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神

<송선생 교육 칼럼 11> 수학의 神

최근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주입식 교육이야 말로 진정한 교육이다”라고 말하는 수학 선생님의 코믹한 모습과 멘트는 유치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사실, 어설픈 교육철학을 언급하는 공교육보다, 명문대를 지향하고 입시위주의 교육에 열광하는 한국의 ‘솔직한’ 교육 현실을 꼬집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수학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수학 공부 방법이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수학 교육에 역행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교육 현실상 수학은, 학생의 수학적 재능이 있고 없음을 떠나서, ‘무조건’ 잘 해야하는 ‘필수’ 과목이므로, 일단은 거창한 ‘수학교육학’을 거론 하기보다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공부 방법과 수학 점수를 높여온 선생님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수학 점수를 높이는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대학 1 학년 수학까지는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지 않는다.

최근, 어떤 학생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상당히 입학하기 어려운 학과에 합격했다. 그 학생의 모든 시험 및 학과목 점수가 뛰어났지만, 특히, 수학 성적에서, SAT I Math 800, SAT II Math 800, AP 미적분 5점으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사실, 한인 학생들이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드문 경우가 아니었지만, 그 학생은 필자에게 “쌤, 이런 일은 제게 Miracle 이에요”라고 카드를 보내온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 학생은 수학에 가장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수학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본인 스스로 수학적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사실, 수학적 재능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일지라도 대학 1학년까지의 수학에서 점수를 잘 받는데는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수학적 재능이라는 것은 수학을 전공하는 2학년 이상의 수학에서나 얘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의 기초수학에서는 수학적 재능보다는 수학적(산수적) 기본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수학 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말해서, 수학적 기본이 부족하다는 말은 일반적인 학습능력 – 수학에 필요한 계산력, 집중력, 지구력, 기억력, 응용력, 독해력(또는, 문장을 수식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 이런 능력을 어느 정도만 갖추면, 누구든지 수학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과목의 문제와는 달리 수학문제의 답은 누가 풀던지 명확하게 같은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수학의 비법

이집트의 가장 전성기시대, 프톨레마이오스왕이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알려진 유클리드에게 수학을 배울 때, 어려운 수학을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짜증을 냈다. 이때 유클리드는 “수학을 배우는데는 왕도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이 명언은 워낙 유명해서 후에,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로 변형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클리드 수학 선생이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친 방법과 똑같이 프톨레마이오스왕에게 가르쳤을지라도 그 교수법 자체가 무엇인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야 말로 수학의 비법중에 비법 일 것이다.

비법 1. 귀챦고 풀기 힘든, 문장제 문제(Word Problem) 정복하기

유클리드가 저술한 <원론: Elements>은 현재까지도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기하학의 교과서가 되고 있지만, 그가 기하학의 정의와 정리를 집대성하기 전에는 이집트의 대왕도 문장제 문제를 위주로 공부했을 것이다. 현재의 많은 학생들이 수학의 Word Problems를 제일 싫어하듯이, 그 당시에도 수학이 얼마나 따분하고 귀챦은 공부였을까 상상이 될만하다. 하지만, 전문적인 전공수학이 아닌 이상, 수학교육의 목적은 최소한의 활용을 포함하므로 Word Problem 공부를 피할 수는 없다. 더욱이, 모든 학문에 실용주의가 팽배한 북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SAT는 물론, 대학 1학년 미적분 수학 등에서도 문장제 문제는 수학 시험의 가장 주요한 부분이므로 소홀히해서는 안된다.

Word problem을 풀기위해서는우선, 일반적인 언어(예를들어서, English)를 수학적 언어(Mathematical language)로 translation할 수 있는 사소한 능력이 요구된다.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Translation) Chart라도 염두에 두고 문제를 연습하면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문제) Sean bought 3 identical pens of the same price and a whiteboard eraser that cost $15. If he spent a total of $24, how much would each pen have to cost?
풀이) how much (the price of pen): x, 3 pens of the same price: 3x,
total: 3x + 15 = 24, 답: x (the price of a mark pen) = $3.

비법 2. 수학적 개념, 정리, 공식

문장제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위에 소개된 기본적인 Chart만 알아서는 기본적인 산수문제만 풀수 있을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해해야 할 정리와 공식이 있다. 예를들어서, “10명의 여학생과 12명의 남학생이 있다. 만약 두 명의 여학생이 반장과 부반장을 하고(and), 세 명의 남학생은 학생 공동 리더(Committee)로 선출하기로 한다. 몇가지 방법으로 학생들을 선출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간단히 공식으로 풀면, 10P2 x 12C3 이며, 더 이상 계산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공식을 이용하지(외우지) 않고, 푼다고 해도 가능은 하겠지만, 그것은 더 이상 수학이 아니고 일부 머리 좋은(?) 사람만 풀수 있는 ‘정말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은 방법’일 것이다. 수학에 관심이 있는 어떤 학생들은 공식과 정리를 암기할 필요 없이 이해만 하면 된다고 한다. 사실은, 완벽히 이해하면 저절로 암기가 된다. 한편,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학생이 확실히 공식과 정리를 암기한다면 이 또한 보통 입시의 수학 문제 풀이에는 거의 무리가 없다. ‘공부의 신’에 나오는 수학 선생님이 말하는 ‘주입식이란 의미가 적어도 수학공식 정도는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비법 3. 정의의 이해와 공식의 증명

비법 3과 4는 상당한 수학적 능력을 갖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이다. 앞으로 수학을 전공하지 않을 학생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서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도전해 보면 좋다.
비법 3은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공식은 ‘정의(Definition)’를 철저히 이해한 후에 학생 스스로 증명하려고 노력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로그의 정의만 이해한다면, 모든 로그 법칙은 스스로 증명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평행선의 몇가지 성질과 삼각형의 면적을 이해한다면, 피타고라스 정리 중 가장 어려운 증명법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비법 4. 수학적 발명의 심리학

경시대회를 대비하기 위해서, 어려운 Challenge문제를 선생님에게 배우거나 풀이과정을 보고 익히는 것 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아야 수학적 창의력을 증진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문제 해결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할 때가 많다. 이때, 포앙카레(Poincare)라는 프랑스의 현대 수학자의 경험과 연구 심리학을 이용해 보도록 한다. “우선 문제를 한 동안 고심해 본다. (또는, 문제를 완전히 암기한다.) 그리고 나서, 한 동안 다른 분야 (예를 들어서, 영어) 공부를 한 다음, 그 문제를 다시 도전해 본다. 의외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문제가 풀리게 된다.” 왜냐하면, 뇌의 ‘무의식’은 Multitasking으로 작동한다. 본인은 느끼지 못 할지라도 뇌의 한 쪽에서는 그 수학 문제를 계속 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고등학교 시절 어려운 경시 문제에 도전할 때,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 유명한 정리의 증명에 도전할 때, 이런 방법을 곧 잘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았다.

요약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 정의, 개념, 정리를 이해하고 숙지한 다음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가장 오래되고 검증된 방법이다. 고도의 현대 수학이 사실은 고대 수학의 전통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고백하는 Modern Algebra의 대가 가우스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In the theory of parallels, we are even now not further than Euclid. This is a shameful part of Mathematics.” -C. F. Gauss

글: 송시혁 (송학원 원장)

빅토리아투데이 2010년 1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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