTA)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캐나다의 휴대폰 네트워크가 200만 평방km를 커버해야 하고, 이에 연간 25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요금 비교에 따르면 역시 국토면적이 넓은 호주의 휴대폰 요금은 여러 항목에서 캐나다의 반 정도라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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