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송선생 교육칼럼 54>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민과 교육 <1>

빅토리아에 도착하자마자, 빅토리아 대학 (University of Victoria, UVic)의 Accounting Department를 제일 먼저 찾아갔다. Student loan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방문했다. 이민을 오면서, 일단 한국에서 $35,000을 들고 왔다. 이민을 추진한 목적은 사실, 적은 비용으로 캐나다에서 대학원을 다니고자 한 것이었다. 몇 년 동안 벌지는 못하고 써야만 하기에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오자마자, 만불짜리 Ford Taurus 중고차를 사고, 대학원 (UVic MBA) 학비로 만불을 쓰고나니 돈이 빠듯했다.

2001년 5월, 이민을 오자마자, 우리 가족은 미리 이민 온 친구가 있는 에드먼턴에 약 1개월 반 정도 잠시 머물렀다. 캐나다에 이민와서 처음 만난 에드먼턴 이민자들은 현재 빅토리아 이민자들과는 성향이 다소 달랐다. 특히, 1970년대 이민 온 오랜 이민자들은 일인당 단돈 $200을 들고 새로운 땅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 분들의 첫 번째 조언은 돈을 아껴쓰라는 것이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북미 대륙에 오는 한인들 중에는 상당히 부유한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 이민 선배들이 보기에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안타까움과 염려되는 마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오래된 이민자들은 내게 $2,000~3,000불 정도의 중고차를 사라고 조언을 했다. 어차피 자동차는 소모품이니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 집값이 오르기 전인 당시에는 집을 사는 것도 결코 투자라고 보지 않았다.) 그런데, $7,000~8,000천불을 초과해서 차를 샀으니, 예상한 것 보다 훨씬 빨리 예산이 바닥 날 것 같았다.

원래 나의 이민 계획은 타국에서 5년이상 정착할 생각은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한 해부터, 13년동안 다니던 튼튼한 직장을 잠시 쉬고, 캐나다나 미국에서 MBA를 공부하고 싶었고, 때 마침 한국에서 캐나다 이민이 붐이었기에 이민 신청도 함께한 것이다. 내 학비도 절약하면서, 조기 유학이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한 그 때, 무엇 보다도 두 딸을 캐나다에서 교육 받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살짝 꼬이는 이민 정착

빠듯한 이민 예산 계획에는 student loan으로 대학원을 다니는 것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 Student loan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원금의 할부 상환 유예는 물론,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며, 대출과는 별도로 갚지 않아도 되는 grant를 지원해 주고, 졸업 후 장기 분할 상환을 하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student loan을 받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student loan을 신청한 학생에 한해서, 대학에서 bursary라는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양가족이 있는 나의 경우, 1년 반 대학원 과정동안, 약 $10,000불의 bursary를 받았다.)

그런데, 당연히 받을 줄 알았던 student loan을 대학 accounting department 상담자가 나의 경우 BC 주 주민이 아니므로 신청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규정을 찾아 보던 담당자 말이, student loan은 연방 정부와 BC주 정부에 각각 신청해야 하는데, 나는 BC 주에 1년이상 살지 않았기 때문에 BC 주 주민이 아니라고 했다. 이민을 막 왔기에 BC 주에 1년이상 살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지만, 내 경우는 랜딩하자마자 일개월 반동안 Alberta주에서 거주하면서, medical care card (의료보험), SIN (social insurance number), 심지어 driving license까지 거기서 받았기에 Alberta주에서 신청해야 될 것 같은데, 거기서도 1년이상 체류하지 않고 떠났으니,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1년 뒤에 신청하라고 했다.

랜딩하자마자, Alberta주에 잠시 살다 오니, BC 주에서 이사오는 것은, 마치 Alberta 라는 다른 나라에서 다시 이민 온 것처럼 번거로웠다. Care card, driving license 등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 알버타에서 산 중고차를 BC주에 등록하기 위해서 주정부 부가세(PST)도 내야한다고 했다. (Alberta 주는 PST가 없다.) 뿐만 아니라, BC주 차량 등록 규정은 다른 주(province)에서 가져온 차량은 등록된 정비 업체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앞 유리에 약간의 흠집이 있으니, 앞 유리 전체를 바꿔야만 한다고 했다. 더군다나, 당시에 들고 있던 알버타 자동차 보험 규정에는 유리 손상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을 수가 없었다. 결국, 약 $600불의 PST와 함께, 차 유리 값으로 $700이라는 생각지도 않은 거액이 지출될 지경이니, 이민 오기전 한국에서 생각한 예산은 애초에 말이 안 되었다.

그래도 길은 있다

Loan 담당자와 다시 상담을 계속 하면서, 대출 자격 규정을 내게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BC주 주민 학생에 대한 정의 중에 ‘대학을 졸업 후, BC 주에 계속 거주할 계획을 가진 자’도 BC주 학생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문구가 보였다. 결국, 내 경우가 이 경우에 속한다고 말하고 론을 신청할 수 있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student loan을 신청하지만, 그 당시에는 직접 다운타운에 있는 주 정부 student loan 사무실 에 찾아가서 신청했다.) 물론, loan을 신청한 후, 대학에 별도로 갚지 않아도 되는 bursary를 신청할 수도 있었다. Alberta 주에서 산 중고차도 다른 규정에 따라, PST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차 유리는 어쩔 수 없이 교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안전을 위해서 잘 한 일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가졌다.

2년 동안 공부만 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가는 예산이었지만, 학생들도 좀 가르치고, 마침 한국과 거래를 시작하는 캐네디언 회사에서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경영학 학부 TA(Teaching Assistant)도 하면서 학비에 많은 보탬이 되었다. MBA 대학원생들은 원래 TA 자리가 없었지만, 어떤 학부 강의 청강을 허락 받고자 찾아갔던 교수와 얘기 하던 중 , 운좋게도 즉석해서 특별 TA 자리를 제안 받았다. 급여도 나쁘지 않았고, 더군다나 대학에서 TA 장학금까지 별도의 덤으로 받았으니 의외의 소득이었다.

결국, 대학원을 졸업하고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돈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처음 가져 온 $35,000로 버틸 수 있었다. 내 자신도 잘 믿어지지 않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대학원 유학과 함께한 이민 생활 중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이나, 많은 운이 따라서, 무난히 극복해 나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북미 대학 학비

유럽 국가들 중에는 독일과 같이 대학 수업료가 무료인 나라들도 꽤 있다고 한다. 하지만, 캐나다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차이는 있지만, 이민자의 경우, 한 학년 (즉, 2 학기)에 약 $6,000 정도의 수업료가 기본적으로 든다. 만약에 집에서 통학이 불가능한 지역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경우, 식사를 포함한 기숙사비가 2학기 (약 8개월)에 $10,000 정도가 되니, 대략 한 학년에 $18,000 정도는 예산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학생이 student loan을 신청하게 되면, 한 학년에 $10,000 정도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중 $1,000 정도는 갚지 않는 grant로 받게된다.) loan 신청시기는 8월에 서류를 준비해서, 9월 학기가 시작되자 마자 학교에 확인을 받아서 신청하므로, 이미 학비를 내고난 후에 돈을 받게 되므로 우선 학비가 조달되어야 한다.

Bursary는 student loan을 full로 신청한 학생에 한해서, 10월부터 신청을 할 수 있는데, student loan 금액이 확정된 후, 수업료와 책값을 포함한 직접 학비, 주거와 음식비, 기본 생활비 등을 합산한 비용이 확정된 loan 금액과 학생의 수입으로 충당되지 않은 부분을 학교에서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것으로 되어있다. 실제 지원 받는 금액은 부양가족이 없고, 부모가 학비를 지원할 의사가 없는 경우, 약 $1,000에서 $5,000정도까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한학년에 최소 $3,000이상 모자라게 되는데, 이 부분은 학생이 방학 중 또는 co-op 학기 중에 최대한 벌어서 충당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있으므로, 약간의 돈이라도 대학 입학전에 저축이나 부모의 지원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한 두 학년을 공부한 후에 돈을 벌려고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4년제 졸업을 6년이상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4년제 대학 학비를 학생 스스로 조달하는 것은 사실 상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1,2 학년은 community college를 다니고, 4년제 대학은 3학년에 편입을 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Community college의 경우, 수업료가 4년제 대학의 반 밖에 되지 않고, 2년 대학을 졸업 후, 번듯한 job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working experience을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캐나다 이민자가 미국의 주립 대학을 지원할 경우는 out of state 학생에 해당되므로 비싼 학비(한 학년에 $15,000에서 $30,000)를 내야한다. 사립 대학의 경우, 학비가 한 학기에 $40,000 가까이 되므로 부모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립대학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도 외국인 학생들의 학비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유명 미국 사립 대학의 경우, 대학 자체의 재정 지원이 가능하므로, 학비 문제로 꿈을 버릴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서, 코넬을 최근 졸업한 빅토리아 교민 학생의 경우, 4년 동안의 등록금과 기숙사비의 대부분을 지원 받고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캐나다 대학에 다닌 것 보다, 훨씬 덜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뉴욕에 있는 콜롬비아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내 둘째 딸의 경우는, 매년 약 $35,000 이상의 장학금과 재정 지원을 받기에, 실제로는 캐나다 대학을 다니는 만큼의 학비만 충당하면 된다. (미국 대학을 다니는 캐나다 학생도 대학의 재정지원을 뺀 나머지 부분에 해당하는 생활비를 포함한 학비에 대해서 캐나다 정부 student loan을 신청을 할 수가 있다.)

캐나다 대학을 다녀도 미국 대학을 다니는 이상의 학비 부담이 큰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워털루 대학, 4학년 2학기 재학 중인 내 첫째 딸이 속한 Math/Chartered Accountant의 수업료는 2학년부터 보통 캐나다 4년제 대학의 3배 (한 학년에 $18,000)를 내야 한다. 이 외에도 Western Ontario의 Ivy Business 학부 프로그램의 경우는 3학년부터 한 학년 수업료와 교재비만 약 $25,000 가까이 든다. 따라서, 대학을 지원하기 전에 해당 프로그램의 수업료, 기숙사비 등을 꼭 체크하고, 예산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 때 주의할 점 중 하나는, student loan은 한 학년에 $10,000 정도가 maximum이라는 것과 co-op으로 돈을 번 경우, 다음 학기 student loan이 줄어든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재정적인 문제로 하버드나 예일과 같은 대학을 포기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된다. 내 경험에 따르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재정적인 문제는, 캐나다 이민자 (학생 또는 학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3년 10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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