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와 마주보고 있는 ‘천사의 항구’

빅토리아와 마주보고 있는 ‘천사의 항구’

포트 엔젤레스 다운타운

<미국 10배 즐기기 7> Port Angeles/Port Townsend

Juan de Fuca 해협을 사이에 두고 빅토리아와 멀리 마주 보고 있는 도시가 포트 엔젤레스다.

연중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봉우리가 빅토리아의 절경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친숙한 산, 올림픽 산맥으로 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바다가 가로막고 있어서 일까, 왠지 멀게 느껴지지만, 포트 엔젤레스는 사실 빅토리아에서 페리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블랙 볼(Black Ball) 페리는 일년 내내 운행하며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대형 페리다. 빅토리아 이너하버 페리 터미널에서 출발해 겨울철에는 하루 2회, 봄철은 3회, 그리고 여름(6월 중순~9월 말)에는 3~4회씩 포트 엔젤레스 사이를 운행한다.

여름철은 빅토리아로 돌아오는 마지막 페리가 밤 9시30분에 출발하므로, 그곳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당일로 돌아오기에도 시간이 충분하다. 요금은 성인 편도 $18(USD), 승용차+운전자 $63(2015년 현재).

포트 엔젤레스는 빅토리아에서 오는 페리의 종착지이자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가는 여행자들이 거치게 되는 중심도시다. 쇼핑과 다양한 레스토랑, 레져 활동에 필요한 장비의 판매와 렌탈 등여행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고 있어 ‘The Center of It All’ 이라 불린다.

패리 선착장 앞은 다양한 공예품과 먹거리, 라이브 공연으로 늘 활기찬 모습이다. 다운타운 거리 곳곳을 걸으면서 독특한 야외 조각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조각품 수가 모두 38개에 이른다. 다운타운은 자그마하지만 갤러리와 서점, 앤틱 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다운타운에서 바로 연결되는 워터프런트 트레일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따라 스큄(Sequim)까지 계속된다. 올림픽 디스커버리 트레일이 완성되면 동쪽으로 포트 타운센드까지, 그리고 서쪽으로 라푸쉬까지 그 길이가 100마일에 이르는 긴 트레일이 된다.

몇 년전에는 포트 엔젤레스에 ‘Twilight’ 붐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기도 했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베스트셀러 벰파이어 소설 Twilight가 2008년 영화로 상영되면서 영화팬들이 이 작은 도시를 찾기 시작한 것. 여주인공 벨라가 뱀파이어 책을 읽었다는 서점, 벨라와 친구들이 찾았다는 영화관, 벨라와 에드워드가 첫번째 데이트를 한 날 왔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벨라 이탈리아(우연히 이름도 같다) 등 영화 속의 장면을 찾아 투어를 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1시간 거리의 폭스는 별 볼일 없는 작은 시골 마을이나, 주인공들이 자란 마을로 나오는 바람에 영화개봉 후 극성 팬들의 방문으로 잠시나마 관광지가 되기도 했다. 비가 유난히 많이 내려 뱀파이어가 살기 좋은 곳으로 찍힌 듯하다.

꿈의 도시 Port Townsend

Port Townsend의 유서깊은 빌딩
Port Townsend의 유서깊은 빌딩

포트 엔젤레스에서 동쪽으로 25분 정도 더 가면 ‘북미의 라벤더 수도’라 불리는 스큄이다. 여기서 또 35분 거리, 올림픽 반도의 동북쪽 끝 자락에 자리잡은 도시 포트 타운센드도 꼭 들러볼 만한 옛스런 도시다. 이곳은 한 때 번영을 누렸던 옛 도시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마치 19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1851년 시작된 포트 타운센트는 푸젯 사운드의 입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미국 서북부 해안의 가장 큰 항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 때문에 ‘City of the Dream’이라 불렸다. 이후 운송과 목재 산업으로 번성하여 1880년대에는 인구가 7천여 명에 이르고 많은 빌딩과 주택들이 들어서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1890년대 타코마와의 사이에 철도 건설이 취소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줄고 도시는 쇠락하며 붐도 끝나 버리고 만다.

지금은 빅토리아풍의 옛스러운 빌딩과 주택들 만이 당시의 영화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옛 건물들을 대체로 잘 복원돼 있지만, 군데군데서 볼 수 있는 벗겨지거나 방치된 건물들이 쇠락해버린 한 도시의 이면을 보여주는것 같아 어쩐지 쓸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도시에는 60년대에 모여든 히피들의 영향으로 아트 갤러리가 많이 생겨났으며 거리에는 뮤지엄, 앤틱 샵들도 많이 눈에 띈다.

포트 워든(Fort Worden) 스테이트 파크안에 있는 센트럼은 각종 공연과 프로그램, 아티스트들의 숙소 등을 제공해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곳으로, 연중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열린다. 434 에이커의 해안가에 펼쳐진 스테이트 파크는 19세기에 군대 요새였던 땅으로, 숙박 시설과 캠핑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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