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생과 이민자 자녀 영어의 허와 실

<송선생 교육칼럼 10> 조기 유학생과 이민자 자녀 영어의 허와 실

이번 호에는 대학 입시와 교육에 관한 정보보다는, 한인 학생들의 영어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조기 유학생 및 이민자 자녀의 영어

“우리 애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Native라서, 비록 한국말은 못하지만 영어는 전혀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고학년이 될 수록 영어 실력이 캐네디언 학생들 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년 가까이 조기 유학생들과 어렸을 때 캐나다에 온 두 자녀를 지도해온 필자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것은 단순히 국어 실력이 약한 한국의 일부 학생들 문제와는 다르다. 장기적인 조기 유학생을 포함하여 이민 1.5세, 즉,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Second Language 부모의 자녀들이 갖는 보편적인 문제이다. 이들은 소위 말해서 완벽한 bilingual들로 모국어와 영어를 모두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들에게는 두 언어 모두 불완전할 수도 있다.

조기유학 일정을 마치고 귀국을 앞 두고 있는 어머니들은 생소한 유학생활을 시작할 때 보다 더 걱정이 많다. 귀국 후, 한국 학교에 다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에 갔을 때, 가장 자신 있어야 할 영어 실력을 걱정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런 걱정이 없는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영어 실력이 정말 뛰어난 경우이거나 또는 어차피 단기 유학에 기대를 걸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자녀의 영어실력을 전혀 평가하지 못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하교 시 자녀를 Pick up 하려고 학교에 가니, 한국에서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했고 이제 유학 온지 6개월 정도 지난 자녀가, 운동장에서 캐네디언 친구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린 애들이 얼마나 빨리 영어에 적응 하는지를 확인하면서 감탄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하니 Writing외에는 거의 문제가 없으며, Second Language 학생으로서 영어에 빨리 적응하는 모습이 놀랍다고 칭찬을 듣게 된다.

하지만, 영어를 정말 잘 한다고 생각했던 조기유학 선배 학생이 한국으로 귀국해서 서울의 유명 학원 입학시험을 쳤는데, 제일 낮은 레벨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잘 못 되지 않았나 은근히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성공하기 어려운 어학(영어) 연수

어학연수를 온 대학생들 경우, 돌아갈 때쯤 되면 늘지 않은 영어실력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너무 놀았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환경이 안 좋았다” “한국에서 이 정도 했으면 영어 실력이 더 늘지 않았을까?” “말문은 겨우 틔었지만, 나머지는 도대체 발전이 없는 것 같다” 등등.

나이가 들어서 유학을 온 학생들보다 언어 적응력이 조금 나은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려서 유학을 온 초,중,고 유학생들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 나이 수준의 대화에 필요한 어휘와 communication의 단순함 때문에, 짧게 습득한 기초 영어를 쉽게 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캐나다에서 학교 생활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영어가 기대한 것만큼 획기적으로 늘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캐나다에 온 어린 자녀들의 절대적인 영어공부 필요성

캐나다에 어린 시절 이민 온 학생들은 영어가 자연스러운 만큼 한국어가 부자연스럽다. 심지어, 한국어로 비지니스를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거의 힘들어 진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저조한 영어 실력 때문에 캐나다에서도 전문적인 Job을 잡기가 힘들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1.5세 자녀들에게는, 그들의 이민 생활에서도 대를 거쳐 영어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조기유학 후, 한국에 귀국하는 학생들은 수학과 국어의 갭(Gap)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영어 공부한 학생들보다 영어 실력이 향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유학 올 때부터 가지고 있어여만 어학연수가 성공적일 수 있다.

캐나다에 (조기) 유학 온 학생들(이하 이민자 자녀 포함)은 유학의 목적과 목표에 맞게 영어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해야 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부모를 둔 캐나다 학생들은 꾸준히 부모로부터 배우게 된다. 부모와 함께 뉴스를 들으면서, 신문을 보면서, 대화를 하면서 고급 어휘와 구문을 저절로 익히게 된다. (네이티브 홈스테이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에, 조기 유학을 온 학생들은 책을 통해서, 그리고 학습을 통해서 영어 실력을 늘려야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기 영어학습, 그래도 실패 보다는 성공 사례가 더 많다.

초등학교 4학년에 캐나다 빅토리아에 유학 온 학생 A는 한국에서 거의 영어 공부를 한 적이 없다. 처음에는 영어를 알아 듣지 못해서, 캐네디언은 물론 한인 친구들까지도 자기를 놀린다고 오해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로 고등학교까지 계속 영어 점수가 ‘A’인 것은 물론, 탄탄한 영어실력 때문에 전체 다른 학업 성적도 최상위권이다.

이 학생은 처음 캐나다에 와서는, 네이티브 개인 튜터를 3개월 정도 하면서 말문을 틔고 기본 생활 단어를 외우고 활용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튜터 선생님이 기본적인 문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분이여서 운이 좋았다.

도서관에 가서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영어의 기본을 다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캐나다)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고를 수도 있고 빌릴 수 있는 것 자체의 즐거움으로 저절로 (영문) 독서에 취미를 갖게 되었다.

한편, 네이티브 친구들 보다 한 층 영어 실력을 차별화 할 수 있었던 것은 토플 공부와 SAT 공부를 하면서부터이다. 친구들 보다 어려운 단어를 더 많이 공부하게 되고, Reading은 물론이고,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법도 배우게 되었다.

조금 더 객관적 ‘점수’로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초등학교 7학년에 이민 온 중국 학생 B는 중국에서부터 영문 읽기를 제법 했었지만, 캐나다에 도착한 날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영어 공부를 쉰 적이 없다. 캐나다에 오자마자 자기 수준에 맞는 읽기, 쓰기, 문법 공부부터 시작해서 11학년인 지금은 SAT Reading 800점, Writing Multiple Test에서도 800점 (Essay는 10~12점)을 무난히 받을 수 있는 실력으로 네이티브들의 영어를 완전히 능가하고 있다. 물론, 처음 이민 왔을 때는 ‘B, C’로 시작한 학교 성적이 이젠 거의 모든 과목에서 학년 전체 1등 상을 휩쓸고 있다.

6학년에 조기 유학 온 C 학생은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는 쉬운 어린이 토플 책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실력이었지만, 단기간 동안 Challenge하게 공부한 결과, 7학년 겨울에 본 실제 SAT 시험에서 Reading 710, Writing 720이란 – 나이와 영어 연수 기간이 믿기지 않는 점수를 받았다.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비영어권 외국에서 3년정도 있은 후, 중 3학년 여름기간 빅토리아에 어학연수를 온 D 학생은 SAT Essay에서 만점을 받았다. (영작문 실력 덕분에 용인외고 입학시험에서도 3등으로 입학했다.) E 학생은 12학년 영어 주정부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 Victoria에는 모범이 될 만한 조기 유학(이민포함)에 대한 성공 사례가 많다.

결론

어린 나이에 외국에 온 이민자 자녀들도 이민자들이 겪는 영어 학습의 한계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영어를 현지에서 배운다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영어실력을 가질 수 없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부모를 둔 자녀들은 스스로 영어공부에 늘 매진해야만 한다.

미국의 주류 무대에서, 무한 경쟁의 세계 무대에서, 최근 가장 성공적인 Community는, 과학과 의학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도계일 수도 있고, 수학에 재능있는 중국계나 한국계일 수도 있으나, 외국어(영어)에 뛰어난 유태계를 능가하기에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우리 자녀들이 성공을 하기 위한 마스터 키는 역시 영어 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0년 1월15일

 

Copyrights ⓒ 빅토리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