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에 대한 이민 1세들의 열정과 꿈

<송선생 교육칼럼 31> 자녀 교육에 대한 이민 1세들의 열정과 꿈

세계에서 한인들 만큼 교육열 높은 민족은 없다. 왜 그럴까? 조선시대는 유일하게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통로가 과거 시험이고, 사대부 집안은 3대에 걸쳐서 과거 급제자가 없으면, 양민 신분 하락의 첫 번째 조건이 되었다고 한다. 해방 후에도, 관료제 사회에서 고시 합격은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나 고시에 합격하는 수는 상당히 제한적인 엘리트에 국한되므로 모든 한국 국민들을 교육열에 빠지게 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지리적, 역사적 이유도 있다. 잦은 외세의 침략, 일제 강점기와 6.25동란을 포함한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거치면서, 재산을 몰수당하거나 졸지에 잃게 되는 삶을 보면서, 머리에 있는 지식이야 말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초기 미국 이민자들의 교육열은 한국에서보다 더욱 절실 했다. 처음 하와이에 이민 온 농장 노동자들의 교육열은 지금의 우리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하와이 이민자들은 하루에 $0.69를 받으면서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은 다른 어떤 이민자들보다 가장 강했다.

1933년도의 하와이 이민국 교육자료에 따르면, “1928년 인구조사표에 의하면, 하와이 인구 35만명 중에서 일본사람이 13만4천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 사람이 6만명 중국사람이 2만5천명 그리고 한국 사람은 불과 6천3백18명이었다. 그런데, 아시아계 학생 중에서 31%가 한국계 학생이었고, 30%는 일본계, 24%는 중국계, 그리고 필리핀계 학생이 8%였다. 결국, 6천명의 한국인이 13만 명의 일본인들보다 더 많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것”이다.

미국 초기 이민자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집념이 결실을 맺는 것은 당연하였다. 많은 2세들이 열심히 공부를 했고 그들은 백인들 보다 좋은 성적을 얻었다. 70년대 중반부터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인 2세가 1인당 소득이 제일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자료는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 백인을 포함한 것이다. 그 이유는 인구 비율로 볼 때 의사, 변호사, 건축사, 교직, 사업 등 전문직에 한인들의 진출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들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강조한 당연한 결과이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면서 하루 69센터밖에 받지 못하면서도 돈과 자녀들의 시간을 교육에 투자한 이민1세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캐나다 이민자들의 오해

캐나다에 이민 온 현재의 한인 자녀들에 대한 교육은 어떠한가? 십 수년 전부터, 자녀들 교육 때문에 캐나다에 이민 온 이민자들이 꽤 많다. 하지만, 이민자 자녀 교육에 몇 가지 오해가 있어왔다고 생각한다. 우선, 영어교육에 있어서 너무 안일한 생각을 가진 면이 있다. 캐나다 땅에 살기만 하면 자녀들의 영어 공부가 저절로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second language 부모의 자녀는 심지어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second language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들도 second language 학생처럼 ‘영어공부’를 통해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다른 캐네디언 학생들만큼 깊이 있는 영어 실력을 갖추기 힘들고, 이 때문에 대학에 진학해도 대학 학업에 전념하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의 광적인 교육열과 경쟁을 피해서 캐나다에 이민 온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이 보다 나은 교육 환경에서 자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교육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적어도 한국식 교육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북미식 교육에 경험과 정보가 부족하므로, 일단 캐나다식 교육에 일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특별한 노력 없이 특별한 학생이 되기를 바라기에는 너무나 자녀들의 재능을 과신하는 것일 수 있다. 언젠가 언급한 바 있는 ‘아웃라이어(Outliers)’에 따르면, 사례와 통계로 보여 주었듯이 성공한 미국의 스포츠 선수, 사업가들, 유태인 법률가, 심지어 수학에 뛰어난 아시아계 학생들은, 재능보다는 남보다 선행한 노력의 결과였음을 보여주었다.

어떤 이민자들은 소박한 자녀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평범한 캐나다 시민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민자 자녀들이 현지의 케네디언 자녀들과 동일한 사회적 기반 위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즉, 이 사회의 평등과 복지제도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로컬 케네디언 자녀들은 그들의 땅에서 오랜 세월 동안 가져온 기득권(또는 social network)을 가졌지만, 우리 자녀들은 그렇지 않다. (실제, 캐나다 비즈니스 방식은 networking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직원 채용부터 정부의 공공 사업까지, 소개와 추천을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민 1세의 꿈

우리 자녀들은 스스로 그들의 기반을 만들고 둥지를 차지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캐나다 이민’을 남겨 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캐나다는 그들에게도 여전히 척박한 땅이다. 이제 한인 이민자들이 하루에 16전을 버는 비참함이 없다고 해서 자녀 교육을 소홀히 한다면, 미래의 Korea-Canadian 후손들은, 사탕수수밭에서 일하거나, 철로를 건설한 초기 이민자들의 방식을 답습할 수도 있다. 캐나다 사회는 이제 이민자마저도 하이테크 시대에 걸 맞는 전문인을 원하고 있다. 이것은, 캐나다 정부가 저소득 시민 즉, 단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결정한 캐나다 이민으로, 미래의 소박한(?) Korea-Canadian 시민들은 자원부국인 국가의 혜택(?)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이, 자기가 속한 community에 기여하는 ‘진정한 시민’이 되고, 언젠가 그들이 캐나다 사회의 leader group이 되는 것이, 이민 1세대인 나만의 꿈은 아닐 것 같다.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2년 1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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