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공부 1

<송선생 교육칼럼 24> 수학 공부 1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소크라테스 선생님, 제가 수학을 배우려고 하는데 조언을 주시기 바랍니다.”
소크라테스(Socrates): “왜 수학을 배우려 합니까?”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수학이야 말로 진정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Socrates): “그렇다면, 수학이 무엇인가, 수학의 대상이 무엇이며, 수학자는 어떤 것을 연구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까?”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우선, 수학자는 수(數, number)와 기하학(幾何學, geometric)적인 꼴들을 연구합니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소크라테스(Socrates):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학문이라는 수학은 그 연구 대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요?”

히포크라테스는 처음에는 수학이 분명히 있는 것들을 연구한다고 믿었지만, 계속되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결국 본인이 확신하는 것에는 많은 편견(prejudice, bias)과 오류(error, fallacy)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수학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리가 가축들의 수를 셀 수 있다고 해서, 수(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소수(素數, prime number)란 수학자의 머리 속에는 있지만, 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떤 실용적인 의미가 있는지, 현재까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

기학학적인 꼴들이 도예나 건축에도 많이 이용될 수 있지만, 뛰어난 수학 학도라고 해서 모두 도공(陶工, potter)이나 건축가(建築家, architect)가 될 수는 없다. 수학의 기하학적인 꼴들은 사실상 추상적인(abstract) 사고(thinking)의 ‘환상(illusion)’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원(圓, circle)은 ‘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는 추상적인 정의(definition)일 뿐이며, ‘동그란 꼴’이라는 식으로 정의하지는 않는다. 고급 레벨의 수학일 수록 구체적인 것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오히려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추상적이다.

필자가 중학교 때 읽은 <수학의 발견 (알프레드 레이니 저(著))> 은 이렇게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연구가 수학이지만, 역설적(paradoxical)으로, 오히려 이러한 점 때문에 수학은 가장 진실된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소크라테스식 문답을 통해서 전개한다.

사실, 수학에 대한 정의는 쉽지 않다. 필자가 대학 시절, 저명한 한국계 미국인 수학자의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세미나 주제는 ‘무한(infinite)과 유한(finite)’이었는데, 우선 그 분은 수학의 정의를 ‘수학은 수학자가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했다. 솔직히 대(great) 수학자의 이런 비논리적(illogical) 정의에 많은 실망을 했지만, 그 분의 의도는 ‘수학자는 수학이나 열심히 하고, 이런 문제는 유사(類似, pseudo, likeness) 수학자 즉, 철학자에게 남겨두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었던 것이다. 이제 수학이 무엇이냐는 복잡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충분한 것 같다.

최근, 한국의 어떤 survey 결과에 따르면, 수학을 가장 싫어하는 학생들이 제일 많지만, 아이러니칼(ironical) 하게도, 수학을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라고 대답한 학생들도 제일 많다고 한다. 필자도 학창시절 중학교 1학년 중반까지는 수학을 무척 싫어하다가, 중학교 1학년 후반에 기하학(Geometry)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사랑’하다가 결국 대학(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따라서, 필자의 경우 두 부류의 학생들 모두 이해가 된다. 필자의 경우, 그렇게 미웠던 수학을 사랑하게 된 것은 ‘수학의 입장’ 즉, 수학의 구조를 이해하면서부터 이다.

수학을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필자도 수학을 싫어한 때는 수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계산이거나, 아니면 천성적으로 머리 좋은 사람만 잘 하는 구제불능의 공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학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면서부터, 수학은 기계적인 계산도 아니고, 예술가처럼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학문도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적어도 대학 1학년 수학까지는 수학에 재능은 물론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 하는 학생일지라도 최고의 성적을 받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대학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다고 해도, 수학에 대한 흥미와 최소한의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잘 할 수 있는 학문이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문제로 연습해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많은 양의 문제를 풀다 보면 머리가 아픈 것은 당연하다. 한편, 어려운 문제를 고심 끝에 풀었다면, 잠시는 뿌듯하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학교 시험에서 만난다면, 문제를 풀다가 실수를 하거나, 아예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두 경우 모두,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무엇인가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한다면, 많은 문제를 풀어도 머리가 아프지 않아야 하고, 특별히 수학 경시에 나오는 어려운 문제를 제외하면, 오랜 시간 동안 고심할 문제도 거의 없어야 한다. 모든 스포츠 선수가 온 몸에 힘을 빼야 하듯이, 수학을 공부할 때도 머리를 가능한 가볍게 하고, 확실하고 간결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머리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머리로만 생각을 전개하지 않고, 계산과 생각하는 바를 적어 내려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학은 결과만 간단히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전개를 모두 보여 주고 평가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과정을 써야 할 필요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사소한 암산(calculation in mind)을 하는데, 머리를 낭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수학을 머리로 풀지 않고 손으로 풀 때, 많은 문제를 풀면 손이 아프지, 머리가 아프지는 않다.

간결한 방법으로 푼다는 것은, 문제의 패턴에 따라 풀이 방법이나 특별한 테크닉을 외워서 푸는 것이 아니고, 풀어가는 단계마다 기본적인 정의와 정리로부터 출발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실제로 길이가 간결한 것도 좋지만, 풀이 과정의 이유 자체가 합리적이어야 한다. (즉, 패턴을 기억해서 푸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풀어야 하는 필연(必然)성이 있어야 한다.)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면, 구체적이고 간단한 요령으로 시작해 보자. 즉, 문제를 풀면, 우선, 항상 풀이 과정의 처음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다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 처음에 왜 그렇게 시작하는지를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처음에 시작을 하지 못하면 중간 과정은 필요도 없다. 하지만, 처음 시작을 할 수 있다면, 그 다음 과정은 거의 대부분 계산력에 의존하는 쉬운 단계이다.

한편,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풀고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수학의 룰(rule)을 알고 지켜야 한다.

수학 전개(development and expansion)의 기본 구조(Structure)

수학은 엄격히 룰(rule)을 지키는 학문이다. rule을 지키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의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수학은 기본적으로 공리(axiom), 정의(definition), 성질(properties), 즉 공식(formula)을 포함한 정리와 따름 정리(theorem and lemma), 증명(proofs), 응용(applications), 문제와 풀이(problems and solutions) 등으로 전개된다.

장황한 용어에 대한 설명은 사전이나 인터넷 등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니 일일이 전개하지 않고, 예를 들어서 설명하기로 하자.

‘원은 어떤 한 정점(중심)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고 하는 것은 ‘정의’이며, ‘원의 중심은 오직 하나이다’는 것은 증명해야 하는 원의 ‘성질’이다.

‘공리 (公理)’란 ‘증명이 곤란하지만 분명하여, 공공연히 받아들이는 명제(thesis)’이며, 수학에서는 분야별로 인정하는 ‘공리’들을 미리 선언해 (밝혀) 두었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리 이외의 모든 명제는 증명되어야만 한다.

‘공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조금 어려운 예를 들어 보자. (이 부분은 좀 복잡한 한 예(example)이므로, 뛰어넘고 읽어도 전체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예) 이등변 삼각형의 ‘정의’는 두 변이 길이가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등변 삼각형의 두 각이 같다는 것은 증명하고 이해되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정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 정리를 증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니다. (먼저, 한 번 시도해 보라.) 많은 학생들이 꼭지각(vertex angle)의 이등분한 선(bisector)을 밑변(base)에 그어서 나뉘어 지는 두 삼각형이 합동(congruent)이라는 식으로 증명해 나갈 것이다. (몇 몇 중학교 교과서에도 편의상 이렇게 소개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심각한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즉, 위에서 말한 꼭지각의 이등분선이 밑변에 그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게(obvious) 이해가 되지만, 사실은 우리가 배우는 수학에서는 이것은 정의도 아니고 공리(axiom)도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 것 (꼭지각 이등분선….)을 이용하려면 증명을 우선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등변 삼각형의 두 밑각이 같다’는 지금 우리가 증명하려는 명제(thesis)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식의 일종의 순환(recursive)의 오류(fallacy)에 빠지게 된다. 한편, 수학의 공리는 마음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미리 수학적 체계에서 인정 되어 있는 것이 아니면 쓸 수 없다. (물론, 이런 오류를 피하면서, 이등변 삼각형의 두각이 같음을 증명할 수 있다. 올바른 증명법이 필요한 독자는 academyproedu@hotmail.com으로 연락하면 됨.)

난해한 예를 들었지만, 간략히 말하자면, 수학은 정의, 정리 그리고 공리가 무엇인지를 알고, 수학을 증명하거나 풀어 나갈 때, 어떤 것을 내가 이용할 수 있고, 어떤 것이 수학적 사실이 아닌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수학을 잘 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적 능력이 무엇이고, 수학을 공부하는데 왜 필요하고, 어떻게 개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 알아보기로 하자. 또한,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이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방법과, 잘 하는 학생들이 수학을 더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 할 예정이며, 마지막으로 수학을 잘 하면, 대학에서 어떤 전공에 크게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수학 관련 전공의 전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예정이다.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1년 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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