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인 한진해운 선원들에 성탄 선물

발묶인 한진해운 선원들에 성탄 선물

새투나 아일랜드 해상에 떠있는 한진 스칼렛호<사진출처: sailer's club>

한국인 6명 등 선원 16명 해상 선박서 100일 넘게 고립 생활

지난 해 8월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이 회사소속 선박 한 척이 지금까지도 빅토리아 인근 해상에 발이 묶인 채 선원들이 선박에서 고립된 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리아에서 북동쪽 70km 거리의 새투나(Saturna) 아일랜드 인근 해상에 떠있는 한진 스칼렛호에는 한국인 6명, 필리핀인 10명 등 모두 16명의 선원이 생활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배가 가압류 당한 후 선원들은 지난 해 8월말부터 프린스 루퍼트 해상을 거쳐 이곳에서 언제 고국에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지내왔다. 지난 성탄절은 배에 갇혀 지낸 지 102일째가 된 날이다. 상륙도 법으로 금지돼 선원들은 배를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달 20일 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전달됐다. 국제운수노동조합(ITF)를 비롯해 BC페리-해양노동자조합 등 BC주의 여러 단체들과 빅토리아 필리핀회 등에서는 모금활동과 도네이션 등을 통해 선원들에게 성탄선물을 마련했다. 각 단체의 인원들로 구성된 방문팀이 전달한 선물 패키지에는 트리스마스 트리를 비롯해 숯불갈비용 돼지고기 등 음식과 생필품, 겨울 옷, 게임기와 랩탑, DVD 영화 등 1톤의 물품 외에 필리핀 명절음식인 냉동 터키와 디저트 등 그리고 한국 라면과 김치 등도 포함됐다.

CBC뉴스에 따르면, 이 날 선물을 내리는 것을 도우러 나온 선원들은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며 방문팀을 환영했다. 한 해운 관계자는 “선원들이 이곳에 올 때는 당연히 겨울을 보낼 것을 예상치 않았기 때문에 가장 원하는 선물이 추위에 견디는 옷이어서 따뜻한 점퍼를 충분히 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도네이션은 외로이 떨어져 있는 선원들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스칼렛호의 선장인 이재원 씨는 선물에 감사를 표하고 “선원들은 건강하며 파산문제가 해결돼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나마 배 안에 인터넷이 연결돼 있어,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선물 중 한국음식은 캐나다인 수잰-롭 보웬 부부와 교민 소영선 씨가 자비로 구입해 방문팀이 떠나기전 급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와 같은 사니치 침례교회 신도인 소 씨는 “이들이 보도를 통해 필리핀 전통음식만 준비된 것을 보고 한국선원들에게 필요한 식품을 보내고 싶다고 조언을 구해와서 함께 김치, 라면, 누룽지 등을 급히 구입했다”고 전했다. 또 “‘당신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외로워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와 카드를 써서 함께 넣었다”며 한국선원들을 생각하는 이 부부의 마음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 교민회에서 자국 선원들을 위해 도네이션에 참여하고 전통 명절음식을 준비해 함께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한데 반해 한인단체에서는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명절을 보내고 있는 한국인 선원들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헌웅 신임 한인회 회장은 “빅토리아한인회도 출발 전 날 뒤늦게 연락을 받고 300달러(한인회 200달러, 여성회 100달러)를 모아 전달하려 했으나, 당일 출발시간에 맞추지 못해 아쉽게도 전하지 못했다”며 “다음 방문 기회가 있을 때 꼭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해상노조에 따르면, 현재 항만 이용료 체불을 이유로 가압류돼 있는 선박은 한진스칼렛호외에 싱가포르의 한진로마호 등 모두 두 척.

정부는 밴쿠버항의 하역을 마지막으로 지난 8월 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 당시 화물을 싣고 있었던 모든 선박에서 짐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박의 선원들이 타국의 바다 한가운데서 꼼짝 못한 채 오도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제는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니며, 이들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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