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어회귀 시즌이 돌아왔다

올 연어회귀 시즌이 돌아왔다

<밴쿠버섬 10배 즐기기 63>  연어 모천회귀 (Salmon Run)

매년 가을이 되면 빅토리아에는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북태평양으로 부터 고향을 찾아오는 귀한 손님들이 있다. 수 만 마리의 연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와 강물을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모천으로 돌아오는 것.

골드스트림 주립공원(Goldstream Provincial Park)은 밴쿠버아일랜드에서는 유일하게 대규모 ‘새몬 런(Salmon Run)’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10월 중순부터 이 특이한 자연의 신비로운 스펙터클을 관찰하기 위해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공원을 찾는다.

골드스트림 공원의 강으로 올라오는 연어는 북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다섯 종류의 연어 중 첨(Chum)이 대부분이며 코호(Coho)와 치눅(Chinook)도 더러 발견된다. 특히 단연 많은 수를 차지하는 첨 연어의 대규모 회귀는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원의 방문자센터(Freeman King Visitor Centre)에서는 수중에 설치된 특수 카메라(Underwater Salmon Cam)를 통해 이곳으로 올라오는 연어의 종류와 수를 카운트해서 방문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센터측은 “해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개 10월 중순부터 약 9주간이 연어를 볼 수 있다”며 “그 수는 매년 달라 시즌이 끝나기 전에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연어들이 회귀를 마친 후 12월부터 2월에는 죽은 연어들을 포식하기 위해 수 백마리의 독수리가 모여 드는 또 다른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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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풀지 못한 모천회귀의 신비

연어는 대부분 4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모천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연구 결과 모천수의 영향권 안에 진입한 연어 중 90∼98%는 정확하게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2∼10% 는 길을 잃고 인근 하천으로 빠지거나 행방불명 된다고 한다.

긴 항해 끝에 모천에 돌어온 연어들은 담수어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일체의 먹이섭취를 중단하고 오직 자신이 태어난 자리를 찾아 알을 낳고 수정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종류에 따라 산란 장소는 서로 달라 첨은 주로 강 하류에, 코호는 공원 입구 다리 부근에, 치눅은 상류까지 올라가 알을 낳는다. 이들은 빼어난 후각을 이용해 심지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 1미터 지점까지 정확하게 접근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산란기 연어의 암컷은 몸통에 검은색 가로 줄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수컷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갈고리 모양의 턱과 날카로운 송곳니가 발달하고 자줏빛 세로 줄무늬를 띄고 있어 무늬를 눈여겨 보면 암수 구분이 가능하다.

암컷은 산란할 자리를 찾으면, 안전하게 알(roe)을 낳을 둥지(redd)를 만들기 위해 몸통과 꼬리 지느러미를 이용해 자갈을 들추고 몇 센치에서 깊게는 50센치까지 강바닥을 판다. 암컷이 둥지를 완성하면 동료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강한 숫컷이 퍼더덕 힘차게 꼬리를 흔들어 ‘준비 완료’ 사인을 보낸다. 신호를 받은 암컷이 둥지에 400 개 정도의 주황색 알을 낳으면 주변을 맴돌던 수컷이 재빨리 다가와 알에 수정한다. 알을 낳은 지 10~30초가 지나면 너무 늦어 수정이 불가능 하다고 한다.

수정이 끝나면 암컷은 다시 지느러미를 이용해 자갈을 옮겨와 알이 안전하도록 덮어준 뒤, 장소를 옮겨가며 알이 바닥날 때까지 여섯 개 정도의 둥지를 더 만들어 모두 3,000 여 개의 알을 낳는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암컷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알을 낳은 둥지 주변을 맴돌며 외부 위협으로부터 알을 보호하는 강한 모성애를 발휘하지만, 수정을 마친 수컷은 곧바로 또 다른 파트너를 찾아 미련 없이 장소를 옮겨간다는 점.

몇 차례의 산란을 거치며 쇠약해진 암컷은 마지막 산란 후 7일 이내에 모두 숨을 거두고, 수컷은 더 이상 싸움에서 이길 힘이 소진되면 그 때 죽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정된 알은 자갈 밑 둥지에서 2~6개월을 지내는 사이 대다수는 죽고 살아남은 소수만 다음 해 봄 수 천 킬로 떨어진 북태평양을 향한 긴 여정에 나서서 어른이 된 뒤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위험하고도 고달픈 여정을 되풀이 한다.

그러면 연어는 왜 죽음을 무릎 쓰고 수천 킬로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으며, 그 먼 곳에 있는 탯자리는 어떻게 정확히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환경자극에 대한 유전적인 반응이라는 설, 모천을 찾아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다는 설, 태양의 위치나 천체의 특징을 이용한다는 설을 비롯해 몇 가지 다른 학설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어느 것도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모천회귀의 영험성은 여전히 과학이 풀 수 없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돌아오는 연어를 보호해 주세요”

한편 공원측은 ‘Salmon Run’을 구경하는 방문객들에게 △연어가 밝은 색 특히 빨강, 보라, 핑크 등에 민감하므로 되도록 이런 색의 옷은 피할 것 △강가에서는 천천히, 조용히 움직일 것 △개는 되도록 동반하지 말고 데려올 경우 반드시 개줄을 하고 강에서 떨어지도록 할 것 △주말 오후는 혼잡이 극심하므로 되도록 피하고 가능하면 카풀을 이용할 것 등을 당부했다. 또 방문자센터의 네이쳐 하우스를 먼저 방문해 연어회귀나 독수리 등 생태계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슬라이드쇼를 보기를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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