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의 ‘나비부인’, 빅토리아 청중 사로잡다

한지혜의 ‘나비부인’, 빅토리아 청중 사로잡다

Pacific Opera Victoria production Madama Butterfly April 2015. Photo: Emily Cooper

<인터뷰> ‘Madama Butterfly’로 북미 무대 성공적 데뷔한 소프라노 한지혜

지난 4월9일 빅토리아 Royal Theatre에서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의 첫 공연이 있었다. 막이 내리고 커튼콜 맨 마지막에 이날의 주인공 초초상이 나오자 극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큰 환호와 함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비엔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소프라노 한지혜 씨가 북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음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한지혜 씨는 이 날 부드러우면서도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푸치니의 서정적인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리를 꽉 메운 1,300여 청중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특히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꼭 도전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아리아 ‘Un bel di(어떤 개인 날)’를 더할 나위 없는 서정적인 목소리로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으며, 아담 루터 씨(핑커튼 역)와 함께 부른 ‘Vogliatemi bene’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의 듀엣을 들려주었다.

Photo credit: Pacific Opera Victoria production Madama Butterfly April 2015 Photo: Emily Cooper
Pacific Opera Victoria production Madama Butterfly April 2015. Photo: Emily Cooper

첫 날 공연 직후부터 한지혜 씨의 무대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퍼시픽 오페라 빅토리아(POV) 관계자 푸미 소모기 씨는 첫 공연 다음날 본지에 연락해 “한국인 소프라노의 데뷔 무대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 전하면서 한지혜 씨의 성공적인 데뷔를 축하했다. 타임스 콜로니스트의 공연 리뷰에서도 “한국의 소프라노 한지혜씨가 부드럽고 크리미한 목소리로 비극의 주인공 초초상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고 호평했다.

POV가 주최하고 빅토리아심포니가 연주한 이번 오페라에서 사실 한지혜 씨의 캐스팅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원래 초초상 역을 맡기로 했던 캐나다 소프라노가 건강문제로 은퇴를 하면서 지난 해 아트 디렉터 티모시 버논 씨가 캐스팅을 위해 비엔나 투어에 나섰고,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에서 한지혜 씨의 목소리를 듣고 전격 초청하게 된 것. 한지혜 씨는 지난 3월 빅토리아로 와서 리허설에 참여하게 됐다.

버논 씨는 ‘(한국어 외에) 독일어만을 구사하는 한국여성이 일본 여성 역을 이탈리어로 노래한다. 정말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캐나다적인 무대’라 소개하기도 했다.

첫 공연 이틀 후인 12일, POV 주선으로 그녀가 묵고 있는 샤토 빅토리아 호텔에서 두 번째 공연을 마치고 며칠간의 휴식 기간을 보내고 있는 한지혜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한지혜 씨는 빅토리아 교민들에게도 소개할 기회가 돼 기쁘다며 반가움을 전했다.
한지혜 씨는 빅토리아투데이를 통해 빅토리아 교민들에게도 인사할 기회가 돼 기쁘다며 반가움을 전했다.

북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 축하하고, 공연 소감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나비부인 역할을 맡으면서 기존의 틀에 짜여진 이미지 보다는 저만의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 했어요. 제 목소리 자체가 좀 어두운 편이지만, 이 오페라에서는 보통 나비부인이 갖고 있는 무겁고 강한 이미지 보다는 최대한 밝은 톤으로 극 중 10대인 어린 소녀의 순수한 이미지를 담아 저 만의 나비부인을 표현하려 했는데, 다행히 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처음부터 단원 분들과 너무 호흡이 잘 맞아서 정말 편하게 연습할 수 있었어요.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걱정했는데, 대화의 70%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고 또 몸짓으로도 모두 소통이 가능해 문제가 없었어요.

비엔나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공연을 해왔는지, 어려운 점은?

비엔나 음대에서 유학 한 후 2011년 나비부인으로 비엔나의 Volksoper 무대에 데뷔했죠. 보통 30~40대 소프라노가 나비부인 역을 공연하는데, 그 때 전 28세의 나이였기 때문에 ‘Baby Butterfly’ 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사실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소프라노의 역할이 한정돼 있고 유럽 텃세도 심한 편이라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열심히 하며 잘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푸치니의 투란도트 역을 가장 많이 해왔고, 베르디, 모차르트 등도 공연해 왔어요.

어떻게 노래를 시작하게 됐으며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중학교 때부터 성가대에서 활동하면서 주위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게 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 처음으로 오페라 무대에 서게 됐어요. 노래를 시작한 것도 사실 찬양을 하고 싶어서 였으니 만큼 앞으로도 찬양 사역에 참여하고 싶고, 한지혜라는, 저 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스케쥴과 계획은?

우선은 올 가을과 내년 부다페스트, 폴란드 등에서 투란도트와 나비부인 공연 일정들이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데뷔를 계기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북미 지역에 진출해 무대를 넓혀보고 싶어요.

첫 캐나다행인데, 빅토리아 인상은 어땠는지?

이곳에 오기 전에 사진으로 보았던 것 보다도 더 좋았어요. 비엔나와도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 친숙하고 편하고 사람들도 너무 친절해요. 그동안 공연준비로 구경할 시간이 없었고 스케줄 때문에 19일 공연이 끝나면 다음 날 바로 비엔나로 돌아가 아쉬워요. 유일하게 걸어 본 곳이 오그든 포인트와 Dallas Rd 바닷가 였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빈 국립음대를 졸업한 한지혜 씨는 2009년 오스트리아 탈리아비니 콩쿠르와 서울 동아 콩쿠르2위, 비엔나 벨베데레 콩쿠르 관객상, 2010년 마르세유 국제 오페라 콩쿠르 1위 등 세계 여러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다. 28세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투란도트로 국제 오페라무대에 데뷔했다.
가족으로는 부모님과 동생이 있으며 비엔나에서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볼링, 배드민턴 등 스포츠를 즐긴다고 한다.

POV에 따르면 두번 째 공연도 만석을 기록했고 전 공연이 거의 매진을 보이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나비부인은 17일 오후 8시에 이어 19일 오후 2시 공연으로 다섯 차례 공연의 막을 내린다.

이사벨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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