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나요?

<송선생 칼럼 107>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나요?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seahsong@gmail.com>

“선생님,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나요?” 어떤 학생이 강의 중인 선생에게 질문을 했다. 선생은 질문에 대답을 하는 대신에, ‘저 학생처럼 수학에서 실용성이나 바라는 나쁜 심성을 가진 학생은 더 이상 수학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학생에게 동전 몇 푼을 던져주면서 자기의 강의실에서 쫒아냈다. (솔직히, 그 선생의 행동은 학생에게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 ‘선생’은 유명한 고대 수학자 ‘유클리드’이다. 유클리드는 당대의 산술과 기하의 지식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저술한 ‘기하학 원론’은 저자이다.

그가 저술한 ‘기하학 원론’은 2300년이나 지난 지금도 한국이나 캐나다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더러, ‘유클리드 기하학’은 고대에서 현재까지, 토지의 측량에서 근세 물리학까지 폭넓게 쓰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유클리드는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수학을 배우는 자세를 혐오했지만, 인류와 역사는 그가 집대성한 유클리드 기하학을 통한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엄청난 부를 이루게 되었다.

학생들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Mr. Song, how is Math relevant in my learning? I mean… will learning Mathematics really be practical in my real life? I don’t think so.” 어떤 캐네디언 학생이 필자에게 유클리드의 학생과 비슷한 질문을 했다. 많은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이 자신들에게 어떤 직접적인 잇점을 주는지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수학이 좋건 싫건, 유용하건 안 하건, 대학입시에서 수학은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는 사실로 간단하게 답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 대학은 언어영역(영어)과 수리영역(수학)을 테스트하는 SAT Reasoning Test나 ACT 등의 결과를 필수(또는 strong recommendation)로 요구한다. (왜냐하면, 언어적, 그리고 수리(數理)적 이해력과 추론 능력은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수학(修學)능력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을 공부하는 주요 이유가 단지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것일까? 학생들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한국의 고등학교 교과서 집필자(김연식, 김흥기)가 소개한 내용에 보면, (1) 고상한 정서 함양, (2) 두뇌의 발달과 지적 도구, (3) 수학 자체의 연구, (4) 과학 연구의 기초, (5) 철학을 감상적 추상론에 빠지지 않고 논리적으로 연구, (6) 이유 없는 부당한 권위에 굴하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을 관철시킬 수 있는 능력 함양, (7) 각종 수리 관련 시험 대비 (한국의 고등학교 수학 범위를 이해하면, 대학 입학 시험은 물론, 및 각종 자격 시험 등에 관련된 수학 분야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뜻.)

또한, 일반적인 ‘수학 교육학’에서도 수학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6가지의 이유와도 일맥 상통한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정신 도야성 (陶冶性: 교육에 의하여 변화되고 계발될 수 있는 가능성)– 즉, 수학 학습을 통해서, 엄밀성, 간결성, 논리/추론성, 추상/일반화 등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음. 수학 자체의 실용성 문화적 가치와 심미성- 즉, 인류가 개발한 복잡한 사고 표현이란 문화적 가치와 수학적 체계의 아름다움을 감상.

위 수학공부의 세가지 이유는, 인류가 고안한 수학의 내용 자체가 인간과 관련된 환경과 현상을 보는 안목과 수단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공부에 필요한 수학

수학을 배우면 지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거나, 사회와 자연 환경의 현상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운 수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학생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수학의 실용성을 알고 싶어할 것이다.

수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대학의 거의 모든 학문을 공부하려면, 수학의 이론과 기호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서, 삼각함수나 로그대수, 함수와 그래프, 미적분 등을 이해하지 못 하면, 물리학이나 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생물학에서 박사학위를 가장 많이 취득하는 분야가 ‘Bioinformatics (Biology + Information Technology + Mathematics)라고 한다. 기존에는 생물학의 경우 수학을 이용하는 분야가 비교적 적었지만, 최근에는 수학을 이용하여 복잡한 생물학적 이론을 분석하고 발견하는 첨단 분야가 점점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는 수학을 잘 몰라도 크게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서, 미적분 개념의 ‘곡선의 기울기’를 이해하지 못 한다면, 다음과 같은 경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이해하는 것 조차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물가변동은 가격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1계 미분)이고, 물가변동추세는 물가변동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2계 미분)이므로, 물가인상률의 (진정될) 조짐은 물가변동추세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 즉 3계 미분을 보면 예측 할 수 있다.’

사회과학에서도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범위는 넓다. 하지만,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학에 거의 관련이 없는 부분만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수학과 관련이 있는 부분 마저 제대로 이해하지 않거나 자각하지 않고 지나갈 뿐인지도 모른다.

IT분야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학적 아이디어와 이론을 바탕으로 인류 문명에 컴퓨터가 도입되면서부터, 계속적으로 수학은 IT의 통신과 데이타 암호화 등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고, 최근에는 ‘데이타 사이언스와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분야를 연구하고 개발하고 활용하려면, 수학적인 계산과 수학적인 아이디어가 더욱 더 절실하다.

특정 분야나 고도의 IT 개발이 아닌,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경우에도 수학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서, 간단한 수학을 고려한 프로그램 알고리즘에 따라, 수행 효율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sorting algorithm을 예로 들면, 만약 64개의 자료만 정렬 처리를 하더라도, 64^2 즉, 4096번 연산을 수행 해야할 것을, 보다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선택할 경우할 경우64 log 64 (base 2) 즉, 384번 수행으로 10배이상 줄일 수 있다. (사실, 컴퓨터에서 다루는 자료는 이 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알고리즘의 수행 효율성의 차이는 엄청나다.)

인문학에서의 수학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 (기원전 387년)이 세운학교 ‘아카데미아’의 현판에는 ‘수학을 모르는 자는 들어오지 말라’라는 글귀가 써 있었다. 물론, 이 학교에서는 기초적인 산술과 천문학도 가르쳤지만, 학교의 주 목적은 훌륭한 철학 및 통치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왜 수학이 이렇게 정치학을 포함한 인문학에 중요한 것인가? 무엇보다 수학에 쓰는 엄밀한 논리학이 인문학을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자연과학보다 인문학은 자칫하면 논리적인 오류에 빠지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사람은 날 때부터 평등하다. 따라서 능력이 유전된다는 연구결과는 틀렸다’ 라는 주장은 얼핏 보면 논리적인 것 같지만, ‘인간이 평등해야 하기 때문에 유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창조주만이 주장할 수 있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문학적인 도덕률을 자연과학에 어설프게 적용하는 비논리적 괴변을 늘어 놓는 사람들을, 의외로 자주 보게 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진화론은 많은 생물의 종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진화론은 거짓이다.’ 이런 비논리는 종교인들로부터 자주 듣게 된다. ‘세월호 침몰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수학여행을 없애야 한다’라는 ‘잘못된 원인의 논리오류’는 정치인들이 비논리적인 대중들을 호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고급 수학을 공부할 수록 엄밀한 논리가 몸에 배게 되고, 굳이 논리학의 질과 양 등의 복잡한 문제를 따지지 않더라도 직감적으로 논리적 오류를 감지하는 능력이 생긴다.

결언 (結言)

이순신 장군의 전략-학익진
이순신 장군의 전략-학익진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이광연 저)’에 소개된 바에 의하면, ‘도훈도’라는 산학자(算學子, 수학자)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해전에 직접 참가했다고 한다. ‘난중일기’에 따르면, ‘도훈도’는 세금의 출납, 병선의 건조, 각종 병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학 문제는 물론, 섬과 섬, 섬과 해안의 거리, 대포의 사정거리, 화살과 조총의 사정거리 등을 계산하는 군사 작전에서도 원의 성질, 삼각형의 닮음, 연립방정식, 확률 등 다양한 수학을 적극적이고 치밀하고 과학적으로 이용하였다.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특히, 수학의 실용성과 활용성은 일반 생활에서 과학과 인문학까지 인류의 물리적, 정신적 환경의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을 이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면, 그 실용성을 깨닫기 힘들다.

최근, 한일 군사정보협정체결의 과정에서 일본은 많은 실익을 챙기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FTA등과 같은 수 많은 외교적 협정에서 정확한 정보와 치밀한 수학적 판단이 따르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세계 열강들과 직면할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지속된 발전을 위해서, 모든 전문가들이, 보다 수학적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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