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iers: 통계적 극단치 (1)

<송선생 교육칼럼 25> Outliers: 통계적 극단치 (1)

“For everyone who has will be given more, and he will have an abundance. Whoever does not have, even what he has will be taken from him.” (Matthew 25:29)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더) 풍족하게 되고, (조금 밖에) 없는 자는 (가지고) 있는 것까지 (그에게)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25장 29절)

이번 칼럼에서는 처음 시작부터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꽤 종교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전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필자가 성경 구절을 논할 정도로 성경에 정통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교육 칼럼에서 종교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대신, 필자가 다니는 교회의 장로님 한 분이 최근 내게 권해준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책은 기독교 서적이 아니라, 최근 The New York 선정 Best seller, ‘아웃라이어 (Outliers)’로, 원 단어의 뜻은 ‘통계적 극단 치’이며, 책 내용은 최상위 0.1%에 해당하는 탁월한 사람들의 성공 비결에 관한 책이다.

직접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spoiler가 되지 않기 위해서, 책에 대한 전체 줄거리 설명은 가능한 피하고, 대신 책 내용에서 본 몇 가지 ‘이슈(issue)’를 가지고 우리 자녀들의 교육에 초점(focus)을 맞추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Malcolm Glandwell은 뉴욕에서 주로 활동한, 21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캐나다에서 자라고, 토론토 대학을 나온 사람답게 캐나다 프로 아이스 하키 선수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대부분의 캐나다 프로 하키 선수들의 생일은 이상하게도 1월 또는 2월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는 주로 몇 월에 태어났을까? 학생들에게 물어 보았다더니, 한 학생이 “유독이 8월이 많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렇다. ‘아웃라이어’의 책 내용과 동일한 답이었다. 그 학생은 책을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아빠가 메이저리그 야구의 광적인 팬(mania)인데, TV에서 야구 시합을 보다가 갑자기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이상하게 메이저 리그 선수들은 8월 생들이 많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지만, 매우 흥미롭다.

필자가 캐나다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토요일 아침 UVic에 스쿼시를 하러 갔다가 내가 생각할 때 캐네디언들에게 약간 어울리지 않는 광경을 보았다.

레크레이션 센터 문 앞에서 많은 30대 아저씨들이 엄청 인상들을 쓰면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이다. 더군다나 레크레이션 센터 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목격한 것은, 어떤 캐네디언 아빠가 어린 아들한테 소리를 질러대면서 무엇인가 질타를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아일랜드 유소년 아이스하키 리그의 중요한 시합이 열렸었던 것이다.

캐나다는 아이스 하키에 대해서는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이다. 하키 좀 했다는 아버지들은 아들이 5살만 되면, 아이스링크에 대려 가서 하키리그에 가입시키고자 한다. 유소년 아이스 하키 리그는 나이별로 리그를 형성한다.

즉, 1월 1일부터 그 해 12월 31일까지 소년들이 팀을 나눠서 경기를 벌이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1, 2월 생 소년들은 엄청난 advantage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타고난 잠재적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12월 생 아이들이 자기보다 10개월 이상 나이가 많은 ‘형’들을 상대로 운동을 하기에는 벅찬 것이 당연하다. 반면에 1, 2월 생 유소년 선수들은 자기들 보다 어린 선수들을 움직이는 장애물 정도로 보고, 경기를 통해서 온갖 시도를 다 해보면서 자신감과 실력과 경험을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도 마찬가지 이다. 특히, 8월 생이 많은 이유는 유소년 야구 리그가 8월1일부터 그 해 7월31일 생으로 그룹을 정하여 경기를 하니까, 8, 9월 생 아이가 6, 7월 생보다 월등히 나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성인 메이저 리그는 미국 청소년 야구 대표 선수들 보다는 1, 2월 생일 편중 현상이 덜 하지만, 청소년 시기까지 형성된 advantage를, 성인이 되어서도 ‘타고난 재능(talent)’을 발휘하여 역전시키에는 이미 쉽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유전적으로 타고난 재능보다는 본인이 속한 사회 및 가족 환경에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다. 하지만, 성인이 될수록 태생적(inherent)으로 주어진 가족의 환경에서 점차 벗어나, 사회적 환경에서는 본인의 노력이 크다는 것도 책의 이면(on the other side)에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태복음의 효과

책의 1부 기회 (Opportunity)의 1장 제목은 ‘마태복음의 효과 (Matthew Effect)’이다.

저자는 책의 첫 장 제목 밑 첫 줄을 마태복음으로 시작한다. 비 기독교인이 성경의 일부만을 읽을 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구약에서, 하나님이 벌을 주시고 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하시는 잔인한 역사의 기록을 보면, 기독교가 이해하기 힘들고,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안정을 추구하는 농경사회의 동(남)아시아인들이 볼 때는 중동지방 유목 국가에서 발생하여, 서유럽으로 번져나간 이방적 종교가 야만적으로 보이기 쉽다.

글의 시작에서 ‘있는 자가 없는 자의 것까지 모두 빼앗아 더 풍족하게 된다’라는 말은 좀 잔인하게 보일 지 모른다. 진짜 그럴까? 하지만, 인류의 과거의 역사는 물론 현재의 사회가 실제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한국의 현실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빈익빈(貧益貧, The poorer, the poorer.) 부익부 (富益富, The richer, the richer.)는 물론이고, 요즘은 ‘개용남(여)’, 즉, 개천(a small creek)에서 용된 남자(여자)는 찾기 힘들다고 한다. (It’s a case of black hen laying white eggs.)

예를 들어서, 필자의 청소년 시기까지만 해도 고시(the Higher Civil Service Examinations)에 합격해서 사회적 지위를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관료주의(bureaucracy)가 힘을 잃은 현대 사회에서 ‘고시’란, 안정된 직장을 얻기 위한 5급 공무원 시험일 뿐, 더 이상 사회적 지위를 바꿀 수 있는 ‘과거시험’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에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렵다 보니, 어떤 의대라도 서울대보다 입학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가 된다고 해서 예전처럼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끊임없는 자기 도전 없이 주어진 환경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마태복음 25장 29절의 전후 사정

분명, 빈익빈 부익부는 자본주의의 병폐(病弊, abuses, a vice)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면(the other side)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태복음으로 돌아가 보자. 책 첫 장의 제목 밑에 쓰여진 마태복음 25장 29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8절과 30절도 읽어 보아야 한다.

‘Take the talent from him and give it to the one who has the ten talents.” (28절)
“그가 가진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를 자진 자에게 주어라.” (28절)

성경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주인이 몇 달란트(신약시대 돈의 단위)씩 하인들에게 맡기고 긴 여행을 떠났다. 주인이 돌아오자, 두 하인은 그 동안 받은 돈으로 장사를 해서 두 배로 주인에게 돌려 주었지만, 어떤 하인은 주인이 준 달란트를 땅속에 잘 묻어두었다가 주인에게 그대로 돌려주려고 했다. 이때 주인은 한 달란트를 받아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돌려주면서 주인에게 칭찬을 받으려 하는 하인을 혼내주고 그 돈을 빼앗아 두 배의 돈을 번 다른 하인에게 주려고 하는 것이다.

성경의 이야기는 가난하고 불쌍한 자의 돈을 빼앗아 부자에게 준 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 것도 노력하지 않고 안정만 얻으려는 자의 달란트(영어로 talent)는 결국 빼앗기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 예(example)는 예수님이 천국을 비유 한 일화이다. 당연히, 노력하는 자가 복 받을 수 있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천국인 것은 맞는 것 같다.

맺은 말

‘아웃라이어’의 이야기는 주어진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타고난 재능(talent)을 (환경 때문에) 발굴하지 못하고 키울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 된다. 책은 스포츠 선수들의 생일 이야기뿐만 아니라, 선척적으로 IQ(지능지수)가 높은 집단을 상당히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유전적으로 얻은 재능이 사회의 성공요인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American dream을 말하면서, 미국인들은, 재능 있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는 땅과 역사가 미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환경과 기회, 노력이 없으면 재능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서 보여준 이 책은 우리보다는 미국(또는 캐나다)인들에게는 어느 정도 충격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아웃라이어’는 계속해서 빌게이츠 등의 성공사례를 얘기 하면서,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나 캐나다인들의 자녀교육에 관한 태도에 경종을 줄 수 있다. 즉, 재능 있는 자식은 스스로 알아서 클 것이다 하는 식의 자유방임형 교육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례는, 사실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대신 상류사회의 ‘집중적 교육’이나 (유태계) 이민자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결국 자녀들을 성공으로 이끌게 한다는 것이라고 ‘아웃라이어’는 주장하고 있다.

1월 생인 최고의 하키선수, 좋은 교육환경에서 기회를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뉴욕의 비즈니스 정글 세계를 주름 잡는, 상상을 초월한 고소득 유태계 변호사들, 이들 상위 0.1%의 outliers들은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는가? 답은 간단하다. 어린 시절 남보다 좀 더 학습에 열중하는 자가…, 청소년과 청년 시절에 10,000 시간의 자기 노력을 한 자가…,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회를 잡고 시대를 준비하는 자만이 outliers가 되는 것이다.

그냥 재능(talent)에 맡겨 두고, 발굴하지도, 발전시키지도, 훈련하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면, 그 것은 인생에서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도 Outliers의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자.

“And throw that worthless servant outside, into the darkness, where there will be weeping and gnashing of teeth.” (Matthew 25:30)

‘이 쓸모 없는 하인을 바깥 어두운 곳에 내 쫓아라. 거기서 (후회하며) 통곡하며 이를 갈 것이다.” (마태복음 25장30절)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