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최초의 호텔 엠프레스

빅토리아 최초의 호텔 엠프레스

<밴쿠버섬 10배 즐기기 14> The Empress Hotel

빅토리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진찍기에 가장 인기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빅토리아 최초의 호텔, 엠프레스호텔로 알려져 있다.

에드워드왕 시대 샤토 스타일의 우아하고 고색창연한 건물을 휘감은 담쟁이 넝쿨이 아주 오래된 성채처럼 고풍스러움을 더하고, 바로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 이너하버와 다운타운 심장부라는 지리적 조건까지 갖추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빅토리아 다운타운이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여름철이면,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이너하버에서 호텔을 배경으로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로 이곳은 매우 붐비는 장소가 된다. 가을이면 또 어떤가. 붉게 타오르는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호텔은 그 빛깔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주의사당과 고풍스런 우아함이 자랑인 엠프레스 호텔. 빅토리아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진 이 두 건물은 모두 BC주 곳곳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유명한 건축가 프란시스 래튼버리의 작품이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주의사당 설계 공모에 당당히 당선된 그는 1898년 주의사당을, 20년 후인 1908년 이 호텔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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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이 도시의 심장이자 영혼”

1880년대 캐나다태평양철도(CPR)는 철도가 지나는 주요 도시에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고급 호텔 체인을 짓기로 결정한다. 1903년, 당시 CPR 서부캐나다 건축 책임자로 일하던 래튼버리는 퀘벡의 CPR 호텔 Chateau Frontenac에서 영감을 받고 여기에다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 빅토리아 최초의 호텔을 설계하게 된다. 처음 CPR호텔이라 불리던 이 호텔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 이름으로 Camosun, Van Horne(CPR 총지배인 이름), Alexandra 등이 거론되었으나 최종적으로 “The Empress” 로 정해진다.

4년간의 공사 끝에 1908년 문을 연 이 대형 호텔은 오픈과 함께 돈 많은 사업가들뿐 아니라 부유한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성공, 그 번영이 1920년대까지 계속되면서 1909년과 1914년에는 양날개 건물도 증축됐고, 엠프레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한 여러 왕과 영화배우 등 수 많은 명사들이 이 호텔을 거쳐갔다.

그러나 1,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후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고 호텔 바로 옆에 종착역이 있던 증기선 운항마저 중단되자 호텔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가 관광 패턴까지 바뀌면서 호텔은 점차 쇠락, 황폐해져 갔다.

마침내 1965년에는 이 낡고 황폐화된 호텔을 부수고 그 자리에 현대식 고층 호텔을 짓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때 한 신문이 “에드워드왕 시대의 찬란한 유적이 사라진다면, 수 만의 관광객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 호텔은 빅토리아의 심장이자 영혼이다” 라고 일갈했다.

다행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한 이 호텔은 헐리는 대신 개조와 보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어 1989년에는 4천5백만 달러를 투입, 모든 객실을 리노베이션하고 헬스클럽과 실내 풀장, 리셉션, 컨퍼런스 센터를 증축한다. 그러나 새로운 이미지를 심는 대신, 영화를 누리던 옛날의 우아함을 복원하는 것이 호텔측의 주된 목표였다.

애프터눈 티, 연간 7만5천명 즐겨

엠프레스호텔의 소유주는 최근 10년간 몇 차례 바뀌었다. 1999년, CPR이 모든 소유 호텔 매각에 나서자 이를 인수한 세계적 호텔체인 Fairmont Hotel & Resort는 모든 호텔의 이름 앞에 ‘페어몬트’를 붙이면서 이 호텔도 ‘페어몬트 엠프레스호텔’이 된다. 빅토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호텔의 이름을 멋대로 바꾸자 지역 언론과 시민들이 분노했으나, 호텔측은 외관과 사인은 바꾸지 않는 것으로 유서 깊은 건물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했다. 그후 1년 뒤 Legacy Hotels REIT가 이 호텔을 인수했으나 2007년 7월, 다시 La Caisse de Dépôt et de Placement du Québec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477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엠프레스호텔은 부대시설로 4개의 레스토랑과 헬스클럽, 월풀, 실내 풀장 등의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53개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500여 명의 숙련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요리사만도 60여 명에 이른다.

이 호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바로 그 유명한 애프터눈 티. 에드워드왕 시대의 전통으로 차와 함께 베리, 스콘, 핫 케익, 샌드위치 등이 함께 서빙된다. ‘엠프레스’호텔의 ‘영국 왕실’ 스타일의 티이기 때문일까? 결코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7만5천여 명의 관광객들이 애프터눈 티를 찾는다고 한다.

빅토리아투데이 2007년 12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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