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신비 간직한 마력의 땅, 모뉴먼트 밸리

태고의 신비 간직한 마력의 땅, 모뉴먼트 밸리

<미국 10배 즐기기 5> Monument Valley

모뉴먼트 밸리는 아리조나와 유타주 경계선에 위치한 땅으로, 정식 이름은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모뉴먼트밸리 나바호부족공원) 이다.

이곳은 나바호 원주민들이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땅으로 애리조나 동북부, 유타주 남부와 뉴멕시코주 서쪽 일부 지역 일대 1천 6백 만 에이커에 달하는 나바호 자치구역에 30만명 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

모뉴먼트 밸리로 가는 길은 끝없는 사막이다. 게다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불어대는 황사 바람이 가뜩이나 척박한 땅을 더욱 황량하게 만든다. 연간 강우량이 약 20cm에 불과한 절대 사막,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은 이 땅이 나바호 원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성지다.

모뉴먼트 밸리가 가까워지면서 붉은 기둥들이 하나 둘 보이다가, 갑자기 치솟은 거대한 바위 기둥들의 장관이 마치 꿈인 듯 불쑥 눈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곧 모뉴먼트 밸리에 닿게 된다.

입장료 $5을 내고 들어가는데, 내셔널 파크가 아니므로 국립공원 패스는 사용할 수 없다.

1958년 3만 에이커의 땅에 조성된 모뉴먼트 밸리는 지금도 비포장이고 길이 험하다. 원주민들의 가이드로 지프를 타고 3시간 정도 투어를 하며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승용차로 보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황토먼지 날리는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 각오가 돼있어야 하고 멀리 갈 수는 없다.

입구에서부터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Mittens Merrick Buttes(벙어리 장갑 모양) 부터 Elephant Buttes, Three Sisters, Totem Pole을 비롯해 주로 바위의 모양에서 이름을 따온 11개의 유명한 괴석이 차례로 나타난다.

Three Sisters. 세 자매가 정답게 모여있는 듯한 모습이다.
Three Sisters. 세 자매가 정답게 모여있는 듯한 모습이다.

붉은 사막의 땅 위에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붉은 암석 기둥들, 가도가 도 끝없는 지평선과 휘몰아치는 황토먼지 속의 황량하고 고적한 대지들 이 빚어내는 풍경은 기묘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어릴 때부터 보아온 서부영화의 기억 때문? 존 웨인이 장총을 멋지게 쏘며 추격을 피해 숨 가쁘게 질주하던 ‘역마차’도 이곳이 배경이고, 서부영화의 영원한 고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이 탄생한 장소도 바로 이곳이다. 고전 서부영화 뿐 아니라 ‘델마와 루이스’, ‘백 투 더 퓨 처’ 등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만도 16편이 넘고, 광고의 단골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쫓겨 다니던 사람들은 존 웨인이 아니라, 백인들에 패해 밀려난 나바호 원주민들이었다. 1860년대 아메리카인들에 의한 인디언 섬멸작전이 대규모로 진행되 면서 나바호 인디언들의 불행하고도 슬픈 역사가 펼쳐지게 된다. 당시 벌어진 크고 작은 전투로 나바호의 전사들이 대부분 섬멸되고 무려 1만여 명 에 이르는 대규모 포로들이 뉴멕시코 주의 포로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먼 길을 비참하게 맨발로 끌려간 그들은 협상에서 동부의 비옥한 초지, 포로수용소 인근의 목초지, 그리고 죽음의 사막 모뉴먼트 밸리 세 곳 중 서슴지 않고 모뉴먼트 밸리를 택했다. 백인들에게는 식물도 동물도 살아남기 어려운 지옥의 땅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조상들이 점지한 선택받은 땅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이 때부터 나바호 자치 정부가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조상의 선혈이 배인 이 땅에서 나바호 전사의 후예들은 관광객들을 지프에 태워 가이드를 하고, 심한 먼지 바람속에서 토속 공예품을 팔고, 자신들의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아 살아간다.

호텔 건물 안에 있는 레스토랑의 직원들도 모두 원주민들이다. 레스토랑의 음식 맛은 그저그랬지만, 창문을 통해 모뉴먼트 밸리가 한눈에 내려 다보이는 환상적인 전망만으로도 충분히 들러 볼 만하다.

쉴 새 없이 불어대는 모뉴먼트 밸리의 숨막힐 듯한 황토바람은 참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경이로운 풍경에 홀려, 흙먼지 속 에서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이 세상과 문명에서 멀리 떨어져 나온 듯한 귀기 어린 땅의 마력이랄까.

덕분에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한동안 심한 기침에 시달려야 했다.

가는 길(아치스 내셔날 파크 출발)

아치스 내셔널 파크에서는 274km로, 4시간 정도 걸리고, 그랜드캐년까지는 약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아치스가 있는 마을 모압 (Moab)에서 US-191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US-163과 만나는 곳에서 163을 타고 조금만 더 가 면 모뉴먼트 밸리에 닿는다.

숙소 

모뉴먼트 밸리 안에 최고 전망의 View Hotel,이 있고 가까운 거리에 Goulding Lodge,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인 멕시칸 햇, 블러프, 블랜딩 등에 모텔이 많이 있다.

이사벨 리

빅토리아투데이 2010년 7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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