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과 장래희망

<송선생 교육칼럼 18> 적성과 장래희망

한인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대학에 가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대학에 입학원서를 쓰기 전까지는 막상 무엇을 전공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전공 학과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거나 본인의 적성을 잘 알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나 책을 보다가 주인공이 하는 일을 보면서, 본인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은 대부분 의사, 변호사, 검사, 경찰, 사업가, 선생님, 작가, 예술인, 운동선수, 방송인, 디자이너 등, 비교적 한정된 직업의 종류이지만, 근래의 대표적인 인기 직업을 반영한 것이므로 한 번쯤은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에는 CSI 드라마에 나오는 법의학 수사관 (Forensic Scientist) 를 비롯해서, 패션 매거진 저널리스트, 호텔리어, 등은 물론, 파티셰(Patissier, Pastry Chef) , 바리스타 (Barista), 와인 소믈리에(Sommelier주류 평가사)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직업들도 TV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직업의 모습은 극적인(Dramatic) 요소를 보여주기 위해서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한계(limited)가 있다.

한편, 모든 직업이 망라된 Lists를 펼쳐 들고 하나, 하나 알아 보면서,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인지, 또한 내게 적성에 맞는 직업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좀 방대한 일인 것 같다. 그 보다는 역으로, 내 적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보고, 해당되는 직업을 찾아보는 것이 조금 더 효율적일 것 같다. 그러면, 적성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본인을 보다 객관적, 분석적으로 판단해 보기 – 적성검사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가운데 어떤 부분이 상대적으로 강한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면, 적성에 맞는 직업(군)이 어느 쪽인지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학습 능력과 관계가 많은 1. 수리 능력과 2. 언어 능력, 그리고 두 능력에 걸쳐 있는 3. 논리/분석력 등을 생각해 볼 때, 각각의 능력이 다른 능력에 비해서 강한지 보통인지 아니면 약한지를 본인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학업을 통해서 비교적 쉽게 향상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학업 점수에만 연연하지 말고 본인의 적성을 고려하여 판단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4. 공간 지각 및 시각 능력, 5. 신체 및 운동 능력, 6. 손재주, 7. 음악 능력, 8. 창의력 등은, 약간 선천적인 재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어린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학습을 통해서도 개발되거나 증진될 수 있는 능력임을 감안하여 판단할 수 있다.

한편, 9. 대인관계 능력 및 사회성, 10.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친화력, 11. 자기 성찰력 (자기 생각의 흐름과 감정을 파악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직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재능이라기 보다는 본인의 관심도와 성격에 좌우 될 수 있다.

적성검사는 문제를 풀어서 본인의 능력을 평가 받는 방식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11가지 기본 능력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판단할 수 있다. 즉,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어떤 것이 뛰어난가, 그리고/또는 내가 갖고 있는 재능 중 상대적으로 더 자신이 있는 능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 자답을 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다.

적성과 직업(군)

적성과 장래 직업에 대해서 유용한 웹사이트(http://www.careernet.re.kr)를 간략히 요약하여 소개해 보고자 한다.

아래의 표에 각 직업군에 요구되는 적성란에 본인이 생각하는 점수(1~5점)를 적어보면 어떤 직업군이 내게 맞는지 알 수 있다. 요구되는 적성을 평가할 때, 본인의 능력보다는 본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점수를 적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서 말하는 재주는 조금 부족해도 대중들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4점(약간 강함)을 줄 수 있다. 또한, 학교의 수학과목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계산을 하고 숫자로 따져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역시 4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직업군이 요구하는 각 적성의 평가점수를 적어보고 평균이 3점 이상이거나, 다른 직업군 보다 점수가 높은 편이라면, 해당 직업군에 있는 직업들이 하는 일을 간략히 조사한 후, 과연 본인이 하고 싶은 직업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심이 있는 직업에 대해서는 보다 상세한 정보 즉, 직업에 요구되는 대학 전공 및 학위, 공인 자격, 수입 수준, 현재와 미래의 취업 (또는 사업) 전망 등을 알아본다.

다음의 예시는 한 학생의 자기 적성 평가서인데, 적성 항목에 중간 점수로 많이 평가한 경향이 있다. 가능하다면, 선호를 분별하여 중간점수(3점)을 주기보다는 차별화하는 것이 본인의 적성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4나 2 보다는 4.5, 2.5와 같이 점수를 보다 세분화하는 것도 좋다.

직업군 직업명 요구되는 적성 점수 평균
의료직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손재능 언어능력 수리논리력 대인관계능력 33

5

3

3.50
기술 이학전문직 해부학자, 금속공학자, 기계공학기술자, 농업기술자, 로봇공학기술자, 재료공학기술자, 전기공학기술자, 인공위성과학자, 화(공)학자, 물리학, 수학자, 통계학연구원, 산업공학자, 시스템소프트웨어개발자, IT컨설턴트, 시스템엔지니어, 데이터베이스관리자, 웹마스터, 컴퓨터프로그래머, 통신공학기술자, 통신공학기술자, 이공학계열교수, 항공교통관제사, 공간시각능력 창의력 수리논리력 43

5

4.00
건축 설비관련 기술직 건축공학기술자, 자동차정비원, 토목공학기술자, 특수효과기술자, 항공기정비원 공간시각능력 대인관계능력 43 3.50
환경관련연구직 및 기술 기상연구원, 도시계획가, 생물공학연구원 , 생물학연구원 , 원자력연구원 , 유전공학연구원, 조경원 , 천문학연구원 , 항공우주공학기술자 , 해양수산기술자, 해양학연구원 , 환경공학기술자 창의력 수리논리력 자연친화력 35

2

3.33
..임업 관련직 곡식작물재배자 , 조경기술자 신체운동능력 자연친화력 32 2.5
디자인관련 건축 디자인, 귀금속 및 보석세공원, 만화가, 메이크업아티스트, 이용사 및 미용사, 인테리어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제품디자이너,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패션코디네이터, 플로리스트, 화가 손재능 공간시각능력 창의력  3

4

3

 

3.33
기획전문직 게임기획자, 광고기획자, 국제회의전문가 , 무대감독, 바이어(구매인), 방송연출가, 여행상품개발원, 연극연출가, 연예인매니저, 영화감독, 영화기획자, 출판물기획전문가 공간시각능력 창의력 언어능력 수리논리력 대인관계능력 43

3

5

3

3.60
법조 검사 , 변호사, 판사 창의력 언어능력 수리논리력 자기성찰능력 대인관계능력 33

5

3

3

  

2.83

투자 및 분석전문 경영컨설턴트, 국제무역사무원, 금융자산운용가(펀드매니저), 보험계리인, 시장 및 여론조사전문가, 외환딜러, 증권분석가 , 증권중개인 창의력 언어능력 수리논리력 대인관계능력 33

5

3

 3.50
회계관련 감정평가사, 회계사, 회계사무원 언어능력 수리논리력대인관계능력 35

3

 3.67
인문 및 사회과학전문 경제학연구원 , 심리학연구원 , 언어학연구원, 역사학연구원, 인문사회계열교수, 지리학연구원 창의력 언어능력 수리논리력 33

5

 3.67
대인전문직 및 서비스 간호사, 네일아티스트, 독서지도사, 물리치료사, 보육교사, 비행기승무원, 사회복지사, 상담전문가, 성직자, 언어치료사, 여행안내원, 유치원교사, 임상심리사, 작업치료사, 전문비서, 직업상담 및 취업알선원, 초등학교교사, 피부관리사, 호텔지배인  언어능력 자기성찰능력 대인관계능력

 

 3

3

3

 

  

3.00

위 학생은 비교적 다른 분야에 비하여 공학 분야가 적성에 맞고, 회계관련 직업도 무난할 듯 하다. 반면, 법조계 방면의 적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 하지만, 이 학생은 법조계 관련 직업에도 관심이 많기에 자기에게 부족한, 대인관계 능력, 자기 성찰력, 언어능력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

장래희망과 전공학과 선택

어떤 학생은 적성 검사를 통해서 투자 및 분석 관련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그런 직업에 창의력과 언어 능력, 수리능력, 대인관계능력이 왜 요구되는지를 조사하고 생각해 보았다. 학교에서도 ‘Planning’ 수업을 통해서 관련 전문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해야 할지, 수입, 전망 등을 자세히 조사했다.

특히, 대학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하리라 마음 먹고, 고등학교에서 필요한 학업 계획을 세웠다. 우선, 금융 공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수학적 능력이 요구되며, 수학을 전공하는 만큼이나 대학에서 고급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AP Calculus는 물론, AP Statistics를 고등학교 11/12학년에 마치고 12학년에는 대학2학년 전공 수학도UVic에서 공부할 계획을 세웠다.

물리치료사에 관심이 있는 다른 학생은, 의외로 언어능력이 요구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기로 했다. 물론, 대학에서 물리 치료학을 전공하기 위해서, 고등학교의 물리와 생물 등 과학 공부 계획도 세웠다.

사회기여도와 장래의 꿈

요즘 많은 학생들의 꿈은 판사, 검사, 의사 등 구체적인 장래의 직업 보다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라는 경향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겠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생산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든 직업에는 사회 기여도가 분명히 있고, 고소득이 아니더라도 기여도가 높은 직업이 많다. 교사, 종교인, 외교관, 경찰, 판검사 등은 소득에 상관없이 사회와 다른 개인에게 큰 영향을 주는 직업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문제에 대한 개인의 편견을 강하게 나타내는 공교육 교사는, 학생의 의지로 선생님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 이상으로 많은 학생들의 정신적 성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장래의 꿈은 적성보다도, 사회 기여에 대한 자기 인식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의료 선교를 하는 어떤 의사의 글을 읽으면서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경우라던지,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어 보이는 사회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고자 판검사를 지원하는 경우, 또는 세계적인 산업과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벤처를 꿈꾸는 경우가 모두 그런 경우라고 본다.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장래의 꿈을 가지고, 준비하며, 자기에게 맞는 올바른 전공을 선택해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재의 자기 생활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당장 대학에 가서 어려운 공부를 할 분명한 목적도 없기 때문이다.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0년 5월14일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