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미국 수학 교육의 장점

<송선생 교육칼럼 59> 캐나다 • 미국 수학 교육의 장점

예 1

어떤 한국 신문 기사의 내용이다. 미국의 하버드 학생 그룹이 한국의 강남을 방문해서, 한국 고등학생들의 공부열에 감탄을 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이 공부하는 레벨의 한국 수학 문제로 한국 고교생들과 문제를 풀어보기도 했는데, 한국 학생들(물론, 공부를 잘하는,,,)은 거의 다 문제를 제대로 풀었지만, 하버드 학생들은 60% 정도의 문제만 풀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한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하버드 학생들 보다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캐나다와 미국 수학 교육에 대해서 경험하고 느껴온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말해서, 한국 문제의 유형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한국식 고교 수학을 더 잘 풀었다는 것으로, 한국 수학 교육 방법이 전체적으로 더 좋다는데는 쉽게 동의할 수가 없다.

예 2

몇년 전 MIT에 입학한 일본계 이민자 학생의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학생의 어머니는 일본인이고 아버지는 네덜란드계 미국인 출신이다. 물론, 그 학생을 비롯하여 위에서 언급한 그의 부모와 동생은 현재 모두 캐네디언 시민으로 빅토리아에 살고 있다.

그 학생은 일본에서 6학년을 마치고 캐나다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그와 일본인 어머니는 일본에서 배우던 수학에 비해서, 캐나다 수학의 레벨이 최소 2년 이상 낮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따라서, 학교 수학공부와는 상관없이 일본에서 배우던 수학과 연결해서, 7학년부터 대략 캐나다나의 9학년 과정부터 계속 공부하기 시작해서, Mt. Douglas 9학년에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Calculus (미적분)를 공부할 수 있었으며, AP(Advanced Placement)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Calculus를 마친 후, 10, 11, 12학년을 거치면서, UVic에서 수학공부를 계속하였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대학 2학년 수학은 물론, 대학 3학년 수학과목도 공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MIT(물리학)를 지원했고, MIT 2학년 과정부터 공부할 수 있다는 입학 허락을 받았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동생은 좀 더 upgrade 되었다. 고등학교(Mt. Doug)에 입학할 당시 이미, Calculus 를 마쳤고, 9학년부터 UVic에서 대학 2학년 수학을 공부했다.)

예 3

캐나다 유학을 오기 전에는 한국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수학에 관심도 없었고 잘하지도 못 하던 여학생이었다. 캐나다에 와서도 수학이 특별히 재미있다고 느낀적은 없었다. 특히 12학년 수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어렵게 느끼던 수학의 기억이 나서 겁이 덜컥났다. 하지만, 12학년 과정을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수학이 처음으로 재미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노력한 결과, 캐나다 12학년 수학을 학년 전체에서 최고 성적을 받았다. 그 후, 수학에 흥미를 느끼면서, Calculus 12(미적분)를 공부했고, AP 시험에서 4점을 받았다.

캐나다 대학(들)에 합격했지만, 한국에 미련이 많았던 이 학생은 캐나다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대신, 한국 대학에 입학하여 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 수학 – 미적분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수학 수준이 높은 한국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학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계속해서, 통계학 등의 수학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받아, 전체 성적에서도 학과 수석내지 차석으로 2학년부터 매년 장학금을 받았다. (현재 그 학생은 성균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이다.)

어려운 한국 수학을 공부하지 않은 그 학생이 한국 대학에서 어떻게 최고의 성적을 받을 수 있었을까?

수학의 한국식 선행학습(先行學習)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선행하여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선행학습은 무언가 잘 못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선행은 고등학교 과정까지로만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빅토리아에 있는 한인 부모들 중에는 한국의 선행 학습에 질려서, 캐나다에서의 발전적인 선행학습까지도 이해 하지 못하고, ‘선행’ 자체를 무조건 혐오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선행 학습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대학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서, 입시에 필요한 전(全) 과정을 가능한 빨리 끝내고, 대입수능시험 (大學修學能力試驗, CSAT: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을 보기 전까지 입시 문제만 반복적으로 푼다. 한국에서의 입시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막상 대학에 입학해서는 고등학교 때 수학에 투자한 엄청난 시간에 비하여 수학실력이 약한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또한, 어려운 문제를 위주로 공부하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했지만, 스스로 해법을 찾아내기 보다는 예제의 해법을 기억해서 비슷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학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학적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 마저도, 고등학교 입시 공부에만 촛점을 맞추고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정작 미적분과 같이 대학에 꼭 필요한 수학 공부는 소홀히 한다.

캐나다/미국에서 수학 선행과 한국의 수학 선행의 차이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을 가려는 꽤 많은 학생들은 대학 입학이 목적이 아니라, 대학 입학 전에 강한 math background를 갖추기 위해 고급 단계의 수학을 미리 공부한다. 누구든지12학년 수학에만 국한하지 않고 대학 수학 즉, 미적분은 물론,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대학 2, 3학년 과목을 인근 대학에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선행은 고등학교 과정까지 뿐이지만, 캐나다에서 선행은 오히려 대학 1학년 과정을 넘어설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가려고 공부하는 우등생들이, 고등학교 과정까지는 한국의 수학처럼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잘 풀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적분을 배울 때 부터는 한국과 차이가 없으며 (고교에서 배우는 미적분 범위는 캐나다 교육과정이 훨씬 더 넓음), 대학 수학부터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심화된 캐나다/미국 수학을 공부하게 된다.

미국 대학 입시에서 요구되는 수학의 선행

미국 대학 입학 시험인 SAT I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10학년 수학까지만 이해해도 되므로 특별히 선행 학습이 필요없다. 하지만, SAT (II) Subject test의 Math Level 2를 준비하려면, 우선 캐나다 고교 12학년과정과 특정부분의 미국 고교 수학 과정도 추가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 많은 학생들이 SAT II Math L2를 10학년 또는 11학년에 보니까, 그 전에 12학년 과정을 마스터 해야만 한다. (*SAT Subject tests를 요구(required) 또는 권유(recommended)하는 미국 대학은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대략 20위권내의 대학이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 AP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수학이외의 AP를 요구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 다만, 몇 학교는 SAT Math Level 2대신에 AP Calculus로 대신하거나, SAT Math와 별도로 AP Calculus를 권유하기도 한다.)
Calculus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1학년 전(全)과정과 12학년의 대부분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AP 시험은 일년에 한 번 (5월 중) 밖에 없고, 시험 결과는 7월이 되어야 나오므로, AP 시험 결과를 대학 입시에서 보여주려면, 11학년 5월에 치르는 시험이 마지막 기회이다.

결국, 역으로 계산하면, 11학년에 AP 시험을 보려면, 최소한, 10학년에 12학년 과정을, 9학년에 11학년 과정을 (학교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수학 공부의 선행과 수학적 재능

특별한 수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들은 사실 많지 않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고 점수를 잘 받는 학생은 많다. 다시말해서, 수학적 재능이 없어도, 대학에서 전공으로 공부하는 추상적인 수학을 공부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수학을 잘 할 수 있고, 수학에 관련된 응용 학문 – 이공계나 경제/경영 및 통계 재정분야 등 –을 공부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예를들어서, 아인쉬타인을 비롯하여, 유명한 수리물리학자들 가운데, 알려진 것과는 달리, 수학을 잘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사실은 수학의 천재적 재능이 있다고 보기는 힘든 사람들도 많다.

(반면, 뉴튼(Isaac Newton)과 라이브니쯔(G.W. Leibniz)는 미분적분학을 개발한,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가진 수리물리학자라고 말할 수 있다. )

수학적 재능이 없는 것과 수학적 이해력이 부족한 것은 다르다. 수학적 지식과 이해력은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누구나 갖출수 있다. 하지만, 수학적 재능은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하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잠재된 수학적 재능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대학 수학과 같은 상위 수학을 계속 공부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무조건 어려운 경시 대회 수준의 문제로 훈련한다고, 없던 수학적 천재성이 억지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좀 더 차원 높은 수학적 이론을 공부하면서 수학의 원리를 탐구한다면, 잠재된 수학적 재능을 발휘하거나 (and/or), 수학적 지식및 이해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이중(二重) 또는 부가(附加)적 효과를 볼 수 있다.

결언

한국식 수학 교육은 분명 좋은 점도 있지만, 과도하게 입시에만 초점을 맟추어서 저학년의 어린 학생들이 무리하게 선행을 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경시대회) 문제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만, 실질적으로 대학 입학 후 수학 실력은 결코 캐나다 우등생들 보다 높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캐나다에서, 창의적이고 재미있게 공부한다는 명분으로, 쉽고 허술한 초,중,고 수학 커리큘럼을 과신하여, 안일하게 수학 공부를 한다면, 고학년 과정으로 갈 수록 문제가 많다. 즉, 초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11학년 수학까지 좋은 성적을 받다가, 갑자기 12학년이나 Calculus를 공부할 때 나쁜 결과로, 대학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대학 입학 후, 이공계나 경제.경영 관련 전공을 할 경우,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캐나다에서는 저학년 수학부터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대학 입학 및 진학 후 많은 문제를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발전적, 전략적 선행 학습을 통해서, 한국에서 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수학의 체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저학년 어린이들의 수학 공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글: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4년 1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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