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 – 자녀들과 한국 영화 감상 예

한국어 교육 – 자녀들과 한국 영화 감상 예

<송선생 교육/이민 칼럼 106>

어느 정도 한국말을 잘는 것처럼 보이는 자녀들도 사실은 한국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런 자녀들이 일상 생활 한국어 실력을 늘리기에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이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한국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 보다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부모가 도움을 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수상한 그녀 (Miss Granny)>를 예로들면서, 부모와 함께 영화를 통해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1. 한류(韓流)와 한국영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드라마(K-Drama)나 가요(K-Pop)가 엄청난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한류의 바람이 최근 동남아를 넘어서 전(全) 세계적으로 불어, 한국 영화도 헐리우드 영화와 치열한 경쟁이 될 만큼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 영화를 자기네 나라 버전으로 다시 만들기도(remake) 한다. 예를들어서, <조용한 가족(1998)>이 <카타구리가의 행복(2001)>이란 이름으로 일본판 리메이크 영화가 만들어졌고, <시월애(2000)>가 로 헐리우드에서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하는 리메이크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엽기적 그녀>가 , <올드보이>가 , <장화, 홍련>이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미)>, <수상한 그녀>가 <20세여 다시한번(중국)>과 <내가 니 할메다(베트남)> 등이 리메이크 되었다.

외국에서 최근의 한국영화가 인기 있는 이유는, 그냥 한류의 덕에 묻혀간 것이 아니라, 영화의 완성도가 높고, 거기에 따른 제작비용과 노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자녀들은 물론 외국인이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하면 지루하지 않고 충분히 즐길만 하다고 생각한다.

2. ‘수상한 그녀’ 소개

<수상한 그녀>는 라는 영어 타이틀로 한국이외 여러 나라에서도 많은 관객을 모았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과 베트남에서 remake되었던 영화이다.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分)은 어느 날,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착찹한 마음에 어떤 사진관에서 자신의 (미래의) 영정사진을 찍고는 20대의 몸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젊었을 때 모습으로 돌아간 ‘오두리(심은경分)’는 젊음을 즐기게 되면서 여러 일들을 겪게 된다.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지만, 10대에서 70대까지 즐길수 있는 이야기 구성이 재미있을 뿐더러, 이 영화를 통해서, 한국의 사회, 문화, 가요(70년대), 한국어 등 많은 소재를 선택하여 자녀들과 서로 이야기하고 공부해볼 수 있다.

3. 영어 자막을 보면서 영화 감상

사투리, 속어, 지방색 억양이 난무하는 최근 한국영화를 이민 2세 자녀들이 영어 번역 자막없이 제대로 감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영화 자막에 나오는 영어 번역에는, 사실, 문제점들이 많다.

1) 첫째, 영어 번역 버젼에 따라 상당히 많은 영어 ‘오역(誤譯)’이 있어서, 때로는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수상한 그녀>의 영화 초반에 주인공 ‘오말순’이 자기의 젊은 시절을 한탄하면서 “…. 애가 서버리더라구. 시집간지 일년만에 남편이라는 인간은 독일까지 가서 탄광 막장에서 디져부리고…” 라고 말하는데, 어떤 자막 번역에는 ‘My son was just growing up, and I’ve just started a life with my husband before he was shot in a war in Germany.’라고 완벽한 오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I was pregnant, and a year after I married, my husband died in a coal mine of Germany.’라고 해야, 오두리(오말순)이 나중에 70년대 가요를 부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임신한 오말순이 남편과 공항에서 헤어지고, 남편의 죽고 혼자 힘들게 아들을 기르는 장면까지,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2) 의역(意譯)과 직역(直譯): 영화를 감상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영어로 표현할 때 원래 대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번역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문자대로 번역하는 ‘직역’보다는 전체 분위기와 상황을 고려한 ‘의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목적으로 영어 번역 자막을 읽는다면, 한국어 대사의 단어를 ‘직역’한 자막을 읽으면서 한국어 대사를 듣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영어자막은 참고로만 하고, 한국어 대사의 뜻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그는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라는 한국어 대사를 영어로 번역한다면, ‘He bit the hand that feed him. (그는 그에게 먹이는를 주는 손을 물었다)’라고 ‘의역’하는 것이 더 영어적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대사를 통해서 한국어 공부를 한다면, ‘He repaid(갚았다) good(은혜를) with evil(악으로, 원수로).’ 라고 가능한 원래의 한국어 의미를 살리는 것이 한국어 공부를 위해서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4. 영화에 나오는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미리 알아보고 감상하기.

영화는 그 나라(사회)의 문화, 관습, 정서는 물론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 훨씬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언어를 배우려는 목적이라면 더욱 그렇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보면, 50년대 이전의 한국의 계급사회, 6~70년대 40,000여명의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의 독일 송출, 70년대까지의 가난함과 교육에 대한 열정, 미국 이민, 사투리, 존대어와 반말, 나이에 따른 다른 말투, 근래의 고부갈등 문제, 노인문제, 청년 실업문제, 아이돌 가수의 문제 등 현재의 한국 사회와 그 배경을 엿볼수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에 자주 정지를 시켜놓고 이런 문제를 설명하고 토론한다면 영화의 맥이 끊기고 재미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영화를 보기전에 이런 이슈에 대해서 자녀들과 미리 이야기하고나서 전체 영화를 감상한 후 토론하거나, 예를들어서, 30분 간격으로 끊어보면서 영화 시청 전후에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그냥 영화를 보는 것보다 흥미가 떨어질 수 있으나, 한국어 공부가 목적이라면…)

5. 영화의 OST 불러보기

영화 <수상한 그녀>에 나오는 OST(Original Sound Track)는 대부분 70년대 한국의 최근 인기 가요이다. 영화의 주인공, 오두리(심은경)가 어려웠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부르는 빗물(Raindrops), 나성에 가면(If you go to LA), 하얀나비(A white butterfly)는 아마도’ 70년대 가요’를 즐겼던 세대의 한국인들이라면 거의 모두 (일부라도) 따라 부를수 있는 노래이다. (또다른 OST, ‘한번 더(Once more)’는 표절시비도 있지만,현재의 K-Pop 스타일로, 이 영화를 위해서 창작된 곡이라고 한다.) 그 중에 ‘빗물’이란 노래를 영어 번역과 함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빗물 (Raindrop) – 1976년, 김중순 작사 작곡, 채은옥 노래

조용히 비가 내리네 Rain falls quietly/
추억을 말해주듯이 As if it’s telling me the memories
이렇게 비가 내리면 When it rains like this/
그 날이 생각이 나네 It reminds me of that day
옷깃을 세워 주면서 He pulled up my collar/
우산을 받쳐 준 사람 Holding an umbrella over me
오늘도 잊지 못하고 Still not forgetting him/
빗속을 혼자서 가네 I’m walking alone in the rain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It feels like that he is calling me from somewhere/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And coming to me soon
돌아보면은 아무도 없고 When I look back, there is nobody/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빗물… But the lonesome rain just falls ………….

노래를 부르면서 한국어를 배우면, 어려운 발음과 표현을 저절로 외우게 된다. 또한, 가사를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노래의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림이나 행위로 보여주면서 노래를 부르면 훨씬 효과적이다. (유툽에서 노래말을 그림 컷으로 표현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한국어 학교에서는 이번 학기부터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우선, 한국어 실력이 중고급인 외국인들(주로, 한국인 부인을 둔 캐네디언 남편)을 타겟으로 K-Drama, K-Pop 등을 통해서 흥미있게 한국어를 배운다는 취지에서, 위에 소개한 내용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비록, 어렸을 때부터 한인 가정에서 자란 한인 이민 자녀 등에 비해서 한국어 이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어(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좋은 시도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방법의 묘미를 살려서, 이민자 자녀는 물론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고자 한다.

글/사진 제공:
송시혁 (빅토리아 한국어학교 이사장)
박지연 (빅토리아 한국어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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