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yourself!

<송선생 교육/이민 칼럼 91> Help yourself!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seahsong@gmail.com>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나에서 가장 큰 교회, Saint Joseph's Oratory (Montreal, Qc)
캐나나에서 가장 큰 교회, Saint Joseph’s Oratory (Montreal, Qc)

한인 이민사회는 교회 (개신교회와 천주교회)가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필자도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필자 자신은 본인이 기독교에 정통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칼럼은 (특별한 주제는 없지만) 어떤 종교적 교훈에 대한 필자의 (무지하고 편협할 수 있는) 생각을 언급해보려고 한다.

1.
한국에서는 술잔이 비면, 옆 사람이 술을 따라 주고, 따라 준 술을 그냥 내려 놓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마시고 잔을 내려 놓는 것이 술자리 예절(etiquette)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전통 예절이 변형되어, 다른 사람이 술을 따라 주는 것이, 술 마실 것을 강권하는 것으로 되면서, 한국에서의 술자리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곤욕스럽게 느껴질 때도 많다.

필자는 한국에서 대학 생활, 직장 생활을 할 때, 남들 보다 술을 특별히 많이 마신 것도 아니지만, 이민 와서는 한국에 비해서 비교할 수도 없이 현저히 적게 마신다.

이민 와서 ‘지부지처’란 말을 술자리에서 처음 들었다. 사실은 정확하게 그런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본적은 없는 것 같지만, 언 듯 들었을 때, 부(夫,남편)의 뜻(志)과 처(妻, 아내)의 뜻이 같다…. 뭐 이런 말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교민들이 ‘지(자기)가 술을 부어서 지가 처 드세요~’란 농담을 한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별로 점잖아 보이는 말 같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남이 술을 따라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알아서 적절히 술을 마시라는 나름 의미 있는 신조어(?)인 셈이다.

사실, ‘처 드세요~’ 즉, ‘처먹어’란 말은 거의 욕이 가까운 저속한 말이다. 좋게 말해서 ‘알아서 먹어라’ 이런 뜻인데, 영어로 (직역해서) 말하자면, ‘Help yourself!’ 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역으로 영어를 한국말로 해석해보면, ‘Help yourself’는 ‘너가 스스로 너를 도와라’는 직역과는 달리, ‘(맘껏) 더 갖다 드세요’란 매우 호의적인 의미이다.

2.
‘돕다’라는 뜻 이외에, ‘help’란 단어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자. 예를 들어서, ‘a second helping’이란 뜻은 ‘두 번째 그릇’ 이란 뜻으로, 예를 들어서, Do you want to have a second helping of rice? 라고 하면, ‘밥 (한 공기) 더 하실래요?’ 정도의 뜻이 될 것 같다.

‘Heaven (God)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하늘은 스스로 더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라는 영국 격언이 있다. 이 말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天佑自助者)”라는 교훈으로, 동양에서도 널리 알려져 왔다. 자조(自助), 즉 자기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후에, 천우(天佑), 즉 하늘의 도움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문장을 역으로 보면, ‘겸손한 믿음(信仰心)을 바탕으로 근면과 성실히 노력하며 살아라’란 뜻이기도 하다.

원래, 동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와 유사한 지혜의 격언이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사람이 할 일을 다 한 다음(盡人事),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기다려라(待天命).’

이 말은 원래, 삼국지(三國志)에서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보낸 편지에서 관우가 조조를 죽이지 않고 놓아준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표현한 글로,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 즉, ‘자기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같은 말에서 나온 말이다.

3.
옛날부터, 나약한 인간은 우주만물을 창조하고 운행하는 ‘신’ 에 의지하고 살았기에 거친 자연과 재난을 이겨 나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류의 역사는 ‘신’을 우상이나 미신처럼 받들면서, 비이성적이었던 기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현재도, 회교도 근본주의자와 별로 다를 바 없이, 이단 기독교나 심지어 정통 기독교에서도, 마치 성경에 써있는 대로 행하는 근본주의자처럼, 교회 내외에서 규칙이나 예식을 우상처럼 받드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믿음만 가지면, 합리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기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미신을 믿는 자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이들도 (간혹) 있다. 또한, 신(God)이 인간에게 허락한 지혜와 합리적인 것을 세상적인 것이라고 폄하하면서, 이성과 신앙 사이에서 혼돈으로 판단을 흐리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우리는, 열심히 공부나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교회에서 주님만 찾거나, 불공만 들이거나, 천지신명에게 치성만 들이면, 좋은 대학에 가거나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미신론자들을 보면서, 적어도 자신은 저 부류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의) 교회나 사찰에서, 합리적 관리와 절차를 세상적이라 몰아세우고, 본인이 사사로이 생각한 절차는 신앙적이라고 변명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4.
사실, 성경에서는 ‘Help yourself’란 표현을 직접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해석하기에 다를 수도 있겠지만,) 예수의 가르침에는 스스로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느끼게 하는 구절이 많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Truly I tell you, some who are standing here will not taste death before they see that the kingdom of God has come with power. Mark 9:2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I can do all this through him who gives me strength. Philippians 4:13)”란 성경구절을 읽어보자.

어떤 사람들은 이 구절을 읽고 ‘믿기만 하면 만사형통이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함을 믿으면서 불굴의 도전과 용기를 가지고, 스스로의 노력을 하라고 촉구’하는 책망에 가까운 교훈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비교독교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유명한 성경구절을 보자.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Ask and it will be given to you; seek and you will find; knock and the door will be opened to you. For everyone who asks receives; the one who seeks finds; and to the one who knocks, the door will be opened. Matthew 7:7~8)”
역시 이 구절도, 위에서 언급한 성경구절을 읽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즉, ‘그냥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계속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만 된다’라는 뜻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노력을 직접적으로 촉구하는 듯이 보이는 구약(Old Testament)의 구절도 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Those who sow with tears will reap with songs of joy. Those who go out weeping, carrying seed to sow, will return with songs of joy, carrying sheaves with them. Psalm 126:5-6)’

5.
필자가 UVic 대학원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할 때, 존경하는 크리스천 교수 한 분이 있었다. 그 때 필자는 이민자 자영업자들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같은 질문을 그 교수에게도 한 적이 있다. 성공한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key to success (성공비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즉 광고, 인사, 품질, 시장환경의 파악, 물류(location), 경영전략, 자본, 근면, 사업운(事業運) 등… 의외로, 그 경영학 교수는, 무엇보다 luck (사업운)이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비즈니스 오너의 경영적 마인드나 활동, 노력은 실제로 큰 영향을 마치지 않는가…. 그 교수의 말씀이 바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었다.

“비즈니스의 성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단,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지 않으면, 운이 따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죠.”

신앙적으로 미약하고 무지한 필자는, 내 자신이 ‘신을 믿는다는 핑계로 사회적 합리성과 최선을 부정하면서, 오히려 신을 시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부끄러운 마음이 자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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