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신비, 그 장엄한 아름다움, 아치스

황야의 신비, 그 장엄한 아름다움, 아치스

유타주의 상징 Delicate Arch

<미국 10배 즐기기 4> Arches National Park

지난 호에 소개된 브라이스 캐년이 뾰족한 첨탑이 신비로운 곳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아치스 내셔널 파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치 모양의 둥근 바위들로 이루어진 대자연의 또 다른 조각품이다.

브라이스캐년에서 아치스까지는 5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길이다. 중간에 산을 여러 번 통과 하는 만큼 운전도 쉽지 않다. 그러나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브라이스 캐년 부근에서 시작되는 하이웨이 12 시닉 하이웨이는 그랜드 스테어케이스 에스칼란트(Grand Staircase Escalante) 내셔널 모뉴먼트, 딕시(Dixie) 내셔널 포레스트, 캐피톨 리프 (Capitol Reef) 등 국립공원들을 지나면서 울창한 숲과 독특한 바위들의 빼어난 풍경으로 드라이브가 즐거운 곳이다. 그러나 중간에 마을이 거의 없고, 작은 마을 에스칼란트를 지난 뒤, 산 위로 좁고 아주 가파른 고속도로를 지날 때는 식은 땀이 날 것이므로 미리 대비할 것. 이 길이 끝나는 Torrey를 지나면서부터는 황량한 사막이 계속된다.

아치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연의 아치 모양 바위들이 모여 있다. 7만3천 에이커의 이 공원에서는 바위의 구멍이 길이가 1m도 안되는 작은 것에서부터 90m가 넘는 아치에 이르기까지 아치 바위만도 무려 2천여 개가 넘는다. 이중 유타주의 가장 유명한 아이콘으로, 유타 어디에나 그 독특한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 델리킷 아치 (Delicate Arch)다.

천연 아치의 경이로운 풍경은 오랜 세월과 바람, 물, 그리고 급격한 기온 차가 어우러져 빚어 낸 자연의 기적이다. 3억 년 전 이 지역에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 수 백미터 두께의 사암 지대가 콜로라도 고원에 생겼고, 이후 고여 있던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드러나게 된 사암들이 1억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침식되면서 현재의 모래 아치들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최고 40도를 넘는 여름과 영하 17도로 내려가는 겨울의 극단적인 기온 차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도 오래된 아치 들은 침식돼 사라지고 새로운 아치들이 형성되면서 그 모습이 늘 조금씩 변형되고 있다.

이곳은 여름에도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므로 각자 자동차로 시닉 드라이브를 돌아보며 공원을 구경한다. 입구에서부터 길 양 옆으로 거대한 붉은 바위들이 양 옆으로 도열한 채 관광객을 반긴다. 윈도우 섹션까지 4개의 전망 포인트를 지나므로 중간중간에 들러 웅장한 바위들의 절경을 즐긴다.

시간이 있다면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가까이서 독특한 바위들을 살 펴볼 수 있다. 트레일은 크게 윈도우스 섹션(Windows Section), 델리킷 아치(Delicate Arch), 데블스 가든(Devils Garden) 세 곳으로 나뉜다.

Windows Section에 있는 Balanced Rock. 커다란 바위를 머리에 얹고 위태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 바위는 지금 당장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위에 얹혀있는 커다란 바위는 버스 3대를 합친 것과 같은엄청난 크기다
Windows Section에 있는 Balanced Rock. 커다란 바위를 머리에 얹고 위태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 바위는 지금 당장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위에 얹혀있는 커다란 바위는 버스 3대를 합친 것과 같은엄청난 크기다

마치 바위에 창문이 난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윈도우란 이름이 붙은 윈도우 섹션은 에덴 정원이라고도 불린다. 이 곳의 트레일은 시간 이 얼마 걸리지 않으므로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델리킷 아치는 이 공원에서는 물론 유타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트레일 중의 하나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아치까지 걸어가면 힘차게 솟아오른 아치의 웅장함과 곡선의 섬세함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마치 예술작품 같은 바위를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멀리 하얗게 눈 덮인 라살 산을 배경으로, 붉고 황량한 사막의 땅위에 홀로 우뚝 솟은 기암을 바라보고 있으면 장엄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만약 걸어갈 시간이 없다면, 차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Upper 뷰포인트까지 올라가서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그보다 더 가까운 Lower 뷰 포인트에서도 멀리 모습을 볼 수 있다.

시닉 드라이브의 끝은 데블스 가든이다. 이곳에는 캠프그라운드가 있어, 캠핑을 할 수 있으며 트레일로 인기 있는 곳. 특히 트레일 중간에 있 는 Landscape Arch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아치로 잘 알려져 있다.

아치스를 사랑한 대표적인 사람으로 생태주의 작가 에드워드 애비를 꼽을 수 있다. 콜로라도,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 등 미국 남서부 4 개주를 중심으로 공원 경비대원, 소방대원, 교사로 일하며 오지를 15년간 탐험했던 그는 29세 되던 해 아치스 국립공원 관리원을 자임했다. 그리 고 1956년부터 2년간 아치스에 홀로 머물며 야생에 대한 예찬과 파괴에 대한 절규를 담은 비망록 ‘Desert Solitaire(한국번역 제목 ‘태양이 머무는 곳’)을 펴낸바 있다.

그러나 100만년간 은둔했던 아치스가 포장도로를 따라 밀려든 산업 관광의 폐해에 희생돼가자 깊은 회의에 빠졌고, 결국 세속의 때를 견디지 못하고 아치스를 떠나버렸다. 애비는 야생 동식물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이 황야가 ‘인류가 보존해야 할 낙원’이라고 강조했다.

◆ 가는 길: 브라이스 캐년에서 가려면 UT-12를 따라 달리다가 UT-24, I-70으로 들어선 후 Cresent Junction에서 US-191로 빠지면 아치스 내셔널 파크사인이 보인다.
◆ 입장료: 도보 입장의 경우 1인당 $5, 자동차로 입장할 경우 $10(탑승자 포함)
◆ 숙소: 공원에 바로 인접해 있는 Moab에 캠프그라운드에서부터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숙소들이 모여 있다. 모압은 또 유타주의 레져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사벨 리

빅토리아투데이 2010년 6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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